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김진수(32, 전북 현대)가 드디어 축구화를 신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요르단전 대비 담금질을 진행했다.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을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지난 15일 열린 조별리그 E조 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차전을 치른다.
훈련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태극전사들은 황인범, 김지수를 시작으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간단한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 이번에도 주장 손흥민이 선두에서 이끌었다.
김진수는 이날도 동료들과 떨어져 홀로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그는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진행하다가 왼쪽 종아리를 다쳤기 때문. 김진수는 그 이후로 쭉 피지컬 코치와 단 둘이서 훈련에 나섰다.
다만 이날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김진수는 약 열흘 만에 운동화가 아닌 분홍색 축구화를 신고 나왔다. 그가 카타르에 도착한 뒤 축구화를 착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황희찬에 이어 김진수까지 운동화 신세를 벗어나면서 복귀 기대감을 높였다.
물론 조별리그 출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 애초에 김진수는 16강 일정에 맞춰 복귀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한국은 E조 1위를 차지할 시 내달 1일 0시 30분에 D조 2위와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김진수의) 생각보다 회복세가 빠르다. 당장 경기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오랜만에 축구화도 신었다. 회복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간단한 러닝을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만약 김진수가 토너먼트에서도 출전하지 못하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가 빠지게 되면 대표팀에 전문 왼쪽 수비수는 이기제 한 명뿐이다. 우측 수비수 설영우를 왼쪽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그는 오른발잡이인 만큼 정발 풀백을 선호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구상에 딱 들어맞진 않는다.
이기제 한 명만으로 빡빡한 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그는 지난 바레인전에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해서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으나 흔들리는 경기력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기제가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악재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김진수가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구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이미 A매치 69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인 만큼 실력에는 의문이 없다. 김진수가 돌아온다면 뛰어난 기동력과 단단한 수비, 박스 안 공격 가담까지 여러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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