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지금의 KBO 리그 홈런왕 최정(37·SSG 랜더스)이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공수겸장 최정은 땀방울로 만들어졌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 후 "재밌는 게 있으면 좀 잘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날 최정은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한방으로 최정은 이승엽(48)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넘기는, 통산 46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유신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최정은 첫 시즌 한 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대포 생산에 나선 그는 올 시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고, 다음해 9월 30일 문학 삼성전에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점차 홈런 수를 늘려가던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7년 46홈런까지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하던 그는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에 이어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8월 9일 문학 NC전에서는 45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고교 시절부터 이영민 타격상(2004년)을 차지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은 최정은 프로 2년 차인 2006년 92경기에서 12홈런을 터트리며 '소년장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에는 주로 1루수로 나섰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였던 일본인 타자 시오타니 가즈히코(50)가 핫코너를 차지했고, 부상으로 퇴출된 이후에도 최정이 3루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시즌을 앞두고 SK에 부임한 김성근(83) 감독이 '지옥훈련'을 진행했고, 최정은 이를 모두 소화하며 곧바로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그는 8번의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통해 공수를 겸비한 핫코너 자원으로 인정을 받았다.
김 감독의 수비 훈련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손수 치는 펑고를 받다가 흙으로 더럽혀진 선수들의 유니폼과 얼굴은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 '밈'이 됐다. SK 시절에는 자세 교정을 위해서 타이어를 목에 걸고 수비훈련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정은 "김성근 감독님 때 수비(훈련) 많이 했지 않나. 그때 '수비도 기술이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수비가 늘어나는 게 느껴지니까 힘들다는 소리를 안하고 다 했던 것 같다. 재밌었다"고도 했다.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지면서부터 고통의 훈련이 아닌, 재미로 승화시킨 것이다.
대선수가 된 지금도 최정은 루틴처럼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SSG 관계자는 "(김)성현이와 (김)광현이한테 최정의 장점을 물어봤더니, 아직도 경기에 나가면 긴장하고 떨려서 그걸 없애기 위해 타격과 수비훈련을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더라"고 전했다.
심지어 타격에서도 12년 전에 찾은 감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최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을 언급하며 "2012년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뀌게 한 터닝포인트 홈런이 있다"며 "넥센(현 키움)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 볼을 쳐서 센터로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홈런은 지난 2012년 9월 9일 홈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1로 맞서던 3회 말 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쳐 만든 중월 투런 홈런이었다.
최정은 "당시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자고 했다"며 "그 감을 안 잊으려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금도 유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감을 잊기 싫어서 계속 생각하고 연습하고, 시합 때도 그런 느낌으로 치려고 계속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겸손도 잊지 않았다. 자신에 대해 "엄청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기술 향상을 위해 엄청 했다"고 말한 최정은 "남들도 똑같이 하는 노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최정을 지켜본 인물들의 말은 달랐다. 20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조동화(43) SSG 주루코치는 " 최정이 '천재형이냐 노력형이냐' 했을 때 노력형 선수인 것 같다. 정말 고민 많이 하고 어느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이다"고 했다. 친동생인 최항(30·롯데 자이언츠)은 "어렸을 때 집에 오자마자 옥상에서 혼자 훈련하던 형의 모습이 뇌리에 스친다. 그런 걸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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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오른쪽)과 김성근 감독. |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하는 최정(아래). |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 후 "재밌는 게 있으면 좀 잘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날 최정은 팀의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회 초 상대 선발 이인복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 한방으로 최정은 이승엽(48)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을 넘기는, 통산 46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유신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최정은 첫 시즌 한 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대포 생산에 나선 그는 올 시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랐고, 다음해 9월 30일 문학 삼성전에서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점차 홈런 수를 늘려가던 최정은 2016년 40홈런을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2017년 46홈런까지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하던 그는 2016년 200홈런, 2018년 300홈런에 이어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8월 9일 문학 NC전에서는 45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2005년 신인 시절의 최정.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갈무리 |
하지만 2007시즌을 앞두고 SK에 부임한 김성근(83) 감독이 '지옥훈련'을 진행했고, 최정은 이를 모두 소화하며 곧바로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그는 8번의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통해 공수를 겸비한 핫코너 자원으로 인정을 받았다.
김 감독의 수비 훈련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손수 치는 펑고를 받다가 흙으로 더럽혀진 선수들의 유니폼과 얼굴은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 '밈'이 됐다. SK 시절에는 자세 교정을 위해서 타이어를 목에 걸고 수비훈련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정은 "김성근 감독님 때 수비(훈련) 많이 했지 않나. 그때 '수비도 기술이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는 "수비가 늘어나는 게 느껴지니까 힘들다는 소리를 안하고 다 했던 것 같다. 재밌었다"고도 했다.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지면서부터 고통의 훈련이 아닌, 재미로 승화시킨 것이다.
김성근 감독(왼쪽)이 SK 시절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최정과 포옹하고 있다. |
심지어 타격에서도 12년 전에 찾은 감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최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을 언급하며 "2012년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뀌게 한 터닝포인트 홈런이 있다"며 "넥센(현 키움)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 볼을 쳐서 센터로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홈런은 지난 2012년 9월 9일 홈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1로 맞서던 3회 말 가운데 패스트볼을 받아쳐 만든 중월 투런 홈런이었다.
최정은 "당시에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자고 했다"며 "그 감을 안 잊으려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금도 유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감을 잊기 싫어서 계속 생각하고 연습하고, 시합 때도 그런 느낌으로 치려고 계속 했다"고 했다.
SSG 최정이 타격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
하지만 주위에서 최정을 지켜본 인물들의 말은 달랐다. 20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조동화(43) SSG 주루코치는 " 최정이 '천재형이냐 노력형이냐' 했을 때 노력형 선수인 것 같다. 정말 고민 많이 하고 어느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이다"고 했다. 친동생인 최항(30·롯데 자이언츠)은 "어렸을 때 집에 오자마자 옥상에서 혼자 훈련하던 형의 모습이 뇌리에 스친다. 그런 걸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SSG 최정(오른쪽)이 24일 사직 롯데전 종료 후 동생 최항(롯데)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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