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안타가 '연패 탈출' 결승타라니... 당찬 165㎝ 신인, ''중요할 때 타점 올리고 싶다'' 소망을 현실로 바꿨다
입력 : 2024.05.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SSG 정준재가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처음 콜업된 후 인터뷰에 임했다.
SSG 정준재가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처음 콜업된 후 인터뷰에 임했다.
"1군에서 해보고 싶은 거요? 음... 첫 안타도 중요하고 도루도 중요하지만, 타점을 제일 해보고 싶습니다."
"(왜 타점이에요?) 중요한 순간에 깔끔하게 쳐서 타점을 올리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5월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정준재(21·SSG 랜더스)의 표정은 그렇게 해맑을 수 없었다.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된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정준재는 상인천초-동인천중-강릉고 졸업 후 동국대로 진학해 얼리 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 5라운드 50순위로 SSG에 지명받았다.

올해 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박지환(19)과 함께 가장 먼저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야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165㎝로 키는 작지만,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홈에서 1루까지 4초 안에 끊는 폭발적인 주력이 매력적이었다. 대만 스프링캠프서 SSG 이숭용(53) 신임 감독은 뛸 선수가 최지훈(27) 외에는 마땅히 없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로 정준재를 꼽았다. 더 나아가 정준재를 올해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서 중용할 뜻을 밝혔었다. 어쩌다 보니 4월 30일 대전 한화전서 공에 맞아 왼쪽 손가락 골절상을 당한 박지환과 바톤 터치하는 식으로 올라오긴 했으나, 어떻게든 1군에 올라올 선수였다는 이야기다.

지난 3일 인천 NC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팀이 3-18로 크게 지고 있는 8회 초 유격수 박성한을 대신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그 경기 8회 말에는 타석에도 서 1사 3루에서 1루 쪽 땅볼 타구로 프로 첫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SSG의 계속된 부상 악재 탓에 생각보다 선발 출전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내야수 김성현(37), 박지환이 이탈했고 외야수 한유섬(36), 추신수(42)도 잇따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자연스레 대타 자원들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고 유망주들이 그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과정이 이어졌는데 7일 잠실 LG전이 그러했다.

SSG 정준재가 7일 잠실 LG전 4회초 1사 1루서 데뷔 첫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정준재가 7일 잠실 LG전 4회초 1사 1루서 데뷔 첫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9번 타자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정준재는 최근 상승세로 LG 1선발 평가를 받은 우완 최원태(27)를 상대했다. 최원태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순으로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보기 힘든 변화구를 던지는 통에 3번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첫 타석만 보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정준재는 콘택트가 좋은 타자들이 많은 SSG에서도 간결한 스윙 메커니즘으로 강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생산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첫 타석에서 최원태의 변화구 궤적을 가늠한 정준재는 4회 초 1사 1루에서 슬라이더 3개를 먼저 지켜봤다. 그리고 5구째 슬라이더가 3구째와 비슷한 코스로 다시 오자 가볍게 방망이를 휘둘러 좌중간 외야로 향하는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후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LG 중견수 박해민은 무리한 홈 송구 대신 2루를 선택했으나, 정준재의 발이 더 빨랐다. 0-0의 균형을 깨는 1타점 적시 2루타였다.

이후 SSG는 추가점을 내고 LG의 추격을 저지하면서 4-2로 이기면서 이때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됐다. 쉽지 않은 매치업에서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SSG는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 홈 2연전에서 김광현(36), 로에니스 엘리아스(36) 원투펀치를 내고도 무려 27점을 주고 2연패에 빠졌었다. 설상가상으로 NC와 시리즈 기간에 고효준(41), 한유섬, 추신수 등 핵심 베테랑들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1선발을 앞세운 디펜딩 챔피언은 절대 쉽지 않았다. 더욱이 이 경기 전까지 SSG는 LG에 6연패 중이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소망을 현실로 바꾼 꼬마 신인은 비슷한 키(163㎝)로 KBO 리그를 휘젓는 김지찬(23·삼성)처럼 SSG의 돌격대장이 되고자 한다. 정준재는 "김지찬 선배님의 플레이를 볼 때 '나도 키가 작은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본받을 게 많은 선배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스트라이크까진 내가 노리는 공만 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 한다. 건드려 놓으면 뛰는 건 자신 있다. 평소처럼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 한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SSG 정준재가 7일 잠실 LG전서 타석에 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정준재가 7일 잠실 LG전서 타석에 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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