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日 지바에 3점 차 석패→2년 연속 EASL 준우승... 전희철 감독 ''선수들 최선 다했다''
입력 : 2024.03.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전희철 감독 / KBL

[OSEN=노진주 기자] SK가 아쉽게 지바 제츠에 패하며 우승컵을 놓쳤다.

서울 SK 나이츠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훕스 돔에서 열린 2023-2024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파이널 포 결승 지바 제츠와의 경기에서 69-72로 패했다. 

한 시즌의 긴 여정을 달려온 EASL. 결승에 오른 팀은 한국의 SK와 일본 지바 제츠였다. 두 팀은 각각 4강에서 정관장(한국)과 뉴 타이페이 킹스(대만)를 꺾었다. 우승 팀은 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억 원에 달하는 상금을 획득한다.

필리핀 연고 팀들은 아니지만 현장 열기는 굉장히 뜨거웠다. 판매 좌석이 모두 매진됐고, 현지 팬들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 파이널 포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팬들도 많았다. 

SK는 지난해 열린 초대 대회에서 정관장에 밀려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렇기에 더욱 간절했던 우승 타이틀. 하지만 지바에 패하며 이번에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SK는 자밀 워니(22점 17리바운드)가 4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일본 최정상급 가드 토가시 유키(22점)를 앞세운 지바에 맞섰다. 리온 윌리엄스(15점)와 안영준(18점)도 분투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끗이 모자랐다. 안영준의 3점슛으로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동점을 노린 워니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고 말았다. 

[사진] KBL

경기 초반은 지바의 우세였다. 아이라 브라운이 내외곽을 오가며 SK를 두들겼고, 다른 선수들도 힘을 보탰다. 출발이 더뎠던 SK는 안영준이 3점슛으로 시동을 걸고 속공에서 앤드원 플레이를 만들었다. 이어 워니의 연속 득점으로 리드까지 잡았다.

하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달아나지 못하는 사이 지바가 반격했다. 하라 슈타가 환상적인 비하인드 패스로 득점을 만들었고, 토가시 유키의 외곽포도 터졌다. 주도권을 넘겨준 SK는 16-21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들어 안영준과 워니의 점퍼, 오재현의 돌파로 점수를 쌓은 SK. 그러자 지바도 토가시 유키의 침착한 득점으로 맞섰다. 

SK를 춤추게한 것은 역시 장기인 속공이었다. 최원혁과 오재현, 안영준이 차례로 득점을 기록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양 팀이 리드를 주고받는 시소게임이 전개된 가운데 토가시 유키에게 우위를 내주는 3점슛을 얻어맞은 SK는 34-37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 돌입한 SK는 끈적한 수비와 함께 리온 윌리엄스가 연거푸 점퍼를 꽂았다. 하라 슈타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밀리는 듯했지만 조용한 강자 윌리엄스를 중심으로 버텼다. 

3쿼터 막판 분위기가 SK 쪽으로 넘어왔다. 잠잠했던 워니가 연속 플로터로 살아났고, 오재현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54-51로 SK가 앞선 채 3쿼터가 종료됐다. 

앙 팀이 쉽게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던 4쿼터. 토가시 유키가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수비수를 완벽히 속인 뒤 3점슛을 집어넣자 SK도 워니의 인사이드 공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승부처가 되자 연속 득점을 쏟아낸 토가시 유키를 쉽게 제어하지 못했다.

혼전 속 외국 선수들까지 득점에 가세한 지바가 치고 나갔다. 자비어 쿡스의 자유투 득점으로 4쿼터 종료 1분 18초를 남기고 지바가 4점을 리드했다. 

패색이 짙어지던 SK는 스크린을 타고 나온 안영준의 3점슛으로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이어진 공격이 상대 수비에 막혀 샷클락 바이얼레이션에 걸렸다. 

1점 뒤진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25.4초. SK는 토가시 유키에게 파울 작전을 시도했고, 자유투 2구는 모두 림을 통과했다. 이어진 워니의 3점슛이 실패하며 지바가 승리를 거뒀다. 

[사진] KBL

경기 후 전희철 SK 감독은 "결과가 아쉽지만 치바는 워낙 좋은 팀이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전반은 리바운드에서 열세였지만, 후반에는 집중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수비력은 모두 보여줬지만, 슛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 야투율이 떨어지다 보니 아쉬운 경기를 한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EASL을 통해 거둔 성과에 대해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긴 했지만, 지나고 보니 재밌는 경험을 한 것 같다. 3번째 준우승(터리픽12 포함)을 해서 안타깝지만, 다른 리그 팀들이 우리의 강점에 대비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봤다. 우리도 다른 공격, 수비를 써봤다. 나도, 선수들도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오재현의 경기력에 대해 전희철 감독은 "지난 시즌도, 올 시즌도 수비는 늘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공격적인 면도 성장했다. 대표팀에 다녀온 이후에는 패스를 포함해 공격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 공수를 겸비한 가드로 성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재개되는 정규리그, 플레이오프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그는 "여기서 최부경이 부상을 당해 아쉽지만, 리그가 재개되면 김선형이 돌아온다. 그동안 팀 내에 부상이 많았지만, 그러면서 수비력은 성장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8경기가 남았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본연의 모습인 날카로운 창을 다시 보여주도록 하겠다. 멤버 구성도 갖춰진 만큼 원래 보여줬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영준은 "최선을 다해서 뛰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저희 팀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 슛이 잘 들어가서 경기를 더 쉽게 풀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제츠가 수비적인 상황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이때 집중하지 못했다. 미스 1~2개가 승부를 가른 것 같다"라는 평을 했다.

대회에서 얻은 성과를 묻는 질문엔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과 부딪혔다는 점에서 얻어가는 것이 있다. 다른 팀과 용병 2~3명과 함께 뛰었다. 제 포지션에서 외국인 선수를 마크하는 경험이 KBL에 가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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