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혜영 기자] 김동준이 전쟁 중 백성을 뒤로하고 몽진을 떠난 것에 대해 큰 죄책감을 느꼈다.
지난 13일 방송된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에서는 현종(김동준 분)이 전쟁 중 죄를 저지른 자들을 용서한 이후 전사자의 유가족과 마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현종은 원정왕후(이시아 분)와 나들이를 나섰다. 원정왕후는 “백성들의 원망 섞인 눈빛이 두렵다고 하시지 않았냐”라고 물었고 현종은 “두려워도 마주해야 한다. 이렇게 마주하며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는지”라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시각, 거란과의 전쟁에서 성을 버리고 도주한 탁사정(조상기 분)은 “죽은 목숨인 줄 알았는데 출세를 했다”라며 즐거운 듯 홀로 술을 즐겼다. 그때 지채문(한재영 분)은 탁사정을 찾아갔고, 탁사정을 향해 “폐하께선 용서하셨을지 모르나 난 결코 네놈을 용서하지 못한다”라며 칼을 빼들었다. 탁사정이 목숨을 잃기 직전 강감찬(최수종 분)이 뛰어들어왔다. 그는 “그만 두게. 그것도 반역이다. 폐하를 지키는 자다. 목숨과 뜻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이다”라며 지채문의 칼을 빼앗았다.
이후 지채문은 탁사정을 위협한 사건을 두고 왜 그랬냐고 묻는 현종에게 “죽여 달라.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단지 성을 버리고 도망간 것이 아니라 도망갈 길을 열기 위해 대도수(이재구 분)장군을 사지로 몬 자다. 절 베며 탁사정을 함께 베어 달라”라고 부탁했다. 이 사태 이후 강감찬은 현종을 찾아가 “용맹하게 싸운 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단죄를 해야 고려군이 분열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현종은 “우리 모두 지옥의 물살에 휩쓸려 허우적댔다. 또 누군가를 베어야 하는 것이냐. 돌이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용서하고 기회를 줄 것이다. 스스로 죄를 씻게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형벌이다”라고 설명했다. 강감찬은 “그것은 죄책감이 불러온 허상이다”라고 반대했다. 현종은 “나 역시도 그런 용서를 갈구한다. 백성들로부터 받고 싶다. 나에게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길 바란다. 날 좀 도와달라.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달라. 이 고려를 바꿀 것이다. 어떤 나라도 우리를 침략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종은 전쟁에서 사망한 이들의 극락왕생을 위해 법당에서 제를 지냈다. 이에 양규(지승현 분)의 처는 “성을 버리고 도망친 죄인들을 벌하여 달라”라고 청했다. 이어 “탁사정의 배반으로 죽음을 맞이한 대도수의 가족이 있다. 폐하께선 어찌하여 이 둘을 한 법당에 두시냐. 어찌하여 탁사정의 손을 잡고 대도수 장군의 명복을 비냐. 저 자 때문에 대도수 장군이 죽었다. 간악한 자 때문에 충직한 장수가 죽었다. 어서 저 자의 목을 베어 달라. 부처님께서도 용납할 것이다. 저희 모두의 원통함을 풀어달라”라고 울부짖었다.
이를 들은 현종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백성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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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려 거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