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 멀티히트를 가동했다. 시범경기 타율 4할대를 유지하며 2호 도루까지 기록했다. 부상 우려가 있었던 왼쪽 햄스트링 상태에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이정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지난 21일 LA 에인절스전(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가동한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을 4할에서 4할1푼4리(29타수 12안타)로 더 끌어올렸다. OPS는 1.071에 달한다.
이정후는 지난 1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회 중전 안타를 터뜨린 뒤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된 뒤 6일간 휴식을 가졌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다리 뒤쪽에 타이트함을 느꼈는데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무리하게 경기를 뛰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보호 차원의 교체라고 밝혔다.
이후 휴식과 물리 치료를 받은 이정후는 복귀전이었던 21일 에인절스전에서 2루타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3출루 활약으로 건재를 알렸다. 22일 다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경기에 나섰고, 다시 한 번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2호 도루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몸 상태에 문제 없음을 알렸다.
지난해 32경기(10선발·109⅓이닝) 5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3.05 탈삼진 94개를 기록한 컵스 우완 선발 하비에르 아사드를 상대로는 고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선두타자로 나온 3회에도 1루 땅볼 아웃됐다.
하지만 5회 2사 1,2루에서 바뀐 투수인 우완 케인 에커트를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1타점 적시타로 시범경기 5타점째. 호르헤 솔레어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선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2루에서 3루를 훔치며 시범경기 2호 도루도 기록했다.
5회 2사 1루에선 지난 2년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몸담았던 좌완 토마스 파노니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KBO리그에서 파노니와 3차례 맞붙어 3타수 2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시즌 후 KIA와 재계약 가능성이 낮아지자 컵스와 마이너 계약하며 빅리그 재도전에 나선 파노니는 이날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1.13에서 4.91로 상승하며 개막 로스터 진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정후는 7회 수비를 앞두고 웨이드 멕클러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9회 상대 투수 체이스 왓킨스의 실책으로 끝내기 점수를 올리며 13-12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로 나선 에이스 로건 웹이 1회에만 9점을 내주는 등 2회초까지 0-10으로 뒤지던 경기를 역전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정후가 2안타로 역전 발판을 놓은 가운데 솔레어가 4타수 2안타 2타점,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와 맷 채프먼, 칼 야스트렘스키가 나란히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21일 에인절스전에서 통산 50승을 거둔 베테랑 좌완 타일러 앤더슨에게 2루타 포함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한 이정후는 이정후는 이날도 파노니에게 안타를 치며 좌타자로서 좌완 투수 공략 능력을 보여줬다.
시범경기에서 좌완 투수 상대 7타수 4안타 타율 5할7푼1리 1볼넷. 우완 투수 상대 타율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3볼넷 3삼진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좌우 투수 가리지 않는 컨택 능력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33타석에서 볼넷 4개를 얻으며 삼진도 3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삼진율 9.1%는 KBO리그 통산 7.7%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재까지 이정후의 컨택과 선구안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시범경기를 4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오는 29일 펫코파크에서 치러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정후도 햄스트링 통증 우려를 지우며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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