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절친' 벨트레 명예의 전당 헌액 확정, '원클럽맨' 마우어·헬튼 동반 입성... '422SV 마무리' 단 5표 모자라 '9수 실패' [공식발표]
입력 : 2024.0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아드리안 벨트레. /AFPBBNews=뉴스1
아드리안 벨트레. /AFPBBNews=뉴스1
토드 헬튼. /AFPBBNews=뉴스1
토드 헬튼. /AFPBBNews=뉴스1
조 마우어. /AFPBBNews=뉴스1
조 마우어. /AFPBBNews=뉴스1
2024년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들이 최종 발표됐다.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아드리안 벨트레(45)가 높은 득표율로 입성에 성공했다. 원클럽맨 두 선수도 함께 들어간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이하 '명예의 전당') 헌액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벨트레와 조 마우어(41·전 미네소타 트윈스), 토드 헬튼(51·전 콜로라도 로키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로 결정되는 명예의 전당은 총 투표인단의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올해는 총 385명의 투표해 289표 이상을 획득해야 했다. 벨트레는 366표를 얻어 9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헬튼은 307표(79.7%), 마우어는 293표(76.1%)를 획득해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 투표 대상자는 신규 후보 12명, 기존 후보 14명 등 총 26명이었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뛴 후 은퇴한 지 5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다만 5년이 지나지 않은 사이 사망하게 되면 바로 입후보가 가능하다.

2018년 이전에 은퇴해 새로운 후보로 이름을 올린 선수는 벨트레와 마우어를 비롯해 체이스 어틀리, 데이비드 라이트, 바톨로 콜론, 맷 홀리데이, 아드리안 곤잘레스, 호세 바티스타, 호세 레이예스, 빅터 마르티네스, 제임스 쉴즈, 브랜든 필립스가 있었다. 2회차 이상은 헬튼과 빌리 와그너, 앤드류 존스, 게리 셰필드, 알렉스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레즈, 오마 비스켈, 앤디 페티트, 바비 아브레유, 지미 롤린스, 마크 벌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토리 헌터가 후보였다.


'공수겸장 3루수' 벨트레, 예상대로 첫 턴 입성 성공


아드리안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아드리안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텍사스 시절의 아드리안 벨트레(오른쪽)와 추신수. /AFPBBNews=뉴스1
텍사스 시절의 아드리안 벨트레(오른쪽)와 추신수. /AFPBBNews=뉴스1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벨트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1998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2005~2009년), 보스턴 레드삭스(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2011~2018년)를 거치며 21시즌을 뛰었다. 총 2933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86, 3166안타, 477홈런 1707타점 1524득점, 121도루, OPS 0.819의 성적을 거뒀다. 명예의 전당 입성의 바로미터로 알려진 3000안타를 달성해 헌액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4회 등의 수상경력도 자랑한다. 한국 팬들에게는 다저스에서 박찬호(은퇴)와, 텍사스에서 추신수(SSG)와 한솥밥을 먹은 것으로 잘 알려졌다.

커리어 초반에는 주로 수비형 3루수로 이름을 알렸다. 골드글러브 8회 수상에 빛나는 스캇 롤렌(49)이 버티고 있어 수상 경력은 적었지만, 다저스 시절 어린 나이부터 주전을 차지해 많은 경기에 나왔다. 2004년에는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두고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598타수 200안타) 48홈런 121타점 104득점 7도루 OPS 1.017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시즌 후 MVP 투표에서도 배리 본즈에 이어 2위에 위치했다.

이런 활약 속에 벨트레는 2005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5년 64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좌측 폴대 101m, 가운데 담장까지 122m라는 거대한 규모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현 T-모바일 파크)에서 벨트레는 4년 동안 타율 0.266, 103홈런, OPS 0.75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드리안 벨트레. /AFPBBNews=뉴스1
아드리안 벨트레. /AFPBBNews=뉴스1
이대로 평범한 선수가 되는 듯했던 벨트레는 2010년 보스턴 이적 후 2루타 49개로 리그 1위에 오르는 등 타율 0.321 28홈런 102타점 OPS 0.919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그는 5년 8000만 달러라는 준수한 계약을 따내며 이듬해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벨트레는 공수를 겸비한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까지 1835경기에서 통산 타율 0.275, 278홈런 1008타점, OPS 0.791을 기록했던 그는 이후 텍사스에서 8년 동안 1098경기에서 타율 0.304, 199홈런 699타점, OPS 0.865의 성적을 올렸다. 이 기간 골드글러브 3회, 실버슬러거 2회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32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텍사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이듬해에는 타율 0.321 36홈런 102타점 OPS 0.921로 활약하며 미겔 카브레라, 마이크 트라웃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3위에 올랐다. 2016시즌에는 37세의 나이에 타율 0.300 32홈런 104타점 OPS 0.879라는 성적을 올리며 골드글러브 수상과 MVP 7위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또한 내야 유망주들이 많았던 2010년대 텍사스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팀을 하나로 모았다. 2018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벨트레는 은퇴 후 곧바로 텍사스의 4번째 영구결번자(29번)가 되면서 그간의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첫 턴에서 곧바로 입성에 성공한 벨트레는 역대 5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가 됐다. 앞서 투수 후안 마리샬(1983년)을 시작으로 페드로 마르티네스(2015년), 블라디미르 게레로(2018년), 데이비드 오티즈(2022년)가 입성한 바 있다. 또한 텍사스를 '주요 팀(primary team)'으로 지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동판에도 텍사스 모자를 새길 것이 유력하다. 이렇게 된다면 놀란 라이언, 이반 로드리게스에 이어 팀 역사상 3번째다. 다만 라이언은 주요 팀이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로 나와있다.


'원클럽맨' 콜로라도 헬튼-미네소타 마우어도 명예의 전당 입성


토드 헬튼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토드 헬튼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토드 헬튼. /AFPBBNews=뉴스1
토드 헬튼. /AFPBBNews=뉴스1
벨트레와 함께 헌액된 헬튼과 마우어는 모두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선수다. 지난 199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지명된 헬튼은 1997년 빅리그 데뷔 후 2013년까지 17시즌 동안 콜로라도에서만 2247경기를 뛰며 타율 0.316(7962타수 2519안타) 369홈런 1406타점 1401득점 OPS 0.953의 성적을 올렸다. 올스타 5회,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3회 수상 등 리그 정상급 1루수로 활약했다. 비록 타자에게 유리한 쿠어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며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2019년 첫 도전 이후 6수 만에 드디어 헌액이 확정됐다.

헬튼은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통산 0.414의 출루율을 거뒀고, 장타율 역시 0.539로 뛰어났다. 1998년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을 시작한 후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정확도와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2000년에는 타율 0.372(580타수 216안타), 42홈런 147타점 138득점, 출루율 0.463 장타율 0.698, OPS 1.162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내며 생애 첫 타격왕과 동시에 올스타, 실버슬러거를 싹쓸이했고, MVP 투표에서도 5위에 올랐다. 팀의 긴 암흑기를 끝내고 2007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을 때도 함께했다. 그해 월드시리즈에서는 15타수 5안타 타율 0.333으로 분전했다.

30대 중반 이후 노쇠화가 찾아온 헬튼은 2013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의 등번호 17번은 2014년 콜로라도의 영구결번이 됐다. 팀 내 선수로는 최초의 일이었다. 헬튼은 같은 영구결번자(33번)인 래리 워커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콜로라도 출신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됐다. 2019년 첫 투표에서는 16.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매년 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72.2%로 턱밑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결국 헌액에 성공했다.

조 마우어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조 마우어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선수 시절 '천재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마우어도 다소 적은 누적 성적에도 불구하고 첫 도전에 곧바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받아 프로에 입성한 그는 2004년 빅리그 데뷔 후 2018년까지 15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0.306(6930타수 2123안타) 143홈런 923타점 1018득점 OPS 0.827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포수로 뛰면서도 세 차례 타격왕(2006, 2008, 2009년)에 올랐고,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3회, 올스타 6회 등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2번째 시즌인 2006년 타율 0.347로 1위에 오른 마우어는 정확도 높은 타격으로 팀 타선에 보탬이 됐다. 특히 2009년에는 장타력까지 발전하며 138경기에서 타율 0.365(523타수 191안타), 28홈런 96타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587, OPS 1.031이라는 뛰어난 기록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팀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13년까지 안방을 지킨 그는 뇌진탕 후유증을 비롯한 잦은 부상으로 인해 2014년부터 1루수로 전향했고, 특히 2016년에는 박병호(KT)와 함께 이 자리를 지켰다.

미네소타 시절 박병호(왼쪽)와 조 마우어.
미네소타 시절 박병호(왼쪽)와 조 마우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미네소타 팬으로 자란 마우어는 프로 데뷔 후 은퇴까지 고향팀을 지키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미네소타는 은퇴 후 2019년 마우어의 선수시절 등번호 7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다. 마우어는 미네소타가 주요 팀인 선수 중 역대 12번째(워싱턴 세네터스 시절 포함) 헌액자가 됐다.

또한 마우어는 희귀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바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명예의 전당 입성'이다. 1965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시작된 이후로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건 마우어가 역대 4번째다. 1987년 시애틀에 지명됐던 켄 그리피 주니어가 2016년 헌액된 이후 치퍼 존스(1990년 애틀랜타 지명, 2018년 헌액), 해롤드 베인스(1977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명, 2019년 헌액)만이 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조 마우어. /AFPBBNews=뉴스1
조 마우어. /AFPBBNews=뉴스1


와그너 단 5표 차이로 '9수 도전'도 고배, 셰필드-바티스타 등은 재도전 기회 사라졌다


빌리 와그너. /AFPBBNews=뉴스1
빌리 와그너. /AFPBBNews=뉴스1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한 선수들은 훨씬 많다. 명예의 전당 측이 발표한 올해 투표 결과에서는 빌리 와그너(284표, 득표율 73.8%)를 비롯해 게리 셰필드(246표, 63.9%), 앤드류 존스(237표, 61.6%), 카를로스 벨트란(220표, 57.1%), 알렉스 로드리게스(134표, 34.8%), 매니 라미레즈(125표, 32.5%), 체이스 어틀리(111표, 28.8%), 오마 비스켈(68표, 17.7%), 지미 롤린스(57표, 14.8%), 바비 아브레유(57표, 14.8%), 앤디 페티트(52표, 13.5%), 마크 벌리(32표, 8.3%),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0표, 7.8%), 토리 헌터(28표, 7.3%), 데이비드 라이트(24표, 6.2%), 호세 바티스타(6표, 1.6%), 빅터 마르티네스(6표, 1.6%), 바톨로 콜론(5표, 1.3%), 맷 홀리데이(4표, 1.0%), 아드리안 곤잘레스(3표, 0.8%), 브랜든 필립스(1표, 0.3%), 호세 레예스, 제임스 실즈(이상 0표)가 고배를 마셨다.

가장 아깝게 떨어진 선수는 단연 와그너다. 선수 시절 투수로는 작은 키(178cm)에도 시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한 좌완 클로저였던 그는 16시즌 통산 47승 40패 4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903이닝 동안 1196삼진을 잡아내며 구위를 증명했다. 2010년 은퇴 후 2016년 후보 자격을 얻은 그는 지난해 68.1%를 기록하며 올해 입성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2024년에도 단 5표 차이로 헌액이 무산됐다. 올해로 9번째 도전을 맞이한 와그너는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후보에서 탈락한 선수는 9명이다. 10수에 나선 셰필드는 올해도 기준점에 미치지 못하며 긴 도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바티스타와 마르티네스, 콜론, 홀리데이, 곤잘레스, 필립스, 레예스, 실즈는 5% 미만 득표시 후보 제외라는 규정에 막혀 재도전 기회가 사라졌다.

게리 셰필드. /AFPBBNews=뉴스1
게리 셰필드. /AFPBBNews=뉴스1


짐 릴랜드. /AFPBBNews=뉴스1
짐 릴랜드. /AFPBBNews=뉴스1
기자 투표로 입성한 3명의 선수와 함께 올해 명예의 전당에는 '시대 위원회(Era Committee)'를 통해 헌액된 메이저리그 감독이 있었다. 바로 짐 릴랜드(80)다. 선수 시절 빅리그 경험이 없던 릴랜드는 197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루키리그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으로 메이저리그 사령탑을 맡았다. 본즈와 바비 보니야 등 '킬러 B'를 앞세워 1990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피츠버그에서 11년(1986~1996년)을 보낸 후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한 릴랜드는 그해 92승 70패의 성적을 거뒀고,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7차전 승부 끝에 누르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겨줬다. 콜로라도 로키스(1999년)를 거쳐 2006년부터 디트로이트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두 차례 월드시리즈 진출(2006, 2012년)을 이뤄냈다.

1990년과 1992년(이상 내셔널리그), 2006년(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릴랜드는 통산 22시즌 동안 3499경기에서 1769승 1728패, 승률 0.506을 기록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73세의 나이에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모국을 사상 첫 정상에 올려놓는 활약을 선보였다.

2017 WBC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의 짐 릴랜드. /AFPBBNews=뉴스1
2017 WBC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의 짐 릴랜드.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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