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싫었는데..."
NC 다이노스 김시훈(25)은 지난해 누구보다 심혈을 기울여서 시즌을 준비했다.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했지만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2022년 1군에 데뷔한 뒤 빠르게 투수진의 중심을 향해 나아갔다. 2022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59경기 83⅓이닝 4승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24의 성적을 거뒀다. 입단 5년차에 감격의 1군 데뷔를 한 뒤 기대감을 높였다.
선발 투수보다는 구원 투수로 나서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구단의 판단이었다. 트래킹 데이터들을 검토하니 40구 언저리에서 구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2022시즌 중반부터 구원 투수로 자리잡았다. 2023년도 마찬가지.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김시훈도 구단도 만족스럽지 않은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61경기 52⅔이닝 4승3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44의 성적을 거뒀다. 풀타임 구원 투수 1년차에 괜찮은 성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김시훈은 아쉬움이 남았다. 7월까지 평균자책점은 39경기 평균자책점 3.74였다. 9이닝 당 탈삼진 10.43개로 구위를 뽐냈다. 그러나 8월부터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 기록은 평균자책점 5.68에 그쳤다. 9이닝 당 탈삼진은 4.74개로 절반 이상 폭락했다. 되려 9이닝 당 볼넷이 6.63개로 더 많았다. 5월 이후 구위 저하가 찾아왔고 8월 이후 가속화 됐다. 김시훈은 결국 NC의 가을야구 여정에서도 중용받지 못했다.
2023년은 억울했다. 김시훈 스스로 그렇게 느낄만 했다. 시리질적인 2년차 시즌.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안나오게끔 착실하게 준비했다. 김시훈은 "2년차 징크스가 왜 나에게 와야 하냐고 생각했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을 듣는게 너무 싫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 제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똑같이 경쟁을 했다"라면서 "(2023년) 캠프 때는 마음에 너무 안들어서 전력분석 형 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억울했다. 근데 열심히 준비한 게 다가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구위 차이를 스스로도 느꼈던 지난 한 해였다. 2022년이 야구 인생 가장 많은 공을 던진 시즌이었다고. 그는 "야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던진 2022년이었다"라면서 "구위가 좋을 때는 타자들이 잘 맞히지 못했는데 구위가 떨어지니까 맞아나갔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러나 내가 준비가 미흡했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의 영향이 없지 않은 듯 했지만 스스로를 자책했다.
이제 김시훈은 구원 투수 보직을 잊고 선발로서 다시 준비한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강인권 감독과 김수경 투수코치는 김시훈의 선발 전환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에서는 김시훈을 비롯해 김영규, 김재열, 신영우, 최성영, 이재학, 송명기 등이 치열한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서 김시훈은 누구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선발 투수 안착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3번째 훈련 턴까지 마친 NC다. 구단에 의하면 2월 10일(한국시간) 기준, 김시훈은 4번째 불펜 피칭을 마쳤고 투구수도 벌써 81개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투구 강도는 90% 정도까지 끌어올렸다. 함께 선발 전환 준비를 하고 있는 좌완 김영규가 투구수 70개에 투구 강도 80~90%다. 김시훈은 NC 투수진 가운데 가장 페이스가 빠르다고 볼 수 있다.
김수경 투수코치는 "투수들의 몸상태는 다들 충분히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였다면, 이후에는 서서히 실전에 돌입하기 위한 투구 스케줄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각자 전달받은 역할에 맞추어 투구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라면서 투수진 페이스를 총평했다.
"지난해 같은 모습은 다시 안 보여드리고 싶다. 기회를 주셨으니 이제 제가 보여드려야 한다"라는 각오로 2024년을 맞이하는 김시훈이다. 김시훈은 1차지명 투수의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2022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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