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좌완 투수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히어로즈의 ‘LG 킬러’ 계보를 이어갈까.
과거 키움의 외국인 투수로 밴헤켄, 요키시는 LG에 강한 왼손 투수였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넥센(키움의 전신)에서 뛴 밴 해켄은 LG를 상대로 통산 22경기 13승 5패 평균자책점 2.38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요키시는 2019~2022년 LG 상대로 13경기 4승 5패 2.69을 기록했다. 타선 지원이 없어 승수는 적었지만, 투구 내용은 좋았다. 부상으로 퇴출된 마지막 시즌 2023년에는 LG 상대로 1경기 4.2이닝 6실점(평균자책점 11.57)으로 부진했다.
헤이수스는 LG와 첫 대결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LG 상대로 기분좋은 KBO리그 첫 승을 기록했다.
헤이수스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팀 타선도 폭발해 8-4 승리.
큰 위기도 없었다. 1회 톱타자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으며 출발한 헤이수스는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김현수를 2루수 땅볼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2회는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 3회도 삼자범퇴였다.
4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2루 도루 저지로 잔루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 다시 삼자범퇴. 6회 1사 후 문성주와 구본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처음이자 유일하게 2루 진루를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3할 타율 ‘테이블 세터’ 박해민과 홍창기를 범타로 막아냈다. 7회 3~5번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 수 85개로 7이닝을 책임졌다. 최고 구속 152km까지 나온 직구(28개)는 힘이 넘쳤다. 투심(25개)도 최고 152km로 빠르고 예리했다.
스프링캠프 때 헤이수스는 가장 자신있는 공은 직구라고 하며 “공격적인 성향의 투수다. 타자와 승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 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한다”고 말했는데, LG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100% 보여줬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26일 NC전에서 3⅓이닝 5실점(4자책) 부진을 만회했다.
경기 후 헤이수스는 "오늘은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투구하고자 했고,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했다. 수비들의 도움 덕에 빠르게 이닝을 끝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첫 승을 거둔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왔을때 100%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 내 승리도 중요하지만 팀의 승리가 첫 번째다.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헤이수스는 빅리그 경력은 짧다.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 2경기(6⅓이닝 8실점) 평균자책점 11.3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9시즌 동안 178경기(749⅓이닝) 49승 4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험도 있다. 키움은 총액 80만 달러에 헤이수스를 영입했다.
LG 트윈스는 주전 라인업에 좌타자가 7명이나 된다. LG 좌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좌투수 상대 타율이 낮지 않지만, 에이스급 좌완 투수들에는 약한 징크스가 있다. KT 벤자민는 지난해 개막전에서 LG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거두더니, 지난해 LG전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LG 킬러’였다. 첫 대결에서 자신감을 갖고 시즌 내내 천적 관계가 이어졌다.
헤이수스가 밴헤켄, 요키시처럼 LG와 천적 관계를 만들지 다음 대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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