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이정후(왼쪽). /AFPBBNews=뉴스1 |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한번 2루타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이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투수로 깜짝 등판한 포수를 상대하는가 하면, 2루타를 친 뒤에는 상대 선수와 영어로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펼쳐진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14경기에 출장, 타율 0.246(57타수 14안타) 2루타 2개, 1홈런 4타점 6득점 5볼넷 6삼진 1도루(1실패) 출루율 0.297, 장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630이 됐다.
이정후는 1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으나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1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 중이었던 탬파베이 선발 투수 라이언 페피엇을 상대로 한가운데 초구 94마일(150.69km)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이어 2구째 몸쪽 볼로 깊숙하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파울이 됐고, 3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빠지는 볼을 재차 때려냈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팀이 1-0으로 앞선 좀처럼 당하지 않는 삼진을 당했다. 먼저 페피엇의 87.7마일(141.15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높은 존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 중계상에는 공 반 개 정도 걸친 스트라이크로 나왔다. 이어 2구째 이번에는 가운데에서 살짝 높은 코스로 역시 같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이정후가 그냥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3구째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볼. 그리고 4구째. 페피엇이 뿌린 96.1마일(154.78km)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에 이정후의 배트가 헛돌아가면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올 시즌 6번째 삼진이었다. 게임데이상에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정확히 공 1개 정도 빠진 볼이었다.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
이정후의 2루타는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샌프란시스코가 2-1 리드를 잡은 가운데, 2사 주자 없는 상황. 여전히 마운드에는 탬파베이 선발 페피엇이 서 있었다. 이번에는 많은 공을 보지 않은 이정후였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어이없게 빠지며 볼이 됐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이정후의 몸쪽 낮은 코스로 88.8마일(143.97km) 슬라이더가 파고들었고, 이정후는 이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본 뒤 경쾌하게 배트를 돌리며 1루와 2루 사이를 훌쩍 넘겨버리는 타구를 날렸다. 전체적으로 내야진이 1루 쪽으로 치우치는 시프트를 펼쳤지만, 이정후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이정후는 타격하자마자 곧장 전력 질주를 펼친 뒤 2루에 무사히 안착했다. 이정후가 올 시즌 2번째 2루타이자,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린 순간이었다. 타구 속도는 106.5마일(171.98km). 발사각은 12도였다.
2루타를 친 뒤 상대 유격수인 호세 카발레로와 한동안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모습도 중계화면에 잡혔다. 천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 돔구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였다. 이정후의 설명에 카발레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방문한 시간에 포착된 장면이었는데, 꽤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후의 일취월장한 영어 실력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이정후는 후속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득점까지 올렸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아쉽게 범타로 물러났다. 팀이 6회에만 3점을 뽑으며 7-1로 점수 차를 벌린 가운데, 1사 2, 3루 기회에서 이정후가 네 번째 타석에 섰다. 탬파베이 투수는 우완 크리스 데벤스키. 이정후는 초구 낮게 볼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하나 그냥 지켜봤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92.2마일(148.56km) 패스트볼이 정확하게 들어왔다. 이정후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배트를 휘둘렀으나, 유격수 직선타가 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 과정에서 2루 주자 패트릭 베일리가 귀루에 실패, 더블 플레이로 연결되고 말았다.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이정후(왼쪽). /AFPBBNews=뉴스1 |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팀이 10-1로 크게 앞선 8회 1사 2루 기회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탬파베이는 포수인 벤 로트벳을 마운드에 올린 상황. 마치 캐치볼을 던지는 자세로 공을 던졌다. 초구 80.5마일(129.94km) 패스트볼에 이어 2구째 63.8마일(102.99km) 체인지업이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채 볼카운트 1-1이 됐다. 3구째는 83.5마일(134.86km) 속구가 바깥쪽 볼 코스에 들어갔다. 그리고 4구째 한가운데 높은 볼로 들어온 83.2마일(134.28km)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1루 땅볼로 아웃됐다.
━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드(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에이스로 이 경기 전까지 승리 없이 1패를 기록 중이었던 로건 웹이었다.
이에 맞서 탬파베이는 얀디 디아즈(1루수)-랜디 아로자레나(좌익수)-리치 팔라시오스(우익수)-아이작 파레데스(3루수)-해롤드 라미레즈(지명타자)-커티스 미드(2루수)-호세 카발레로(유격수)-호세 시리(중견수)-벤 로트벳(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라이언 페피엇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부터 선취점을 뽑으며 탬파베이의 기선을 제압했다. 1사 후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8구 승부 끝에 좌중간 안타를 친 뒤 2사 후 콘포토의 우익선상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1-0) 그러자 탬파베이는 3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시리의 우전 안타와 후속 로트벳의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디아즈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쳤으나, 이 사이 3루 주자 시리가 홈인, 점수는 1-1이 됐다.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이정후의 주루 모습. |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맹공이 펼쳐졌다. 4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좌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2-1) 5회에는 이정후가 득점에 성공했다. 2사 후 이정후가 2루타로 출루한 뒤 후속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우중월 투런 홈런 때 득점에 성공, 5-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와 7회 각 3점씩 뽑으며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콘포토와 후속 채프먼이 나란히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에스트라다마저 6구째 볼넷 출루에 성공, 무사 만루 기회를 포착했다. 여기서 야스트렘스키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친 뒤 다음 타자인 베일리도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치며 8-1을 만들었다. 이어 7회에는 큰 것 두 방으로 3점을 추가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레어가 좌중월 솔로포를, 2사 1루에서는 에스트라다가 좌월 투런포를 각각 작렬시켰다.(11-1) 탬파베이는 8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핀토가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으나,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맷 채프먼이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12-2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샌프란시스코는 6승 9패를 마크했으며, 전날(13일) 패배를 깔끔하게 설욕했다. 반면 탬파베이는 3연승을 마감하면서 8승 7패를 마크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
|
샌프란시스코 선수들. /AFPBBNews=뉴스1 |
|
이정후. /AFPBBNews=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