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기안84가 ‘대상84’로 여주에 입성했다. 여주시장과 계신리 마을주민들은 대통령 방문보다 더 환하게 반겼다.
25일, 유튜브 ‘인생84’에 올라온 ‘고향 여주 탐방기’ 영상에서 기안84는 고향인 여주에 대상 축하 현수막 7개 걸렸다며 “연예인들이 어렸을 때 뉴욕, 도쿄, 파리 이런 데에 살았다 백날 얘기해도 이런 현수막 안 달아준다. 대도시는 정이 없다. 대도시는 싸가지가 없다. 계신리는 정이 많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뿌리를 내리고 산 곳이다. 큰집에서 4남 3녀가 같이 살았다. 우리 아버지는 두 번째 막내였다.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를 좋아하셨다. 공부를 잘했으니까. 아버지가 공무원 시험을 봐서 여주에서 공직 생활 하셨다. 초임 시절 같이 일하신 분이 지금 여주 시장님”이라고 설명했다.
기안84의 여주 자랑은 끝이 없었다. 그는 “수원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방학에 두 달씩 계신리에 왔다. 오듯 계신리로 어학연수를 왔다. 계신리에선 쌀, 참외 농사를 지었다. 돈 되는 작물은 없었다. 가끔 논두렁을 삽으로 파면 미꾸라지가 나왔다. 그땐 닭도 함부로 못 잡았다. 돼지나 소는 잔칫날에 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계신리 키즈’인 기안84의 추억은 특별했다. 기안84는 “계신리 언덕배기에서 아이들은 비료포대를 타고 놀았다. 시즌권을 끊은 것 마냥 눈이 없어도 탔다. 계신리에선 까르띠에 아무도 안 알아준다. 반려 집게벌레가 있었다. 앞엔 여주강이 있다. 여름엔 여기에서 카누를 즐겼다. 스티로폼 하나 붙잡고 수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계신리 형들은 학교가 머니까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여주의 고등학생들은 폭주를 뛰어도 비행을 하러 가는 게 아니었다. 아버지 새참을 가져다 드렸다. 롤러브레이드 바퀴를 판자에 달아서 봅슬레이처럼 탔다. 계신리 와서 노는 게 에버랜드 가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고 거듭 자랑했다.
생전 부친이 처음 발령 받았던 곳도 찾았다. 면사무소의 면장실을 방문한 기안84는 “아버지가 공무원 합격하셨을 때에도 플랜카드를 걸었다더라. 이젠 제가 이렇게 플랜카드 대신 걸어서 돌아오니 쪼렙이었던 새끼 거북이가 망망대해로 나가서 경험치도 왕창 쌓고 나름 고렙이 돼 돌아와서 모래사장에 알을 좀 까고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뿌듯했다”고 미소 지었다.
여주시청에선 기안84의 방문을 뜨겁게 환영했다. 기안84는 “마약 같은 거 안 했는데 검찰 포토라인에 선 기분이다. 정치인 당선된 것도 아닌데 너무 감사했다”며 시청 직원들과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격한 환영에 부담감이 크다면서도 여주시장에게 “시는 잘 돌아가고 있나요”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먹거리 사업, 기업 유치 이런 걸 물어서 식은땀이 났다. 선 넘을 뻔했다”는 그는 “얼떨떨하다. 감사한 마음을 까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이 그 감사함을 까먹는 순간 연예인병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셔서 관심도 받고 연예대상도 받고 여주시장님도 만났다”며 많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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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생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