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두 천재를 언제나 허락할까?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입단 3년 째를 맞아 대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5일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30m짜리 중월 솔로포를 터트려 4월에만 10개의 홈런과 11도루를 성공시켰다. KBO리그 출범 43년 만에 첫 월간 '10-10 클럽'을 달성했다. 본인이 아니면 앞으로도 재작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쳤다하면 총알 타구에 대형 홈런이다. 130m짜리 홈런을 쉽게 만들어내는 등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가 되었다. 4월에 10홈런과 11도루를 성공했으니 20홈런-20도루는 기본이고 30홈런-30도루까지 기대받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세계 최초로 50홈런과 50도루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이다.
타격은 정점에 오르면 바닥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 사이클이 있다. 상대 배터리들이 집요하게 약점을 공략하고 유인구 등 경계모드에 들어가면 추세가 떨어질 수 있어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은 있다. 동시에 21살의 어린 나이인지라 타격 기술의 진화속도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수도 있어 기대감도 남다르다.
타율 3할3푼3리, 10홈런, 26타점, 23득점, 1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5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최원준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으나 나머지는 팀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팀은 역대 최단기간 20승을 올리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타선에 불을 확 지르는 김도영의 화끈한 타격 덕택이다.
펄펄 나는 김도영을 보면서 부상으로 또 쓰러진 동기생 윤도현도 오버랩 되고 있다. 윤도현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와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괴력의 스윙으로 대형 홈런을 날렸다. 입단 2년동안 부상으로 1군은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제야말로 고교 라이벌 김도영과 함께 1군에서 재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했다.
당당히 캠프 MVP에 선정됐다. 타격에 매료된 이범호 감독도 개막 1군 요원으로 점찍을 정도였다. 김도영도 "올해는 도현이가 진짜 잘할 것 같다. 진짜 재능충은 내가 아니라 도현이다. 되게 야구를 잘해서 경기 나가면 칠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든다. 그래서 도현이는 잘해야 될 선수가 아니라 잘할 것 같다는 선수로 뽑고 싶다. 도현이랑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며 응원했다.
하늘은 두 천재를 함께 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캠프 막판 타격훈련 도중 옆구리에 이상 증세를 보여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개막도 재활군에서 맞이했다. 드디더 2군 실전에 투입되자 이 감독은 영상을 직접 챙기며 관심을 보였다. 2~3 경기 실전을 거쳐 1군에 발탁할 태세였다. 그러나 상무와의 경기에서 3루타를 치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중수골 골절상을 당했다. 첫 해 시범경기에서 다친 부위였다.
천재 친구가 인정한 재능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또 미루어졌다. 친구의 대폭발을 지켜보면서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동시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자극제로 삼을 수도 있다. 아직은 어린 나이이다. 세 번째 시련을 당해 다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두 명의 천재타자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도 연출할 것이다. 하늘이 허락한다면 말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