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은 놓쳤지만..’엔터 CEO’ 송은이는 어떻게 몸집을 키웠나? [Oh!쎈 레터]
입력 : 2024.0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성락 기자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오픈 더 도어’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송은이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2023.10.17 / ksl0919@osen.co.kr

[OSEN=박소영 기자] 엔터 CEO 송은이의 확장세가 심상찮다. 비로 절친이자 대어인 유재석은 없지만 소속 아티스트들의 분야를 막론하고 회사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송은이는 2015년 인기를 끌었던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따온 ‘비보’라는 명칭으로 콘텐츠 제작사를 차렸다. 2019년에는 연예 기획사 ‘미디어랩 시소’를 설립했고 ‘나는 급스타다’를 시작으로 ‘밥블레스유’, ‘쇼핑왕 누이’, ‘북유럽’ 등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었다.

송은이가 직접 회사를 차리고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에 앞장서는 건 더 나은 볼거리를 위해서다. 그는 2020년 5월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숙이가 너무 재밌는데 주변에서 별로라고 하니까 위축되더라.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방송인들은 기가 죽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그를 보며 당시 소속 연예인이었던 동료 김신영은 “송은이 대표는 너무 편하다. 얘기하면 다 들어준다. 송 선배 없었으면 나 혼자 다비 이모를 품고 끝냈을 거 같다. 신영이의 상상은 송은이로 인해 현실이 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송은이는 CEO를 그대로 발음한 ‘쎄오’라는 호칭과 함께 으리으리한 신사옥도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에는 매출 100억 원에 당기순이익 1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상암동에 위치한 신사옥에는 방송을 위한 스튜디오, 작가실, 매니저실, 쿠킹스튜디오를 비롯해 송은이를 위한 미래전략실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소속 연예인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2022년 12월 김신영이 회사를 떠났지만 장항준 감독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그 덕에(?) 김은희 작가라는 대어가 소속 연예인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신봉선, 안영미가 든든한 왼팔,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 프로파일러 권일용에 배우 봉태규까지 다채로운 식구가 생겼다.

지난해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김수용, 김성범, 임형준, 김기리, 차선우가 송은이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2024년 계약의 포문을 연 이는 조혜련이었다. 2005년에 발표했던 곡 ‘아나까나’가 역주행 인기를 끌면서 조혜련의 합류는 송은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지원군이었다.

물론 그에게도 고충은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는 송은이에 대해 "누군가의 표정, 말의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본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라며 "이로 인해 회사를 운영할 때 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자존감이 높은데 그 자존감이 건강하냐고 하면 달라진다"라며 "갑옷 입고 그 안에 5살 여자 아이가 살아가는 것 같다. 갑옷의 투구를 내리면 그 안에서 여자 아이가 울고 있든, 떨고 있든 안 보인다. 좀 많이 힘들고 고됐을 것 같다. 누구도 먼저 물어보지 않게끔 틈을 없앤다.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라고 평했다.

특히 송은이는 "사실 야망적이지도 않다. 사업 규모가 커질 수록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닌데. 왜 자꾸 이렇게 커지고. 내 시간은 자꾸 빼앗기고"라는 상담사의 말에 "맞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다. 월급쟁이가 꿈이다. 월급 500만 원 받는 월급쟁이가 꿈"이라며 크게 공감했다.

이어 그는 "숙이가 때려치라고 할 때마다 속이 터진다. 숙이한테 갈 회사가 걱정되기도 했다. 제가 1~2년 사이에 상당히 고민한 지점들을 알려주셨다. 정말 2년 전에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다 집어 던지고 싶었다. 많이 내려놓으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송은이의 눈물을 두고 일각에선 신사옥을 짓기 위해 수십억 원의 빚을 졌던 것에 대한 부담감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는 사실이 아니지만 콘텐츠 기획과 제작, 회사 운영과 성장에 대한 송은이의 부담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작은 체구로 씩씩하게 엔터 업계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인 이유에서다.

그래서 송은이의 걸음 걸음이 더 큰 박수를 받고 응원을 얻고 있다. 얼마나 더 성장하는 엔터사로 자리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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