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5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를 굳건히 했다. 7회 7실점으로 불펜이 흔들리며 진땀을 뺐지만 리드를 뺴앗기지 않고 연승을 이어갔다. 선발 김민우가 4구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한화 이글스는 2연패에 빠졌다.
KIA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11-9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고종욱의 스리런 홈런 포함 3회 6득점 빅이닝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부진에 시달리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3안타 3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원준과 이우성도 2안타씩 치는 등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안타(리그 전체 7번째)를 합작했다.
7회 불펜이 무너지며 7실점 빅이닝을 허용, 2점차로 쫓겼지만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8회 무사 만루에서 구원등판한 전상현이 노시환을 2루 내야 뜬공 처리한 뒤 김태연을 유격수 병살로 유도하며 한화의 추격을 잠재웠다.
지난 9일 광주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5연승을 달린 KIA는 13승4패(승률 .765)로 단독 1위를 굳건히 했다. 2연패를 당한 한화는 최근 8경기 1승7패로 주춤하며 9승9패를 마크, 5할 승률도 위태로워졌다.
한편 이날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오후 12시18분부로 1만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한화는 지난해 10월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최종전을 시작으로 지난달 29~31일 KT 위즈와의 홈 개막 3연전에 이어 2·4일 롯데전, 12~13일 KIA전까지 8경기 연속해서 만원 관중을 가득 채웠다. 대전 홈경기 기준 최다 연속 매진으로 제2구장 청주까지 포함하면 9경기가 한 번 있었다. 2018년 6월8~17일 대전 6경기, 19~21일 청주 3경기를 더해 9경기 연속 만원 관중 앞에서 치렀다. 이 기록까지도 1경기만 남았다.
1회 시작부터 한화에 악재가 찾아왔다. 선발투수 김민우가 첫 타자 서건창을 2구 만에 2루 내야 뜬공 처리한 뒤 최원준 상대로 1~2구 연속 볼을 던진 뒤 몸에 이상을 느꼈다. 오른손을 들어 1루 덕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박승민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찾아 김민우의 상태를 체크했지만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였는지 교체 사인이 나왔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민우의 교체 사유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었다. 4개의 공 모두 직구였는데 구속이 137~138km에 그쳤다. 시즌 평균(141.7km)에 크게 미치지 못했는데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마운드를 내려간 뒤 아이싱을 한 김민우는 15일 월요일 휴식일에 팔꿈치 상태에 대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김민우가 4구 만에 갑작스럽게 강판되면서 한화는 불펜에서 한승주가 급히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한승주는 2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지만 3회 6실점 빅이닝 허용하며 KIA 화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아쉬운 수비 미스까지 겹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KIA 쪽으로 내줬다.
KIA는 3회 1사 후 서건창의 볼넷, 최원준의 중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잡았다. 최원준이 2루 도루에 실패해 2사 3루로 흐름이 끊기는가 싶었지만 김도영이 한승주의 4구쨰 몸쪽 높게 들어온 투심 패스트볼 받아쳐 좌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김도영의 1타점 3루타로 KIA의 선취점이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 최형우도 한승주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중견수 키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로 장식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빗맞은 타구 때 한화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2루수 김태연과 중견수 김강민 사이에 떨어진 타구였는데 콜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김강민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그 사이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에 들어오면서 3-0.
상대의 실수를 KIA는 계속 물고늘어졌다. 이우성의 좌전 안타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고종욱의 스리런 홈런이 폭발했다. 2구째 바깥쪽 낮은 126km 슬라이더를 밀어친 게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비거리 120m,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 3회에만 6득점 빅이닝을 몰아쳤고, 한승주는 2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다.
KIA는 4회에도 한화 구원 김규연을 상대로 2점을 더 뽑아냈다. 서건창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에 이어 최원준이 삼진을 당했지만 김도영의 3루 땅볼 때 노시환의 송구를 받지 못한 한화 1루수 안치홍의 포구 실책으로 1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김도영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최형우가 자동 고의4구로 나가며 만루가 됐고, 여기서 소크라테스의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8-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6회에도 한화 구원 배민서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추가한 소크라테스가 3안타 3타점으로 반등을 알렸다.
앞서 3경기에서 9이닝당 득점 지원이 1.62점에 그친 양현종이었지만 이날은 4회까지 8득점 포함 총 11득점을 등에 업고 여유 있는 투구를 했다.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고 시즌 4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개인 통산 169승으로 송진우(210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70승에도 1승만을 남겨놓았다.
1회 한화 1번 이진영을 직구 3개로 루킹 삼진 잡고 시작한 양현종은 요나단 페라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안치홍을 5구 연속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노시환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김강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나머지 3타자를 범타 요리하며 공 9개로 끝냈다.
3회에는 몸쪽 낮게 꽉 차는 직구로 유로결을 3구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우타석에 들어선 스위치히터 페라자를 상대로도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잘 이끌어냈다. 4회에도 안치홍을 2루 땅볼, 노시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김태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최재훈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5회가 고비였다. 1사 후 이도윤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하며 이날 경기 첫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유로결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포일로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페라자에게도 우익선상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추가 실점한 양현종은 바깥쪽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 잡고 이닝을 끝내며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6회 첫 타자 노시환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양현종은 김태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재훈과 최인호를 뜬공 처리하며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했다. 총 투구수 102개로 스트라이크 63개, 볼 39개. 최고 146km, 평균 141km 직구(50개) 중심으로 체인지업(34개), 슬라이더(12개), 커브(6개)를 구사했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5개, 직구로 루킹 삼진 3개를 빼앗았다.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선발 양현종이 내려간 7회 KIA 불펜 공략에 나섰다. KIA 좌완 불펜 김사윤을 상대로 2사 후 이진영이 때린 5구째 파울 타구를 우익수 소크라테스가 놓쳤다. 포구 실책. 죽다 살아난 이진영이 다음 공에 맞고 1루에 사구로 걸어나간 뒤 한화의 폭풍 공격이 시작됐다. 페라자의 좌전 안타, 안치홍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 흐름을 탔다.
KIA가 사이드암 윤중현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달아오른 한화 타선을 막기 쉽지 않았다. 김태연이 우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어진 2사 1,3루에서 이재원이 중전 적시타를 쳤다. 한화 이적 첫 안타를 적시타로 장식했다. 이어 최인호가 시즌 첫 홈런을 우월 스리런으로 장식했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가운데 들어온 130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1호 홈런.
한화의 공세는 8회에도 계속됐다. KIA 좌완 필승조 곽도규를 상대로 이진영이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4구째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을 맞고 쓰러졌지만 통증을 참고 이어간 타석에서 기회를 마련했다. 이어 페라자와 안치홍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꽉 채웠다.
그러자 KIA는 우완 전상현으로 투수를 바꿨다. 전상현은 9구 승부 끝에 노시환을 2루 내야 뜬공 처리하며 큰 고비를 넘긴 뒤 김태연을 초구에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6-4-3 병살타. 한화 측에서 1루 판정을 두고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지만 원심 그대로 아웃. 전상현이 무사 만루 위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한화의 추격을 잠재웠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전상현은 9회 선두 이재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지민이 탈삼진 1개 포함 3타자를 아웃 처리하며 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전상현은 5홀드째.
한화는 비록 패했지만 페라자가 21타석(18타수)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깨고 2루타 포함 2안타 1타점으로 침묵을 깬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진영과 김태연이 나란히 2안타 1타점, 이도윤이 3안타, 이재원이 2안타로 활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