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에게 ‘MLB 서울 시리즈’가 사실상 쇼케이스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상대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함께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주관하는 OTT 업체 쿠팡플레이는 오는 3월 20~21일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시즌 공식 개막 2연전에 앞서 17~18일 양일간 총 4번의 스페셜 게임 세부 일정을 24일 발표했다.
17일에는 오후 12시 다저스와 키움, 오후 7시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가 만난다. 이어 18일에는 오후 12시 샌디에이고와 LG 트윈스, 오후 7시 팀 코리아와 다저스가 대결하는 일정이다. 스페셜 게임 4경기 모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키움과 함께 팀 코리아가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끈 김혜성을 비롯해 노시환, 문동주(이상 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윤동희(롯데 자이어츠)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들이 참가한다.
최고 160km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 문동주, 홈런왕 노시환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가장 가까운 김혜성에겐 쇼케이스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하면 해외 진출을 위한 1군 등록일수 7시즌을 채우는 김혜성은 일찌감치 빅리그 도전을 결정했다. 지난 16일 키움 구단도 김혜성의 의사를 존중, 시즌 후 포스팅을 수용하며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은 입단 동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만큼은 아니지만 빠른 성장 과정을 밟았다. 2년차였던 2018년부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키스톤 콤비를 이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다.
KBO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826경기 타율 3할(2924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278볼넷 561삼진 181도루 출루율 .360 장타율 .393 OPS .753. 2021년 도루왕(46개)과 함께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받은 김혜성은 2022~2023년 2루수로 받으면서 3년 연속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유격수, 2루수 2개 포지션에서 모두 골드글러브를 최초의 선수로 역사를 썼다.
매년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김혜성은 타격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해 137경기 타율 3할3푼5리(556타수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57볼넷 77삼진 25도루 출루율 .396 장타율 .446 OPS .84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아직 25세에 불과한 김혜성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아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3~4년 전부터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유망주 평가에 있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WBC 국제 유망주 9위에 김혜성을 선정할 정도로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랭킹 4위가 이정후다.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김혜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모두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여럿 거느린 강팀으로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다. 양 팀 모두 투수력이 무척 좋은데 김혜성의 방망이가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두 팀은 1년 뒤 김혜성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저스는 올해부터 외야수 무키 베츠가 본격적인 2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하지만 유격수 자리가 불안하다. 지난해 시범경기 때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가빈 럭스가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면 보강을 해야 한다. 현재 주전 유격수인 베테랑 미겔 로하스와 다저스의 보장 계약도 올해까지다.
내야 자원이 넘치는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이 FA로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지난 2년간 폭풍 성장하며 리그 대표 내야수로 떠오른 김하성의 FA 시장 가치는 1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 재정에 나선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잡을 여력이 안 된다. 올해 투수 고우석을 영입하는 등 한국인 선수에게 유독 관심이 많은 샌디에이고는 김혜성도 꾸준히 관찰해온 팀이다. 몸값이 너무 비싸지 않으면 포스트 김하성으로 김혜성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MLB 서울 시리즈 티켓팅은 오는 26일부터 총 6주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첫 주에는 개막 1차전(다저스-샌디에이고) 예매가 열리며, 이후 순서대로 매주 1경기씩 티켓 판매가 진행된다. 마지막 예매일인 3월1일에는 개막 2차전(샌디에이고-다저스)의 티켓팅이 진행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