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판정 복수'는 필요 없었다. 중국 축구가 출전 선수당 평균 15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승리할 수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레바논과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중국은 2무가 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해졌다. 중국은 지난 1차전에서도 1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타지키스탄에 끌려다니며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젠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서 이겨야만 16강 진출에 유리한 상황.

중국은 이번 경기 부진에 빠진 에이스 우레이를 2차전 선발에서 빼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예상과 달리 우레이는 2차전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다만 중국은 레바논에게도 크게 밀리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명불허전의 처참한 실력이었다. 전반 14분 카릴 카미스가 공을 걷어낸 뒤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발로 냅다 걷어찼다. 하지만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카드는 주어지지 않았다.

카미스가 옐로카드 혹은 레드카드를 받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반칙을 범하기 전 이미 중국 장위닝이 오프사이드를 범했기 때문이다. VAR 판독이 이뤄졌지만 결국 볼은 레바논의 소유가 됐다. 

또 중국은 전반 19분 박스 안에서 결정적 슈팅기회를 잡았지만 기회를 허공에 날렸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중국이 때린 슈팅도 수비벽에 막혔다. 전술도 없고 그냥 무작정 슛을 때렸다. 들어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막무가내 슈팅이었다.

전반 30분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중국의 공격수 장위닝이 레바논 선수의 가슴을 걷어찼다. 공과는 상관이 없는 플레이였다. 축구보다는 폭행에 가까웠다. 한국의 고형진 주심이 옐로카드를 선언했다. 

레바논이 가장 좋은 득점장면을 맞았다. 전반 33분 역습에 나선 레바논은 11번이 슈팅을 날렸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역습전개는 좋았지만 마무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전반 35분에는 13번의 헤더까지 골대를 위협했다.

중국은 전반 40분 처음으로 슛다운 슛을 날렸다. 중거리 슈팅이 레바논 선수에게 맞고 불발됐다.  전반 44분 중국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레이의 슈팅을 골키퍼가 몸으로 막았다. 재차 나온 공을 장위닝이 때렸고 골키퍼가 손으로 막아냈다. 골키퍼는 우레이의 파울을 주장했지만 카드는 없었다.

레바논은 골운이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하산 마툭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두 팀은 전반전 0-0으로 비겼다. 

후반 2분 만에 중국 장린펑이 위협적인 헤더를 날렸지만 골키퍼에게 잡혔다. 레바논도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맞섰다.

중국 골키퍼도 수준 이하였다. 평범한 슈팅을 잡지 못한 얀준링은 공을 한 번 놓쳤다가 다시 잡았다. 레바논 감독이 골을 기대했다가 실망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후반 20분 우레이는 레바논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노마크 상태에서 그대로 밀어서 넣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줘도 못 먹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레이는 후반 21분 교체됐다. 

후반 27분에는 레바논 골키퍼가 중국선수에게 가격을 당해 양팀 선수들이 패싸움 일보직전까지 신경전을 펼쳤다. 결국 의미가 없는 경기를 선보이며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이날 경기 후 축구통계 업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레바논은 실책이 147개가 나왔고 중국은 167개였다. 11명이 뛰는 축구라면 평균 15개다. 그런데 골키퍼는 좀처럼 실수를 범하지 않기 때문에 교체 선수를 차치하면 평균 실책은 훨씬 많아진다. 

물론 이날 레바논과 중국은 각각 12개와 1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또 유효슈팅도 각각 6개와 5개를 기록했다. 상위 지표만 본다면 치열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책을 본다면 중국 축구의 한심한 모습이 그대로 증명됐다.

새로운 기록에 대해 중국 언론도 집중적으로 증명했다. 

소호는 "중국은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으로 3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레바논과 함께 공동 신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에 0-3으로 패했다. 이후 이번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 2차전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3경기 무득점 부진에 빠졌다.

이어 "역사상 최악"이라는 제목과 함께 "중국은 13번의 아시안컵 출전에서 1, 2차전에서 처음으로 무득점을 기록했다"며 중국 축구를 비판했다.

3차전서도 득점을 뽑아낸다는 보장이 없다. 중국은 오는 23일 개최국 카타르와 조별리그 A조 3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중국이 1, 2차전과 같은 골 결정력을 보인다면 16강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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