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태종대왕’ 문태종(49)의 DNA가 아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문태종의 차남 재린 스티븐슨(19, 앨라바마대)의 전미 우승 도전이 4강에서 멈췄다. 스티븐슨이 속한 앨라바마대는 7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4 NCAA 토너먼트 파이널포’에서 동부지구 1번 시드 코네티컷에게 72-86으로 패해 4강에서 탈락했다.
반대쪽 4강에서 중서부지구 1번 시드 퍼듀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를 63-50으로 눌렀다. 코네티컷 대 퍼듀의 결승전은 1번 시드끼리 싸움으로 9일 개최된다.
‘문태종 아들’로 유명한 1학년 포워드 스티븐슨은 앨라바마의 식스맨으로 벤치에서 나와 10분을 뛰었다. 그는 슈팅은 기록하지 못하며 2리바운드, 1블록슛, 1파울을 기록했다.
재린 스티븐슨은 211cm(한국식 208cm)의 큰 신장을 갖춘 만능포워드로 고교시절부터 전미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22년 시포스 고교시절 미국에서 만난 기자와 인터뷰에서 “난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다 볼 수 있다. 쿤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스티븐슨은 경기당 5.4점, 2.7리바운드, 야투율 41.8%로 1학년 시즌을 마쳤다. 특히 클렘슨과 8강전에서 19득점, 3점슛 5/8을 쏟아내며 앨라바마를 사상 첫 파이널포로 이끌었다. 과연 스티븐슨이 NBA 진출을 선언할까.
NCAA 토너먼트가 끝난 뒤 문태종과 연락이 닿았다. 문태종은 “내 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선수경력의 시작”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혹시 아들이 NBA 진출을 결심했는지 물었다. 문태종은 “아직은 학교에 1년 더 남을지 NBA로 바로 갈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스티븐슨은 지난 2022년 기자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한국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자랐다. 나도 한국을 대표해서 뛰고 싶다. 국적을 바꾸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태극마크에 애착을 보였다.
실제로 전임 추일승 대표팀 감독이 스티븐슨의 특별귀화를 추진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안준호 남자농구대표팀 감독 역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의 체육분야 특별귀화요건을 보면 ‘최근 3년 이내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체육대회 단체전 8강 이내 입상한 선수’라는 조건이 있다. 스티븐슨이 NCAA 토너먼트에서 4강 진입에 성공하면서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권위있는 체육대회'의 정의가 보통 월드컵,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를 의미한다. 문체부가 전미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NCAA 토너먼트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문태종은 “아들의 귀화는 아직 진전이 없다. 농구협회로부터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