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종로, 고용준 기자] "행복해 보이더라, 살살 해"
같이 하기에는 든든했지만, 적으로는 정말 까다로운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즉 어제는 동료였지만, 이제는 적이다. 동갑내기 친우를 향해 '비디디' 곽보성은 재치있는 넉살로 '기인' 김기인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공교롭게도 KT는 2023년 LCK에서 젠지를 상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팀이다. 스프링 정규 리그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고 서머 정규 리그에서는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스프링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에서는 1대3으로 패배했지만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정규 리그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3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KT는 이번 스프링에서 4승2패, 4위에 랭크됐다. 2주 차에서 광동과 T1에게 모두 1-2로 패배했지만 3주 차에서 2승을 보태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의 호흡이 완벽하게 들어맞지는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SEN은 지난 2일 디알엑스전을 승리한 직후 '비디디' 곽보성을 만나 승리 소감과 14일 젠지를 만나는 소회를 들어봤다.
젠지에는 2023년 KT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과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는 지난 해 KT를 롤드컵 무대에 올린 주역들. 2024년 젠지로 소속을 옮겼고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디알엑스전을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승리해 아쉽지만, 이겨서 다행이다. 좋을 때와 아닐 때 경기력이 나뉘는 것 같다. 팀 경기력이지 평균적이지 앖다. 저점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불안한 경기력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 점이 아쉽다.”
3세트 29분경 8대 8 상황에서 기막힌 바론 스틸로 팀 승리에 일조했던 순간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글이 하는 건 실력이지만, 다른 라인은 운이다. 내가 했던 것은 운이다. 창현이가 경기 내내 잘해줬다”며 쑥스러워했다.
팀에 합류한 2022 롤드컵 우승 멤버들과 호흡을 묻자 “경력이 오래된 선수들이라, 친해지는데 어렵지 않다. 배울점이 많다. 생각보다 빨리 친해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덧붙여 곽보성은 “라인전 자체를 못하면 피드백할 수도 없다. 앞으로 계속 성장할 선수”라며 ‘퍼펙트’ 이승민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전했다.
젠지로 이적한 ‘기인’ 김기인에게는 “요즘 행복해 보인다. 경기에서 만날텐데 살살해라”며 애교섞인 넉살을 부리기도했다.
끝으로 곽보성은 “젠지전에 확실히 잘하는 팀이다. 지더라도 배워가겠다. 벌써 2월이 됐는데, 올 한해는 다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경기력이 오락가락하지만, 처참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발전해서 나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