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시애틀 유학을 잘보냈는가.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12월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 아카데미에 5명의 투수를 파견했다.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선발요원 이의리와 윤영철, 우완 롱미들맨 황동하와 좌완 불펜요원 곽도규이 참가했다. 구속과 구종 등 각자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면서 업그레이드를 위한 작업이었다.
1월 중순까지 38일동안 머무르며 훈련을 펼쳤다. 볼을 던질때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힘을 쓸 수 있는 최적의 투구폼을 찾았다. 개인별로 미팅을 통해 보완점과 적합한 훈련 프로그램도 주었다.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훈련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효과가 곧바로 드러나고 있다.
스프링캠프 실전과 시범경기에서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정규시즌에 돌입해서도 마찬가지였다. 5명의 투수가 모두는 아니더라도 확실한 나아진 구위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6경기에 불과하지만 5명 모두 평균자책점(ERA) 0.00 행진을 벌이고 있다. 덕택에 팀도 ERA 1위(2.89)를 달리고 있다. 강력한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2년차를 맞는 윤영철은 지난 3월31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경기에서 첫 등판해 승리를 안았다. 만원관중인데도 흔들리지 않고 5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시점의 쾌투를 펼쳤다. 투구수가 많아 6회까지 소화하지 못했지만 정교한 제구와 신구종 컷 패스트볼이 돋보였다. 직구 스피드도 확실히 빨라지면서 첫 10승 가능성을 높였다.
마무리 정해영도 6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로 3세이브를 챙겼다. 볼의 회전력이 강해지고 스피드도 몰라보게 빨라졌다. 작년 시즌 중반까지 145km를 넘지 못했다지만 시즌 초반부터 151km짜리 볼을 뿌리면서 힘으로 상대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슬라이더 구속도 빨라진데데 포크볼까지 던지며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다.
윤영철의 동기생 좌완 곽도규도 일취월장한 투구를 하고 있다. 4경기에서 2홀드를 챙기며 ERA 0.00 행진을 펼치고 있다. 3월23일 키움과의 개막전에서 7-5로 추격당한 6회초 2사1루에서 구원등판해 까다로운 송성문을 6구만에 삼진으로 잡고 승리의 기반을 닦았다. 생애 첫 홀드까지 챙겼다. 31일 두산전은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김재환을 루킹 삼진으로 잡는 강심장을 보였다. 5인의 필승조로 포함될 정도로 제구와 구속이 좋아졌다.
선발예비군이자 롱릴리프 황동하도 두산과의 잠실 3연전에서 위력을 보였다. 30일 경기는 1⅔이닝동안 1피안타 2볼넷을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31일 경기는 9회초 1사만루에서 구원등판해 라모스를 4구 삼진으로 잡고 김재환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고 위기를 막았다. 볼이 묵직해지고 스피드도 빨라졌다.
다만, 선발 이의리는 첫 등판에서 든든한 모습은 아니었다. 3월30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소화에 그쳤다. 단 2안타만 내주었으나 5개의 볼넷이 아쉬웠다. 그래도 6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구위는 팀내 최고라는 평가는 유효했으나 역시 제구가 문제였다. 다음 등판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어야하는 숙제를 안았다. /sunny@osen.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