'켈리→페디' 이을 역수출 신화 탄생하나...'코리안 사이 영' NC 출신 하트, 샌디에이고 5선발 경쟁 선두 주자로 '우뚝'
입력 : 2025.03.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하고 미국 무대로 복귀한 NC 다이노스 출신 카일 하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5 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회 선두타자 비니 카프라에게 안타를 허용한 하트는 이후 세 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 타일러 블랙에게 2루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팝플라이와 삼진으로 솎아내며 탈출했다.

현지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하트는 이날 3이닝을 투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하트는 2이닝 2피안타 사사구 없이 2탈삼진을 기록한 채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하트의 피칭을 지켜본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침착하고 쉽게 투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투구하고 상대 선수들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2020시즌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 마운드에 데뷔,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치며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하트는 2024시즌 NC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에 입성했다.

활약은 대단했다. 정규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3승(리그 공동 3위) 3패 평균자책점 2.69(리그 2위) 182탈삼진(리그 1위) WHIP 1.03(리그 1위) 승률 0.813(리그 2위)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기 직전까지 각 부문에서 압도적인 페이스를 자랑하며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넘어 리그 MVP까지 노렸다. 마치 2023시즌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좌투수 버전을 보는 듯했다.


시즌 후반기 갑작스러운 몸살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따냈다. 하트는 2023시즌 페디를 이어 시즌 종료 후 '한국의 사이영상'으로 불리는 최동원상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함께 거머쥐었다.

불과 1년 전 페디의 성공 사례가 있었기에 하트를 향한 MLB 팀들의 관심도 당연한 것이었다. 하트는 지난겨울 무려 16개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고, 그중 샌디에이고의 손을 잡았다. 계약 규모는 1+1년 총액 850만 달러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사장은 하트를 영입할 당시 "그를 영입하면서 또 다른 선발 투수 옵션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트의 첫 시범경기 호투로 팀 로테이션 경쟁에서 좋은 출발을 알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MLB.com은 9일 "하트는 샌디에이고 클럽 하우스의 새 얼굴이 됐고, 팀의 로테이션 후반부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2024시즌을 마친 하트가 MLB 팀에 입단하지 않는 게 놀라운 일"이라며 "1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결과가 말해준다. 그는 (KBO에서) 팔 각도를 낮추고 스위퍼를 추가했으며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삼진 비율 28.8%, 볼넷 비율 6%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쉴트 감독은 "하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건 불공평할 수 있지만, 분명 그는 5선발이 될 자격이 있는 선수"라 말했다. 동료 투수 스티븐 코렉 역시 "하트가 한국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 걸 알고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고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MLB.com은 하트의 가능성을 예측하며 KBO 역수출 '모범사례'였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페디를 언급했다. 매체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4시즌 동안 활약한 투수 메릴 켈리는 2019년 데뷔 이후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카디널스의 우완 투수 페디는 2023년 최동원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복귀 시즌을 3.4의 fWAR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트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아직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여정만으로도 하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NC 다이노스 제공,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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