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두 번의 실패는 없다. 롯데 한동희가 14일 개인 훈련 차 미국으로 떠났다.
'포스트 이대호'로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는 지난해 108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30득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고 웃음기는 싹 사라졌다.
한동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강정호에게 개인 지도를 받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멘토 이대호와 팀 선배 정훈도 함께 한다.
한동희의 미국 개인 훈련은 이대호의 통 큰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평소 이대호를 조카처럼 아끼는 이대호는 2022년 10월 은퇴 경기에서 한동희를 향해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고 부탁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선수들이 기술은 다 되어 있는데 내 기술이 나한테 확실한지 안 확실한지 긴가민가하는 경우가 많다. 확신을 못 가지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이라고 한동희의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이어 "(강)정호한테 데리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게 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고 타격 이론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손)아섭이가 정호한테 가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들 정호가 잘 가르친다고 하니까 동희가 정호의 한 마디에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확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또 "코칭 한 마디에 확 바뀔 수 있다. 평생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저도 롯데 팬의 한 사람으로서 동희와 훈이가 잘하면 내가 더 뿌듯할 것 같다"고 씩 웃었다.
이대호는 한동희와 정훈의 미국 개인 훈련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디딤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돈은 안 아깝다. 나중에 잘 되면 밥 한 끼 사겠지". 이대호의 말이다.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동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김태형 롯데 감독. 지난해 10월 25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상견례 자리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넸다. 60여 명의 선수단이 악수를 하고 지나갔지만 김태형 감독의 볼터치를 받은 선수는 한동희가 유일했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했겠지만 이제 올해보다는 더 잘하지 않겠나.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하겠지라는 마인드로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비장한 각오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한동희. 올 시즌 '포스트 이대호'의 위용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