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이 이기제(33, 수원 삼성)를 빠르게 뺐던 이유를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15일 열린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황인범이 선제골을 터트렸고, 이강인이 멀티골을 뽑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17일부터 요르단전에 대비한 담금질이 시작됐다. 대표팀은 현지 시각으로 17일 오전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의 인터뷰가 열렸다. 그는 부상자 소식을 묻자 "우리는 김진수, 황희찬과 매일 함께 훈련했다. 황희찬은 오늘 훈련장에 나가서 조금 러닝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매일 매일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몇몇 선수가 약간의 부상을 입곤 한다. 긴 토너먼트이고, 모두 대회 끝까지 남아있길 바란다. 갈수록 많이 좋아지는 중"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지난 1차전에서 경고를 다섯 장이나 받았다. 중국 주심 마닝은 박용우(알 아인)를 시작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기제,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을 향해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들은 이제 경고를 한 장만 더 받으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옐로 카드는 4강이 시작돼야 사라지기에 큰 주의가 필요한 상황. 클린스만 감독은 "심판이 너무 많이, 너무 빠르게 옐로 카드를 줬다"라고 아쉬워하며 이기제와 김민재의 교체는 어디까지나 퇴장 우려를 의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첫 경기 이후 하루 휴식을 취했는데.
한 달 동안 치르는 토너먼트다.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하고 싶은 걸 하도록 두는 게 중요하다. 그들은 코치들과 호텔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나가서 근사한 식당에서 스스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언제나 균형의 문제다. 50명에서 55명 정도 되는 그룹이 매일 호텔에서 함께하면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질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이 밖으로 나가서 스스로 할 일을 하게 두는 게 더 낫다. 몇몇 선수들은 이미 가족이 와 있기도 하다. 난 언제나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 요르단과 말레이시아 경기를 지켜봤는지?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 안드레 헤어초크 코치와 함께 갔다. 어젯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경기를 봐도 매 경기가 어렵다. 쉬운 게임은 없다. 다양한 스타일과 방법으로 어떤 팀을 상대하든 100% 준비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요르단과 매우 어려운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들을 존중한다. 우리는 아주 좋은 선수들이 있다. 잘 준비하겠다.
- 1차전에서 이기제를 빠르게 교체했다. 문책성 교체라는 시각도 있는데?
아니다. 모든 선수가 토너먼트에 참가하기는 어렵다. 첫 경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반칙 장면에서 그렇게 많은 옐로 카드가 나오는 상황은 생각하지 않았다. 옐로 카드가 누적되는 것을 보면서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체는 순전히 또 다른 반칙을 할 경우 퇴장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아마 두 번째 옐로 카드를 주고 레드 카드가 나왔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 레드 카드는 필요없다.
알겠지만, 어떤 선수는 더 좋은 출발을 하고, 어떤 선수는 그렇지 않다.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리듬을 찾아야 하고, 토너먼트에 올라야 한다. 하지만 심판이 너무 빠르게 많은 옐로 카드를 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 선수들이 모두 경고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고가 상황을 매우 까다롭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게 내가 이기제와 김민재 교체를 택한 이유다. 파울을 판단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플레이했다.
- 이기제에 대한 비판도 많았는데. 한마디 해준다면?
이기제는 우리가 그를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첫 경기에서 살짝 애를 먹고, 몇몇 선수들은 강렬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토너먼트가 끝날 무렵에는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모든 경기와 모든 훈련이 완전히 새롭게 시작된다.
요르단전은 바레인전과 아무 관련이 없다. 바레인전 일은 모두 사라졌다. 중요한 건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 그리고 다음 경기다. 이기제는 최고의 프로 선수고, 매우 집중력이 뛰어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단 하나 중요한 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다음 도전은 좋은 선수들이 있는 요르단전이다. 이제 다음 이야기를 준비해야 한다.
- 황희찬이 러닝을 시작한다고 했다. 출전 시기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있는지?
우리는 매일 매일 발전에 대한 희망과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황희찬이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지금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의사는 물론이고 황희찬, 김진수와 하루에 한 번씩 얘기한다. 그러나 아직 예측할 수는 없다.
-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23인 명단을 추리는 것도 고민이 될 것 같다. 김지수는 어느 정도 활용할 계획인지?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봐야 한다. 지켜보겠다. 그래서 어린 선수에게 몇 분의 시간을 줄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너무 빡빡하다면 승리하기 위해 베테랑을 선택할 것이다. 다만 김지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수다. 아주 빠르고 영리하며 조언을 잘 받아들인다. 어린 선수들에게 자기를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길 바란다.
- 대회 시작 전 우승 가능성 1위는 일본, 2위가 한국이었다. 1차전을 치르고 난 뒤 생각이 바뀌진 않았는지?
월드컵을 비롯한 모든 대회에서는 선호하는 팀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분명히 일본과 한국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호주, 개최국인 카타르도 있다. 그들은 좋은 팀이고 대회에서 잘하고 있다. 모두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일단 토너먼트를 시작하면 한 게임 한 게임만 생각한다. 바라건대 7경기를 치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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