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점라이온즈→홈런 군단' 변신, 삼성 승리공식 찾았다 '선발 5이닝만 부탁해'
입력 : 2024.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14일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14일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2승 후 8연패. 최악의 부진을 겪은 삼성 라이온즈가 완연한 반등세를 그리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6승 2패로 중위권 도약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은 19경기를 치른 현재 8승 10패 1무를 기록 중이다. 공동 5위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는 단 반 경기 차이다. 시즌 초반 8연패와 함께 드리웠던 먹구름은 완전히 걷혔다.

시즌 초반, 특히 8연패 기간 삼성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 기간(1무 포함) 9경기에서 25득점, 경기당 평균 3점도 내지 못했다. '삼점 라이온즈'라는 별명도 과분한 최악의 흐름이었다. 반면 투수진은 9경기에서 66실점을 했다. 승리를 기대하는 게 요행처럼 느껴졌다.

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 클로저였던 김재윤과 임창민을 데려왔고 오승환도 지켜냈지만 좀처럼 이들을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 지난달 27일 LG전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였다.

이재현은 어깨 수술 이후 재활 중이었고 류지혁은 27일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손상으로 재활, 전병우는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출산 휴가로 인해 미국 보스턴을 다녀오며 자리를 비웠다.

지난해 맹활약했던 김성윤은 극심한 부진 끝에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2년 연속 부침을 겪고 있는 오재일도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한 김지찬(타율 0.219)은 타격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급격히 살아난 분위기 속 홈구장을 찾아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삼성 팬들.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근 급격히 살아난 분위기 속 홈구장을 찾아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삼성 팬들. /사진=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갑자기 다른 팀이 된 것 같은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6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5연승을 달렸다.

엄청난 타선의 힘으로 일군 상승세다. 최근 8경기에서 6승(2패)을 챙기면서 삼성은 56점을 챙겼다. 경기당 평균 7득점. 연패에 빠졌던 기간(3득점 이하)과 비교하면 얼마나 타선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특히나 홈런포로 재미를 봤다. 삼성은 지난 시즌 88홈런으로 이 부문 8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19경기에서 17홈런을 날리고 있는데 최근 8경기에서만 13홈런을 날렸다.

더 고무적인 점은 특정 타자들에게 쏠린 것이 아닌 9명에게서 고루 나온 홈런포라는 점이다. 특별히 거포로 분류되지 않은 타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반갑다.

선발 투수들의 활약은 아쉬웠다. 원태인이 2차례, 데니 레예스가 한 차례 5이닝 이상씩을 버텼을 뿐 나머지 5경기에선 모두 선발이 조기 강판됐다. 그럼에도 6승을 챙겼다는 건 삼성 타선이 얼마나 불을 뿜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14일 경기에서 멀티홈런을 날린 이성규(왼쪽)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14일 경기에서 멀티홈런을 날린 이성규(왼쪽)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여기엔 불펜진의 고른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발진이 빠르게 무너졌으나 클로저 삼총사 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을 위시한 불펜진이 잘 버텨줬다. 올 시즌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5.48로 9위였는데, 6.31의 선발진에 비해 불펜은 4.67로 훨씬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단연 필승조의 활약이 돋보였다. 오승환은 9경기(10이닝)에서 1승 2패 3세이브, ERA 2.70, 김재윤은 10경기(13이닝)에서 2승 1패 2홀드, ERA 2.77, 임창민은 10경기(10⅔이닝) 4홀드, ERA 0.84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최하늘도 9경기(13⅓이닝)에서 단 1점만 내주며 1승, ERA 0.68로 짠물 투구를 펼쳐주고 있고 지난해 트레이드돼 부진했던 김태훈도 11경기(13이닝)에서 ERA 2.08로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언제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리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타격엔 사이클이 있고 불펜진은 과부하가 지속된다면 연쇄 붕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해법은 선발에서 찾아야 한다.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선발 투수가 5이닝만 버텨줘도 충분하다. 혹여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이 임무를 마쳐도 뜨거운 화력으로 뒤집기가 가능한 분위기다.

불펜진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적생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불펜진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적생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4경기에서 2승 1패 ERA 3.38을 기록 중인 원태인을 제외하고는 안정감 있는 투수가 없다. 레예스와 시볼드는 각각 ERA 5.31과 6.86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레예스가 최근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한 것이 위안거리다.

백정현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이승민과 이호성은 도합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5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 부진이 적응기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들이 5이닝 이상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해주기만 해도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제 아무리 불펜의 힘이 강하고 타선이 막강하다고 하더라도 선발진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언제라도 연쇄 붕괴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16일엔 대구 홈경기에 시볼드가 등판한다. 상대 선발은 올 시즌 첫 등판하는 박소준. 선발 무게감에서 부족할 게 없는 만큼 시볼드로선 대등한 경기 속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불펜진에게 공을 넘기는 게 최우선 과제다.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코너 시볼드. 16일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코너 시볼드. 16일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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