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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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초등학교에 선물한 글러브. /사진=일본 매체 니시니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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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일본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통 큰 선물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전달했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그러나 그의 진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른바 '되팔이'가 나와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22일 "오타니가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전역의 초등학교에 기증하고 있는 선물을 재판매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최근 일어난 해프닝을 소개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11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일본 내 한 학교당 3개씩, 총 6만개의 글러브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야구하자!'라는 이미지를 첨부한 뒤 "야구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날은 보냈으면 좋겠다. 이 글러브를 사용하는 아이들과 미래에 함께 야구를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협력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글러브만 선물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이 편지는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야구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는 말과 함께 '이 3개의 야구 글러브를 초등학교에 기부합니다. 이 글러브가 다음 세대에게 꿈을 주고 용기를 북돋는 상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야구야말로 내가 충실하게 삶을 살 기회를 주는 스포츠'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또 '이 글러브를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공유하며 야구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메시지를 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글러브를 기증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 귀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야구하자'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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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선물한 글러브에 달린 태그. /사진=야후 재팬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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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판매 사이트 페이페이프리마에 올라온 오타니 쇼헤이의 글러브 태그. /사진=야후 재팬 갈무리 |
그런데 최근 야후 재팬에서 운영하는 거래 사이트인 '페이페이프리마'에 이 글러브가 매물로 올라왔다. 정확히는 글러브의 태그가 판매물품으로 등록됐다. 여기에는 '야구하자!'는 문구와 함께 오타니의 사인이 함께 인쇄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 판매자는 글러브 3개의 사진과 함께 "지난해 말 오타니가 초등학생들에게 선물한 글러브에 부착된 태그다. 글러브는 어린이들이 사용하고 있기에 태그만 올렸다"는 설명을 달았다. 해당 물품의 가격은 10만 엔, 우리 돈으로 무려 90만 원에 달한다. 글러브도 아닌 단순한 종이가 이렇게 비싼 가격에 올라온 것이다.
당연히 일본 현지에서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도쿄 스포츠에 따르면 SNS 상에서는 "언젠가는 중고거래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오타니의 호의를 저버리는 최악의 판매", "슬픈 일이다", "이런 식의 장사는 하지 말아달라" 등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결국 비난을 이기지 못한 듯 판매글은 곧바로 삭제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타니 글러브'는 오는 3월까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매체는 "올해도 잇달아 선물이 도착하면서 아이들은 기쁨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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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지난 2018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지난해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오타니는 2023시즌에도 타자로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투수로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팬그래프(9.0)와 베이스볼 레퍼런스(10.0) 기준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9월 중순 시즌을 조기 마감했음에도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2년 전 2개 차이로 차지하지 못했던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고, 출루율과 장타율도 선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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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023시즌 오타니 쇼헤이의 MVP 수상 소식을 알리는 호외가 나눠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타니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의 '스페셜 원'으로 등극했다. 각종 매체의 FA 랭킹에서는 1위를 놓친 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에 수많은 팀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최종 승자는 다저스였다. 오타니는 지난달 중순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26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었다. 이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33억 원)가 이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23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746억 원)다.
더욱 놀라운 건 계약기간 오타니가 실제로 받는 돈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연봉 7000만 달러(약 922억 원) 중 200만 달러(약 26억 원)만 받는다. 계약 총액의 무려 97%에 해당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8965억 원)가 추후 지급된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 이는 이른바 '디퍼 계약(The deferrals)'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초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이 일부 연봉을 나중에 지급하는 방식의 계약이다. 오타니가 이 방법을 선제안했다는 사실이 더욱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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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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