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믿음에도 남몰래 자책했다' KIA 김도영, 타율 0.426-9타점 대폭발! LG-한화 상대 6연승 견인
입력 : 2024.04.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상대로 유독 실투가 없었어요. 그래도 다른 지표니 곧 펄펄 날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3월 한 달간 타구 속도도 타구질도 모두 괜찮았다. 다만 에이스들이 나오는 개막 첫 주에 그 흔한 실투조차 오지 않았기에 3월 타율 0.154(26타수 4안타)의 저조한 성적에도 KIA 타이거즈의 모두가 김도영(21)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계속된 타격 부진에 수비마저 흔들리자, 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KIA 이범호 감독은 직접 김도영을 감쌌다. 이 감독은 지난 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김도영은 수비에서도 좋은 능력을 갖췄다. 본인 스스로 실수를 인지했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부진한) 공격의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잘 맞은 타구도 많이 잡혔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안 맞다가도 잘 맞는 타이밍이 온다"면서 "김도영은 공수 모두에서 우리 팀을 이끌어줄 선수다. 앞으로 (김)도영이의 수비로 이기는 경기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믿음이 성적으로 나타난 한 주였다. 김도영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벼락같은 홈런포로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초 높게 들어오는 리카르도 산체스의 시속 146㎞(티빙 중계화면 기준)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이글스파크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110m의 시즌 4호 포였다. 4회 초 1사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중간 안타로 시즌 5번째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한화에 5-2로 승리, 6연승을 질주했다. 이번 주 KIA는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류현진(37)의 가세로 기세등등한 한화를 대전에서 상대해야 했다. 지난주를 삼성 라이온즈에 2연패로 마무리했고, 주전 유격수 박찬호(29), 좌완 영건 이의리(22), 백업 유격수 박민(23)과 윤도현(21)마저 줄부상을 당하면서 분위기는 최악이었기에 결과는 더욱더 반전이었다.

김도영(왼쪽)이 14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왼쪽)이 14일 대전 한화전 1회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그 중심에 KIA의 리드오프로 올라선 김도영이 있었다. LG와 홈 3연전부터 리드오프를 맡은 김도영은 이번 주 타율 0.462(26타수 12안타) 3홈런 9타점 6득점 4도루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연승을 견인했다. 한화와 첫 두 경기에서는 3번에 배치돼 중심 타자로서 중책을 맡았으나, 결정적인 타점을 잇달아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오프 시즌부터 준비한 멘털 관리가 마침내 빛을 발하는 듯하다. KIA는 올 시즌부터 심리 상담 전문의를 초빙해 일대일 심리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KIA는 프로그램의 목적으로 "과도한 부담감과 경쟁의식으로 인해 선수가 심리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낄 경우 상담을 통해 안정을 취하고 기량을 되찾게 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도영은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분리하는 법을 배우려 했다. 안 좋은 수비 또는 공격이 그다음 공격과 수비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시련도 많았다. 현재까지 친구 황동하(22)의 마지막 1군 경기가 된 2일 수원 KT전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황동하는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0자책점)을 기록했다. KIA가 1-6으로 뒤진 8회 말 1사 1, 2루에서 김도영은 배정대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해 2루 주자 장성우가 홈을 밟는 것을 허용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볼넷과 김민혁의 싹쓸이 좌중간 2루타가 터지면서 KIA는 대량 실점을 허용, 6-10으로 패한 바 있다.

당시 김도영은 "올 시즌 멘털 코칭을 받으면서 수비를 할 때는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집중하고 있다. 전날(2일) 경기에서 (황) 동하가 올라왔는데 그동안 내가 수비나 공격에서 친구로서 도움을 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힘이 들어갔다. 내게 타구가 오면 무조건 꼭 처리하자고 생각했는데 이게 독이 된 것 같다. 다른 투수가 서 있었다면 똑같이 처리했을 텐데 동하에게 꼭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책 이후 더 많은 훈련을 자청했다. 생각이 많다면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체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김도영은 "지난해에도 타격 부진이 수비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잘 안됐다. 올해는 안 좋은 생각을 할 때 루틴을 따로 만들었다"며 "타격과 달리 수비는 계기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타구에 다리가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펑고를 많이 받으려 한다. 3루에는 빠른 타구가 많이 온다. 그 짧은 시간에 생각보단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었다.

어린 호랑이가 절치부심한 대가는 팀이 가장 힘들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때 터졌다. 파죽의 6연승으로 14승 4패를 기록한 KIA는 2위 NC 다이노스와 1.5경기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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