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겐 계획이 다 있었다. 앞선 타석에서 타격 타이밍이 빠르다는 걸 눈치채자마자 바로 다음 타석에 장타를 터트렸다.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3루타 1)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21일)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도 좀처럼 정타를 생산해 내지 못했다.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선발 퀸 프리스터의 4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팀이 1-2로 뒤진 3회 말에도 주자 없이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1구 낮게 빠지는 커브를 골라낸 뒤, 2구째 빠른 카운트에 배트를 냈다. 바깥쪽에 제구된 시속 91.9마일(약 147.9km) 싱커를 컨택하는 데 성공했으나 힘없는 땅볼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이정후는 앞선 타자 윌리 아다메스의 희생타로 2-2 동점을 만든 5회 말 1사 1루 상황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바뀐 투수 우완 닉 미어스를 상대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로 시작한 이정후는 볼 2개를 골라낸 뒤 5구와 6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끈질긴 승부를 이어났다.

그러나 7구째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받아 친 타구가 이번에도 2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이 타구에 1루 주자였던 아다메스가 2루에서 아웃됐다. 다음 타자 채프먼까지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균형을 맞춘 데 만족해야 했다.


이정후는 전 이닝 윌머 플로레스의 솔로포로 3-2 역전에 성공한 7회 말 드디어 첫 안타를 신고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바뀐 투수 좌완 제러드 케이닉의 2구째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까지 날려 보냈다. 이 타구에 1루 주자였던 아다메스가 홈 베이스를 밟았고 발 빠른 이정후는 쏜살같이 3루로 파고들었다. 이정후의 시즌 2호 3루타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타점으로 4-2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에도 1사 1, 3루에서 터진 베일리의 희생플라이로 도망가는 점수를 추가했다. 9회 초 마무리로 올라온 카밀로 도발이 밀워키 타선을 삼자범퇴로 잠재우면서 경기를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현지 매체 'KNBR'과 인터뷰에서 "타자라면 (타구를) 그쪽으로 보내는 걸 다 좋아할 것 같다. 어프로치가 조금 앞에서 맞는 느낌이 있어서 공을 좀 끌어놓고 중견수 쪽으로 치자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라며 3루타를 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이정후가 3루타를 때려내기 바로 전 타석에 파울로 커트한 타구는 대부분 우측으로 향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플로레스가 커리어를 쌓는 동안 주요한 자리에서 겪은 드라마틱한 일들을 생각하면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그는 매우 일관적이었다"라며 분위기를 뒤집는 홈런포의 주인공 플로레스의 활약을 되짚으면서도 "물론 이정후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이정후의 공도 잊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