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 뿐만 아니라 발로란트에서도 두 e스포츠 명가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하다.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 퍼시픽 스테이지 1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팀 젠지와 T1이 결승 길목에서 만났다. 오는 11일 결승 진출전서 맞대결을 펼치는 젠지와 T1은 승리할 경우 페이퍼 렉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젠지가 T1과 페이퍼 렉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지난 2월 종료된 킥오프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한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알파조 1위를 기록하며 미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른 젠지는 지난 4일 진행된 2라운드에서 T1에 1대2 패배를 당하면서 하위조로 내려가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젠지는 승률이 굉장히 높았던 '어센트'를 1세트에 선택하면서 2대0 승리를 노렸지만 초반부터 T1의 노림수에 당하며 시종일관 끌려다니다가 패배, 최종 세트 스코어 1대2로 패하면서 하위조로 내려갔다.
T1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젠지의 강근철 감독은 저조한 경기력이 나온 이유로 전략 노출과 힘든 일정을 뽑았다. 강근철 감독은 "킥오프 대회부터 마스터스 마드리드, 스테이지 1까지 거의 쉬지 못했기에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기를 치르다보니 전략 노출이 많이 된 부분도 크다"라고 평가했다.
T1은 플레이오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VCT 퍼시픽에서 정규 리그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1라운드부터 하위조 결승까지 치고 올라왔고 챔피언스 로스앤젤레스까지 참가했다. 이번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그룹 스테이지에서 2승4패를 기록하며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미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알파조 2위 팀 시크릿, 2라운드에서는 알파조 1위 젠지를 잡아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한 T1은 VCT 퍼시픽에서 가장 먼저 마스터스 상하이 진출을 확정짓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T1의 강점은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선수들이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실행한다는 점이다. 젠지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 나선 윤으뜸 감독은 "그룹 스테이지 이후 방향성과 플레이 스타일, 구조, 연습 방법 등을 바꾸려고 했다. 연습 경기를 통해 어떤 부분이 좋은지 찾기는 어려웠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실전에서 보여줬다"라고 말하며 플레이오프 선전 이유를 밝혔다.
T1에게 패하며 하위조로 내려간 젠지는 하루 뒤에 DRX와 벼랑 끝 승부를 펼쳤고 짜릿하게 역스윕으로 승리했다. 젠지는 T1전에서 보여줬던 '거점 확보 과정에서의 불안정성'과 자잘한 실수들에 대한 피드백이 잘 이뤄졌고 높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후반 뒷심을 보여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준 젠지는 결승 진출전 출전권과 함께 마스터스가 열리는 상하이행 티켓도 손에 넣었다.
1주일 동안 정비 기간을 가진 젠지와 T1은 오는 11일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결승 진출전에서 최종 승부를 펼친다. 킥오프 우승에 이어 마스터스 마드리드 준우승까지 거두며 '퍼시픽 최강 팀' 타이틀을 얻은 젠지가 2라운드 패배에 대한 복수에 성공할지, 아니면 T1이 다시 한 번 젠지를 꺾으며 발로란트 팀 창단 이래 첫 결승전 진출이라는 경사를 맞이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과 12일 연이어 열리는 VCT 퍼시픽 스테이지 1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은 5전3선승제로 치러진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