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자신의 아들을 담당하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주호민-한수자 부부가 여전히 고통스러운 속내를 내비쳤다.
이들 부부는 지난 4일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교사의 폭언이 담긴 녹취를 처음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9월 13일,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호민의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했다.
이는 주호민의 아내가 몰래 녹음한 덕분에 알려지게 됐다. 이를 두고 주호민의 아내는 “녹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녹취록을 풀면서 평생의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일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특수교사의 학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셈이다.
이에 주호민은 이날 트위치 개인 방송을 켜고 “서이초등학교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에서 그 사건과 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됐다"라며 "내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었다”, "기사가 나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심을 하고 유서를 썼다"고 울먹였던 바다.
다만 아직 사건이 마무리 된 건 아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5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면서 특수교사가 직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몰래 녹음'을 증거로 인정한 판결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A씨가 취재진 앞에서 직접 밝힐 전망이다.
재판부가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사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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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