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29)이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2014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임병욱은 지난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타선에서 역할이 기대됐지만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치면서 80경기 타율 2할6푼(208타수 54안타) 6홈런 36타점 OPS .702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통산 성적은 508경기 타율 2할6푼1리(1365타수 356안타) 29홈런 177타점 OPS .710을 기록중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임병욱은 지난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원래는 개인적으로 운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구장에서 트레이너 파트와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잘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혼자 자취를 하면서 운동을 하다보니까 열심히 해도 근육량이 많이 늘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한 임병욱은 “이번에는 트레이너분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생활 패턴도 바꿨다. 원래 일찍 자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번 겨울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있다. 먹는 것도 신경쓰면서 근육량과 체중을 함께 늘리고 있다. 체지방률도 원래 높은 편은 아니었는데 더 낮추고 있다. 운동 방법도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새롭게 변화를 줬다. 큰 틀은 바꾸지 않았지만 운동 루틴에 변화를 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비시즌 기간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키움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이정후는 이번 겨울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임병욱 역시 잠재력은 이정후 못지 않았지만 매번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이정후의 활약을 옆에서 지켜본 임병욱은 “나와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많이 해외에 나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큰 무대로 가고 싶다. 부상만 아니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럴 때 고(故) 신해철, 그분의 말씀이 떠올랐다. 성공은 운이 중요하고 운은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렇지만 노력이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라며 노력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도자기를 예로 든 임병욱은 “지금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도자기들은 이제 무엇을 담는다는 목적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도자기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도 우리의 그릇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운이 흘러들어 왔을 때 담을 수 있다. (이)정후, (김)하성이, (박)병호형, (강)정호형도 자신들의 그릇을 만들었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나도 운이 들어오지 않았을 뿐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무에서도 부상을 당해서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3년 정도 공백이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한 임병욱은 “작년에 처음으로 한 시즌을 뛰었는데 이정도면 공백기간을 생각하면 몸을 잘 만든 것 같다. 후반기에는 적응이 된 것 같은데 부상을 당해서 아쉬웠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빠진 키움은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망주 이주형과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이 외야 한 자리씩을 맡을 예정이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임병욱, 박수종, 이형종, 이용규 등이 경쟁한다. 임병욱은 “감독님과 면담을 하면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야구에 진심이고 선발이든 대타든 2군이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믿는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감독님이 마지막에 이제는 다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라며 웃었다.
“경기에는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모두 자신감이 있을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임병욱은 “작년 모토가 근면성실이었는데 올해도 근면성실하게 또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올해는 팬들에게 기억이 확실하게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