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소공동, 길준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4)이 서울 시리즈를 계기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원태인은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KBO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서울 시리즈 등판 이후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2019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KBO리그 통산 132경기(726이닝) 41승 40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우완투수다. 지난 시즌에는 26경기(157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삼성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원태인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김하성, 잰더 보가츠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강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두 번째 투수(원태인)가 대범하게 투구를 했다. 타티스 주니어도 '체인지업이 정말 좋더라.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계속 오늘 재밌는 야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라며 원태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전부터 해외진출을 한다면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프로야구에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원태인은 지난 7일 인터뷰에서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내 자신을 안다. 미국에서는 썩 통할 구위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큰 욕심은 내지 않고 더 성장한다면 일본에 가고 싶다. 미국은 확실하게 아닌 것 같다. 미국은 (문)동주 같은 좋은 투수가 가야한다. 나는 일단 한국에서 좋은 투수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시리즈를 치르고 나서 원태인의 생각도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말한 원태인은 “이번에 서울 시리즈를 하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받는 대우와 야구를 하는 환경, 수 많은 팬들, (김)하성이형이 그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내 눈높이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이전에는 실패하는 도전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서울 시리즈를 계기로 생각이 달라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오면서 8년 동안 보수를 하지 않았던 고척돔이 좋아졌다. 그동안 선수들이 목소리를 많이 냈는데 그 8년의 목소리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덕분에 한 번에 해결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의 파워를 느꼈다. 또한 평일에도 고척돔이 매진이 되는 것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솔직히 이번에는 내 공을 처음 봐서 타자들이 못쳤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원태인은 “그래도 내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무기가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원래는 미국 생각은 단 1%도 없었는데 미국이든 일본이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라고 도전의지를 불태웠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가장 보완해야할 점으로는 직구 구위를 꼽았다. 원태인은 “직구 구위가 더 좋아져야 한다. 구속도 조금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에 보니 100마일(160.9km)을 던진다고 안맞는게 아니더라. 메이저리그에서도 92마일(148.1km), 93마일(149.7km) 직구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느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느린 변화구를 잘 못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런 점이 우리 KBO리그 투수들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잘 살리면 한 번 도전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자신했다.
“서울 시리즈는 정말 재있었다”라며 웃은 원태인은 “내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그런 선수들과 계속 시즌을 보낼 수 있다. 내가 은퇴할 때 후회를 남기기 싫다. 나중에 ‘그 때 도전해볼걸’이라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한 번 메이저리그 무대를 겪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다저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타일러 글래스노(다저스)가 먼저 인사를 해주더라. 그래서 내가 마차도 삼진 잡는 것을 봤냐고 물어보니 봤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체인지업이면 빨리 메이저리그에 오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래서 감동을 받았다. 내 체인지업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서울 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교류를 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소속된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이다”라고 강조한 원태인은 “내가 풀타임 선발투수로 최소 10승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목표는 한동안 가지 못했던 가을야구에 다시 나가는 것이다”라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