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지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23)에 이어서 메이저리그 선수를 꿈꾸는 일본 선수들의 선수회 탈퇴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매체 닛칸겐다이는 지난 2일 “지바롯데 캠프에서는 사사키의 일거수일투족이 시선을 끌고 있다. 하지만 사사키처럼 포스팅을 통해 조기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선수회를 탈퇴할거라고 소문이 난 선수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로 프로 입단 전부터 기대를 모은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46경기(283⅔이닝) 19승 10패 평균자책점 2.00 376탈삼진을 기록한 특급 유망주다. 2020년 1라운드 지명으로 지바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입단 첫 해에는 프로리그를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1군 경기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않는 등 극진한 관리를 받으며 차근차근 기량을 키워나갔다. 2021년에는 11경기(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022년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전국구 에이스로 부상했다. 성적도 20경기(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좋았다. 

지난해 3월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해 전승 우승에 기여한 사사키는 정규 시즌에는 부상에 발목이 잡혀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손가락 물집, 옆구리 근육 부상을 겪었고 후반기 대부분을 결장한 사사키는 15경기(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하며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아직까지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이 없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음에도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지바롯데에 전달했다. 지바롯데는 사사키의 포스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바롯데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나라면 구단에 조금 더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라며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낸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최악의 경우 자비로 시즌을 준비할 위기에 처했지만 결국 추정 연봉 8000만엔(약 7억2002만원)에 계약에 합의했다.

이번 겨울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불발됐지만 최근 일본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활발하다. 이번 오프시즌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이마나가 쇼타(컵스), 우와사와 나오유키(탬파베이) 등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일본 야구계에서는 기량이 빼어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사키는 벌써 일본프로야구 선수회를 탈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오릭스의 4년차 우완투수 야마시타 슌페이타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야마시타는 키 190cm, 몸무게 98kg의 건장한 체격을 살린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지난해 9승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올해는 6일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예정으로 20승도 꿈이 아니다. 미국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이미 포스트 요시노부, 포스트 로키로 통한다. 미국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교세라돔 오사카를 방문해 야마시타의 선발등판 경기를 보고 갔다. 야마모토와의 인연도 있는 만큼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라고 말했다. 

닛칸겐다이는 “야마시타와 더불어 야마모토의 전 동료 미야기 히로야와 우다가와 유키, 주니치의 에이스 후보 타카하시 히로토 등도 이름이 거론된다”라며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선수회를 탈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일본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야마모토와 사사키가 선수회에서 탈퇴한 것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 비해 선수들이 받는 혜택이 적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길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싶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선수들은 선수회에 다시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선수회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호의적이지만 포스팅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일본 구단이 허용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제도다. 선수의 의사로 메이저리그로 이적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선수회가 선수와 구단의 협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포스팅을 두고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간섭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 같다”라고 젊은 선수들이 선수회를 탈퇴하려는 이유를 분석했다. 

닛칸겐다이는 “야구계에 영향력이 큰 사사키와 야마모토의 선수회 탈퇴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젊은 재능들이 이를 따라가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