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FA 류현진(37)의 거취 결정이 머지않았다. 1월 내로 류현진이 포함된 준척급 FA 선발투수 시장이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메이저리그 저명 기자 존 헤이먼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블리처 리포트’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준척급 FA 선발투수들의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헤이먼 기자는 “류현진, 제임스 팩스턴, 브랜든 우드러프 등 건강할 때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들과 마이클 로렌젠까지 2티어 선발투수들의 시장이 앞으로 7~10일 안으로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몇몇 계약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헤이먼 기자는 “그 범위의 선발투수를 찾고 있는 팀으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보스턴 레드삭스, 워싱턴 내셔널스가 있다”고 팀명을 언급한 뒤 “스프링 트레이닝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내달 중순 시작되는 스프링 트레이닝에 앞서 각 팀들도 전력 구성을 마쳐야 할 시기가 왔다.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거취를 결정한 지도 한 달 가까이 흘렀다. 그 이후 남은 FA 시장에서 최고 등급의 FA 선발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는 아직 계약하지 않고 있다. 두 선수를 보유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보라스는 원하는 오퍼가 들어올 때까지 오래 버티는 장기전에 능한 협상가다.
결국 준척급 선발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최근 2주간 션 마네아(뉴욕 메츠·2년 2800만 달러),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4년 5300만 달러), 마커스 스트로먼(뉴욕 양키스·2년 3700만 달러), 조던 힉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년 4400만 달러)가 계약했다.
쿠바 출신 투수 야리엘 로드리게스도 지난 1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3200만 달러에 계약 합의 소식이 알려졌다. 토론토는 불안한 5선발 알렉 마노아의 부진을 대비한 보험용 선발과 스윙맨으로 로드리게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FA로 떠난 류현진의 빈자리를 메우는 성격도 있다.
비록 토론토와 재결합은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류현진의 시장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도 18일 미계약 FA 선발투수 중 2024년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숨은 보석’ 5명 중 하나로 류현진을 선정하며 ‘전성기는 분명 지났지만 그의 프로필을 보면 여전히 강력한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2018~2020년 56경기 평균자책점 2.30의 압도적인 기록에 미치진 못하지만 여전히 좋은 선발투수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건강만 유지하면 2024년에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모든 툴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헤이먼 기자 말대로 준척급 선발을 찾는 5개 구단 중 한 곳이 류현진의 행선지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그 중 가장 주목되는 팀은 역시 샌디에이고. 골드글러브 내야수 김하성에 이달 초 2년 450만 달러에 FA 영입한 구원투수 고우석까지, 한국인 선수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친한파’ 구단이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샌디에이고 특별 보좌로 몸담고 있어 구단 의사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 스넬을 비롯해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 등 4명의 선발투수가 FA로 빠져나갔다. 기존 핵심 선발 중에는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만 남아있다. 강타자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하며 뉴욕 양키스에서 마이클 킹을 데려왔지만 여전히 선발 두 자리가 불안하다. 맷 왈드론, 페드로 아빌라가 선발 후보로 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경험이 없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몇 년간 무분별한 장기 계약 남발과 중계권사 파산에 따른 계약 파기 여파로 구단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사치세 기준을 넘지 않기 위해 올해 페이롤을 2억 달러 이하로 낮추기 위해 선수단 몸집을 줄이고 있다. 류현진에게 큰돈을 쓰긴 어렵지만 2억 달러까지 약 4000만 달러 여유 공간이 있어 류현진 영입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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