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대째, 매일 바뀌는 오타니의 슈퍼카 논쟁 “자기 차? 시승 차?”
입력 : 2024.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LA 다저스 SNS

[OSEN=백종인 객원기자] 오타니 쇼헤이(30)가 첫 프리배팅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연습 타격 21번 중의 10개가 담장을 넘었다. 140m 이상 날아간 것도 있다. 팔꿈치 수술 후 161일 만의 야외 세션이다. 본인은 “재활 과정은 좋다. 오늘은 90% 정도의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마련된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큰 뉴스 메이커는 오타니다. 100여 명의 보도진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당연히 13일(이하 한국시간) 프리배팅은 실시간으로 중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물론 그라운드의 일뿐만이 아니다. 주차장에서도 카메라는 돌아간다. 그의 출근 차량이 자주 바뀌는 것 때문에 화제다. 심지어 ‘자기 차냐, 아니냐’를 놓고 방송 프로그램 중에 갑론을박도 벌어진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2일 ‘오타니의 훈련 3일째인데, 모두 다른 차를 타고 등장했다. 포르쉐가 매일 (모델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처음 탄 차종은 파나메라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일본 기준 시판 가격은 1300만 엔(약 1억 1500만 원)에서 시작한다. 옵션에 따라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두 번째 차는 카이엔 모델이다. 포르쉐의 SUV 모델이다. 가격대는 1070만 엔(약 9500만 원)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세 번째가 가장 비싸다. 911 타르가 4S 모델이다. 1950만 엔(약 1억 7300만 원)에서 시작된다. 천정이 열리는 2인승 스포츠카다.

앞의 2가지 차종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운전했다. 오타니는 조수석에서 내렸다. 반면 세 번째 차는 오타니 본인이 직접 몰았다. 다음 날에도 연속으로 이 차량을 이용했다. 출근 시간은 오전 8시가 조금 넘어서다. 일본 기자 수십 명은 새벽 6시부터 훈련 시설 앞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졌다시피 오타니는 포르쉐의 광고 모델이다. 브랜드 앰배서더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그래서 이 차를 이용하는 게 어색할 건 없다.

문제는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캠프 초반인데 벌써 3대째다. 매체 풀카운트는 이를 ‘히가와리 포르쉐(日替わりポルシェ)’라고 불렀다. ‘매일 바뀐다’는 의미의 ‘히가와리’는 음식점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다. ‘오늘의 메뉴(日替わり メニュー)’ 같은 식이다.

물론 오타니의 수입으로는 너끈한 일이다. 슈퍼카가 수십 대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평소 캐릭터로 볼 때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야구밖에 모르는, 외출이나 외식도 잘 하지 않는, 그런 성향 아닌가.

대부분 팬들은 웃고 넘길 일이다. ‘그걸 다 샀을 리 없다. 업체의 요청으로 시승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짐작들이다. 그러니까 광고 모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백넘버(17번)를 양보한 조 켈리의 아내에게 선물한 이벤트로 큰 화제가 됐다. 업체도 이 타이밍에 최대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싶을 것이다.

오히려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저렇게 자주 바뀌면 운전할 때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그러면서 ‘미국은 왼쪽에 핸들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댓글도 달린다(일본은 오른쪽이다). 혹시 사고가 나더라도 오른팔은 덜 위험할 것이라는 세심함이다.

포르쉐 제공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한 TV 방송 중 격론이 붙었다. 엄연한 공중파인 TV아사히의 모닝쇼 프로그램에서다. 우리로 치면 ‘아침마당’쯤 된다. 한 패널이 이렇게 주장한다. “아마도 직접 소유한 것으로 본다. 2도어, 4도어, 전기차, SUV 등 유형별로 1대씩 구입한 것 같다.”

여기에 한 가지 팩트가 설득력을 보탠다. 오타니가 광고 계약을 맺은 것은 ‘포르쉐 재팬’이다. 독일 본사나 포르쉐 USA와는 엄연히 다른 법인이다. 게다가 이곳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오타니 측에 제공한 것은 카이엔과 전기차 모델 2종류뿐”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또 다른 패널이 고개를 젓는다. 현직 변호사라는 그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코웃음친다. “오타니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일이다. 포르쉐를 몇 대씩 사는 그런 품성은 절대 아니다. 홍보 때문이라는 점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여론이 홍보용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온라인상에는 몇 가지 근거가 제시된다. 앞 유리에 차량 이력이 그대로 붙어 있는 점, 앞 번호판이 안 보인다는 점 등이다. 캘리포니아는 번호판을 앞뒤로 모두 달아야(혹은 비치해야) 한다. 하지만 훈련지인 애리조나는 뒤에만 달아도 괜찮다. 즉, 오타니의 차라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니까) 앞에도 번호판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오타니의 포르쉐는 1대뿐이다. 전기차 타이칸 터보 S 모델이다. 일본 판매가는 2328만 엔(약 2억 700만 원)부터 시작된다. 그는 이전에도 테슬라 전기차를 이용했다.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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