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이 '레드카펫'''..이효리, 이찬혁→블핑 제니 지원 속 '첫 단독MC' 데뷔[종합]
입력 : 2024.0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나연 기자]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호화로운 첫 게스트들과 함께 막을 열었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2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의 첫 녹화가 진행됐다. 녹화에는 '스우파2' 우승팀인 베베 크루, AKMU(악뮤) 이찬혁, 신동엽, 블랙핑크 제니, 배우 이정은이 첫 게스트로 함께했다.

이날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이효리는 'Full Moon'으로 오프닝을 꾸몄다. 그는 "음악 프로그램은 12년만, 그리고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이렇게 무대 위에 서게 됐다. 예전에 '유앤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별로 위로는 되지 않았지만 정재형 선배님께서 있었는데 이렇게 단독으로 서게 되니까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제주도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음악적 소통에 대한 갈증 그런 것들이 좀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 많은 후배들 그리고 선배님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눠보고 좋은 음악도 물어보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제가 MC로 낙점이 돼서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됐다"며 "안떨릴 줄 알았는데 이런 기분좋은 떨림 너무 오랜만이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기분 좋은 떨림을 제가 선사하고 싶은데 열심히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첫 녹화 첫 게스트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우승팀인 베베 크루였다. 이들은 화제의 'Smoke'부터 'MANIAC', 'Chill'에 이어 이효리의 'Chitty Chitty Bang Bang'으로 무대를 꾸미며 분위기를 달궜다. 특히 뒤이어 '더 시즌즈'의 전 시리즈 '악뮤의 오날오밤' 진행을 맡았던 이찬혁이 등장해 선배로서 각종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객석에서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을 부르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찬혁은 "MC로서 이 무대에 서는 것과 게스트로서 무대에 서는게 완전 다른 일이더라. 저는 '오날오밤' MC 첫 녹화 때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마음으로 올라갔다. 저는 노래할때 '내가 100% 만족해야된다'고 생각을 해왔기때문에, '오날오밤' 첫날에도 '내가 주인공이다'라고 올라갔다. 그런데 분위기가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게 캐치가 되더라. 주인공은 관객분들, 시청자분들이었다. 내가 만족하는게 아니라 그들이 만족하는 무대가 나와야한다는 걸 많이 배운 MC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칼을 갈았던게, 내가 주인공이 아닌 무대를 여기서 계속 보여주다가 오늘은 내가 주인공 해야겠다 싶었다. 지금은 제가 주인공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이효리는 "'더 시즌즈'는 3개월씩 돌아가면서 하니까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처음 시작할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 그런데 '오날오밤' 마지막 녹화때 (이)수현 씨가 아쉬워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니까 진심으로 이 프로그램을 사랑했구나. 아직 헤어짐이 슬픈 순수함이 있다는게 너무 예뻐보이더라"라며 "이 프로그램을 끝낼 때 정말 아쉽고 슬프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찬혁은 "저도 그런 성격은 아닌데 '오날오밤' 마지막 녹화가 끝나고 멍을 많이 때렸다. 이게 정말 나한테 소중한 기억이 되겠다, 내가 앞으로 한번 더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이 공간이 생각보다 위압감 있는 동시에 따뜻하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눈길과 호흡들이 다른 데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기운을 이제 못하는 게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또 이효리는 "'더 시즌즈' 선배니까 조언같은거 해주실 거 있냐"고 물었고, 이찬혁은 "하나밖에 없다. 아까 말씀드렸던 거. 어딜 가시든지 주인공이어야되는 분이지 않냐. 저는 주인공이 빛나기 위해서라면 엉덩이도 많이 흔들었다. 원래는 '괜찮다'고 하는 편인데 몸을 아끼지 않고 다 줬다"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저는 게스트보다 더 나댈수 있는 성격이 있다"며 "자제를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밖에도 녹화 분위가 다운됐을때 팁을 묻자 이찬혁은 "호응을 초반에 많이 이끌어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고, 이효리는 "같이 할수 있는 뭔가를 만들면 좋겠다"면서도 "어떤 공연을 가면 앉아서 즐기고 싶은데 자꾸 호응 시키면 짜증날때가 있지 않냐"며 "그런 점에 있어서 눈치를 잘 보면서 적당하게 관객분들이랑 호응을 잘 해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효리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신동엽도 한달음에 달려왔다. 두 사람은 함께 과거 추억을 되새겼고, 신동엽은 "이효리가 유튜브 첫 단추를 꿰어 줬다. 저는 유튜브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이효리 씨 덕분에 지금 이렇게 까지 왔고, 구독자 수가 100만이 넘었다. 너무 감사해서 오늘도 '오빠 잠깐 와봐'라고 하면 와야한다. 너무 고맙고 그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이효리는 "첫 녹화인데 사실 떨리고, 오랜만에 하니까 생각보다 긴장되더라. 그리고 '누가 나와주실까' 싶었다. 누가 또 안 나온다고 그러면 서운한게 있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한 걸음에 달려와주시니까 그것만으로도 너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는 블랙핑크 제니도 함께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You&Me' 무대 이후 커다란 꽃다발과 편지와 함께 등장한 제니는 편지를 통해 "첫 방송 정말 축하드리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영원한 우상인 언니를 이렇게 뵙고 알게 돼서 행복하다. 언제나 편하게 연락 달라. 정말 많이 좋아해요"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데뷔 7년만에 처음으로 KBS에 출연한다는 그는 "언니 보러 나왔다"고 벅찬 기쁨을 전했다.

이효리는 선배로서 제니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낯을 많이 가린다는 제니에게 "저도 낯가림 있다. 근데 제니 씨처럼 순수하게 '저 좀 낯가려요'라고 표현하는게 오히려 건강한 것 같다"며 "낯 가리면 좀 어떠냐. 좀 가려야지. 너무 많은 낯을 만나지 않냐. 제니 씨의 낯가림은 어쩌면 제니 씨를 보호하는 어떤 보호 기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다독였다. 또 최근 1인 기획사 OA(오드 아틀리에) 설립 소식을 전한 제니에게 "큰 울타리 안에 있으면 안정감도 있고 지지받는 느낌도 있는 반면에 조금 답답한 느낌도 당연히 있을수 있다. 그렇다고 그 둥지를 박차고 나가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엄청 단단한 내면을 방금 눈빛에서 봤다"고 응원을 보냈다.

마지막 게스트는 이효리의 연기선생님이기도 한 배우 이정은이었다. 마찬가지로 꽃다발을 들고 와 건넨 이정은은 "이렇게 또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지 않나. 그래서 흔쾌히 나오겠다고 했는데 여러분들 만나봬서 정말 영광이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말주변이 없어서 꺼려지는데 오늘은 이효리 씨가 MC를 한다고 하니까 그냥 기꺼이 나왔다"고 끈끈한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첫 녹화를 무사히 마친 이효리는 "오랜만에 KBS 이 녹화장에 오니까 옛 생각이 많이 나더라. 요즘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옛 생각이 많이 난다. 그리운 것도 많고 그래서 어젯밤에 몇 자 편지를 한번 적어봤다"며 KBS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내가 제주에서 지낸 10년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다들 자리를 옮겼다. 근데 넌 아직 여기 이 자리에 그대로 있네"라며 "내가 솔로로 데뷔하고 나서는 너랑 참 많이도 부딪혔다. 나는 자꾸 벗으려고 하고 너는 자꾸 가리려고 하고. 넌 참 보수적인 친구였다. 그래도 너 아니었으면 더 날라리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핑클에 있을때도 혼자일 때도 커다란 벤에서 내려 여기 이 스튜디오까지 걸어들어오던 모든 날들과 모든 길들이 나에게는 늘 레드카펫이었다. 이제 더 친하게 지내자. 반갑다, 친구야"라고 인사했다. 이와 함께 이효리는 여행스케치 '옛 친구에게'를 부르며 첫 녹화를 마무리 지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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