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필요한 때' 주전 경쟁 밀린 KIM, 시즌 말미 추진력 다한 SON, 부상에 발목잡힌 HWANG…쉬운 시즌 하나 없다
입력 : 2024.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코리안 리거들이 쉽지 않은 시즌 말미를 보내고 있다.

2023-2024시즌 초반, '역대급' 코리안 리거들의 시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큰 걱정과 함께 해리 케인과 작별한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새 파트너 제임스 매디슨을 만나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SSC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주전 경쟁이 아닌 '혹사'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뮌헨의 확고한 주전이 됐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주포'로 떠올랐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지난해 10월 맞붙어 후반 26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146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 6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리그 10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구단의 간판스타가 됐다.

2024년 1월 이들은 카타르에 모였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다시 합을 맞췄다.

[OSEN=알라이얀(카타르), 지형준 기자]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들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고 한국은 4강에서 다시 좌절을 맛봤다.

약 한 달 간의 아시안컵 이후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 선수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뮌헨의 뒷문을 책임졌던 김민재는 '굴러온 돌' 에릭 다이어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쳤고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는 치열한 5~6위 경쟁에 임하게 됐다. 황희찬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공백기가 생겼다.

힘빠진 토트넘과 SON, 아스날-첼시-리버풀-맨시티 만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토트넘은 지난 13일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에서 홈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0-4로 완패했다.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에게 4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떨어졌다. 빌라는 뒤이어 펼쳐진 경기에서 '우승 후보' 아스날을 잡아내면서 달아났다. 토트넘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손흥민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손흥민은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58분만 뛰고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체됐다. 손흥민이 60분도 뛰지 못하고 교체된 것은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손흥민은 84%(16/19)의 패스 성공률, 기회 창출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3회만 기록한 채 교체아웃됐다.

공격에서도 아무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한 손흥민은 터치나 볼 플레이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두 번의 실책이 그대로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특히 선제골이 너무 허무하게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후 런던 지역지 '풋볼 런던'은 토트넘 선수들의 평점을 매겨 공개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가장 낮은 3점을 부여받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매체는 "주장 손흥민에게는 좋지 않은 날이었다. 가운데서 공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토트넘은 그가 공을 잃은 뒤 두 골을 실점했다. 경기 도중 교체됐다"라며 손흥민의 경기를 총평했다.

다시 4위 싸움이 불투명해진 토트넘은 연달아 리그 강호들과 만난다. 오는 28일 아스날과 맞붙은 후 5월 3일엔 첼시를 상대하고 6일에는 리버풀과 만난다. 11일 번리를 상대한 후 15일 맨체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그야말로 '죽음의 일정'이다.

한 가지 위로할 점은 토트넘이 이번 시즌 우승 경쟁을 펼치는 세 팀(아스날, 리버풀, 맨시티)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아스날전에선 2-2 무승부를 거뒀고 10월 리버풀과 경기에서는 2-1로 승리했다. 12월 맨시티 원정에선 6골을 주고받으며 3-3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손흥민은 아스날전 멀티 골을 기록했고 리버풀전과 맨시티전엔 선제골을 때려넣었다. 강팀을 상대로 오히려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손흥민이다. 

뉴캐슬을 만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토트넘이 강팀들과 연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

김민재와 '굴러온 돌' 다이어, 떠나는 투헬...흔들리는 뮌헨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23-2024시즌 김민재-해리 케인을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월드 클래스 선수를 영입한 토마스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도 일찍이 탈락했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결국 뮌헨은 지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행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1위 추격은 완전히 실패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15일 새벽 베르더 브레멘을 5-0으로 완파하면서 자력으로 리그 조기 우승에 성공했다. 뮌헨이 리그 29경기에서 20승 3무 6패의 성적을 내는 동안 레버쿠젠은 25승 4무를 기록, 엄청난 기세로 리그 타이틀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다.

일찍이 결별을 발표한 뮌헨의 치명적인 패착일까. '유통기한'이 정해진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는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로도 집중력은 형편없었다.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필드 위에 서 있던 11명 모두 집중력을 잃었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선수는 김민재. 투헬 감독은 다이어-더 리흐트로 구성된 수비 조합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고 김민재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다. 

시작은 챔피언스리그였다. 지난 3월 6일 SS 라치오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벤치에 두는 대신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김민재에겐 낯선 주전 경쟁이다. 지난 2021년 페네르바체 SK에 입단한 뒤 2022-2023시즌 SSC 나폴리에서도 입단과 동시에 주전으로 활약한 김민재다.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지난 시즌에는 기복 없는 수비 실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수비수들을 배출해왔던 이탈리아 무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김민재의 이름이 나왔다.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김민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최종 후보 30인 중 유일한 아시아 국적이었던 그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번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낸 김민재는 다음 시즌 부임할 새 사령탑과 함께 다시 주전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뮌헨은 현재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대표팀 감독과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감독, 휴식 중인 지네딘 지단 감독을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황희찬의 가장 큰 적은 '부상'...전반기와 180도 달라진 후반기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황희찬은 이번 시즌 제대로 불을 뿜었다. 리그에서 10골을 꽂아 넣으면서 시즌 초반 득점왕 경쟁에 이름을 함께했다. 

지난 10월 황희찬은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처음으로 울버햄튼 소속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그는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전까지 쭉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거가 되는 것은 나의 꿈이었다. 대한민국에도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난 아직도 내가 이 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난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매일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확실한 결정력으로 구단의 승점을 책임지는 핵심 공격수가 된 황희찬은 동료들로부터 굳센 믿음도 받았다. 그는 울버햄튼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러나 이번 시즌에도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25라운드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을 만났다. 공격포인트 없이 88분을 소화한 뒤 교체아웃됐다. 경기 중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공격 기회를 여러번 만들어내는 등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팀도 2-1로 승리해 분위기를 올렸다. 

문제는 FA컵 16강이었다. 브라이튼과 만난 황희찬은 후반 8분 햄스트링 부상 재발로 쓰러졌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기에 더 아쉽게 느껴진 그의 부상이다. 정밀 검사 후 3월 A매치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4월 초까지 뛸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황희찬이 그라운드로 돌아온 것은 지난 13일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그 맞대결. 당시 황희찬은 후반 14분 교체로 투입돼 약 30분을 소화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전반기 보여줬던 군더더기 없는 결정력을 보기이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다음 상대는 우승 경쟁에서 주춤한 아스날이다. 황희찬이 아스날을 상대로 득점 감각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