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범죄도시4'의 허명행 감독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범죄도시4'의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오리지널 멤버로 전편의 무술을 담당했던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아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무술 감독을 할 때는 (극장에) 서너 개 걸리는 영화의 액션을 제가 다 할 때도 있었고, 그거에 대해 큰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제가 연출한 작품이니까 기분이 남다르긴 하다"라고 밝혔다.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4'의 연출에 참여한 데 대해 "넷플릭스 영화 '황야' 작업할 때 촬영장에서 (마) 동석 형님이 부르시더니 '범죄도시3' 찍고 '범죄도시4'를 연달아 촬영할 건데 전작을 찍었던 이상용 감독이 시간상으로 다 할 수 없으니까 감독을 찾고 있다고 하셨다"며 "그 와중에 저랑 촬영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편의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허명행 감독은 "의뢰받았을 때는 '범죄도시3'이 촬영 전이었다. '범죄도시' 1편과 2편이 잘 됐고, 저는 무술감독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축하했던 상황이다. 단순하게 3편은 만들지도 않았을 때니까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았고, 어떤 방향으로 만들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추측인데 '황야'를 12회차 정도 찍을 때였는데 액션을 찍는 게 아니라 드라마 분량을 찍었다"며 "(마) 동석이 형이 '좀 찍는구나' 싶어서 제안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정확히 여쭤보진 않았고, 저 혼자만의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허명행 감독은 "오히려 부담은 욕심인 것 같다. 제가 할 걸 다 했고, 기다리고 있어서 부담을 느낀다고 하면 더 이상하다.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평정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연출이 아닌 제작에 꿈이 있었다고. 허명행 감독은 "제작사를 설립해서 운영한 지는 10년 정도 됐다. 다만, 영화가 세상에 나오진 못했고, 감독님과 시나리오 작업, 캐스팅까지 마쳤는데 안 된 경우도 있다"며 "연출 제안이 들어온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제가 연출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진행이 잘 안되다 보니까 연출을 하면서 제작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과정에서 (마) 동석이 형이 저를 감독 데뷔시키려고 노력하셨고, '황야' 연출 제안을 먼저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연출하니까 즉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수월하고, 좋았다. 연출을 '황야'와 '범죄도시4'까지 두 편했는데 맞다, 아니다를 말하기는 이르다. 다만, 무술감독을 하면서 연출자들과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까 알게 모르게 트레이닝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동석과의 인연은 20년 전,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부터 시작됐다는 허명행 감독은 "영화를 제작 중인 마동석을 보면서 '10년 전에 내가 성급하게 덤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공이 부족했고, 좀 어설펐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생각만 좀 앞서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는 잘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의 '열정'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끝나고, 인천에 도착해서 헤어졌는데 한 시간 만에 저한테 작품에 대한 내용을 장문의 카톡으로 보내시더라"라며 "그땐 헛웃음이 다 나왔다. 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시고, 중요한 건 머리가 비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톤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아이디어도 많으시다. 형이고, 제작자이기 때문에 (영화의) 톤을 벗어나서 의견을 던진다고 하면 힘들 텐데 그렇지 않고, 요점을 잘 알고 던지시는 거라서 거의 다 플러스 요인이 된다. 거기서 제가 완급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명행 감독은 연출에 있어 가장 신경쓴 부분에 대해 "각 캐릭터의 구조에 대해 고민했다. 성공한 장이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장동철 같은 경우도 피터팬 콤플렉스처럼 그렸다. 아직 어린 아이 같은 면모가 있고, 자기애도 투철해서 집에 자화상이 걸려있다. 미술, 의상적인 부분도 화려하게 했다"며 "백창는 완전 누아르 장르처럼 찍었고, 마석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액션적으로, 코믹으로도 좀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 입장에서는 마석도와 백창기의 대결이 가장 궁금할 부분이기 때문에, 빌런 캐릭터를 전편과 차별화 하려고 했다. 악다구니로 싸우는 게 아니라 냉정하고, 나름대로 싸움의 기술이 있는 설정으로 가면 변별력이 있을 것 같았다. 백창기의 아지트 신을 좀 더 신경 써서 만들었다"며 ""고 말했다.
허명행 감독은 빌런 역할을 맡은 김무열에 대해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김무열은) 다재다능하다. 백창기 캐릭터 안에서 조금 더 테크닉을 넣었고, 아크로바틱한 동작처럼 소화하기 어려운 걸 잘해주니까 딱히 NG가 나지도 않았다"고 칭찬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전편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러나 허명행 감독은 "전혀 다르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잘 안다. 그건 관객들의 몫이다. 근데 제가 찍을 때도 전편을 신경 썼다면 오히려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 같다. 제가 미리 관객들의 생각을 맞출 수 있는 게 아니고, 내놓고 나면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러한 허명행 감독의 의도와 노력이 통했을까. '범죄도시4'는 시리즈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몰이 중이다.
이렇듯 '황야'에 이어 '범죄도시4'까지 허명행 감독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그는 "닮고 싶은 감독님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제가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수라'를 좋아했다. 당시 무술감독을 하면서 '나중에 저런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아수라'를 연출하신 김성수 감독님이 저에게 영화적인 영감도 많이 주셨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허명행 감독은 향후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른다면서 다음 행보는 강동원, 전지현 주연의 '북극성'을 공동 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희원 감독님이 메인 연출이시고, 저는 공동 연출자로 올라가 있다. 영화 시스템에 가깝게 찍고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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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최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범죄도시4'의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오리지널 멤버로 전편의 무술을 담당했던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아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무술 감독을 할 때는 (극장에) 서너 개 걸리는 영화의 액션을 제가 다 할 때도 있었고, 그거에 대해 큰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제가 연출한 작품이니까 기분이 남다르긴 하다"라고 밝혔다.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4'의 연출에 참여한 데 대해 "넷플릭스 영화 '황야' 작업할 때 촬영장에서 (마) 동석 형님이 부르시더니 '범죄도시3' 찍고 '범죄도시4'를 연달아 촬영할 건데 전작을 찍었던 이상용 감독이 시간상으로 다 할 수 없으니까 감독을 찾고 있다고 하셨다"며 "그 와중에 저랑 촬영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편의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허명행 감독은 "의뢰받았을 때는 '범죄도시3'이 촬영 전이었다. '범죄도시' 1편과 2편이 잘 됐고, 저는 무술감독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축하했던 상황이다. 단순하게 3편은 만들지도 않았을 때니까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았고, 어떤 방향으로 만들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추측인데 '황야'를 12회차 정도 찍을 때였는데 액션을 찍는 게 아니라 드라마 분량을 찍었다"며 "(마) 동석이 형이 '좀 찍는구나' 싶어서 제안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정확히 여쭤보진 않았고, 저 혼자만의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허명행 감독은 "오히려 부담은 욕심인 것 같다. 제가 할 걸 다 했고, 기다리고 있어서 부담을 느낀다고 하면 더 이상하다.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평정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연출이 아닌 제작에 꿈이 있었다고. 허명행 감독은 "제작사를 설립해서 운영한 지는 10년 정도 됐다. 다만, 영화가 세상에 나오진 못했고, 감독님과 시나리오 작업, 캐스팅까지 마쳤는데 안 된 경우도 있다"며 "연출 제안이 들어온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제가 연출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진행이 잘 안되다 보니까 연출을 하면서 제작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과정에서 (마) 동석이 형이 저를 감독 데뷔시키려고 노력하셨고, '황야' 연출 제안을 먼저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연출하니까 즉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수월하고, 좋았다. 연출을 '황야'와 '범죄도시4'까지 두 편했는데 맞다, 아니다를 말하기는 이르다. 다만, 무술감독을 하면서 연출자들과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까 알게 모르게 트레이닝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허명행 감독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의 '열정'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끝나고, 인천에 도착해서 헤어졌는데 한 시간 만에 저한테 작품에 대한 내용을 장문의 카톡으로 보내시더라"라며 "그땐 헛웃음이 다 나왔다. 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시고, 중요한 건 머리가 비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톤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아이디어도 많으시다. 형이고, 제작자이기 때문에 (영화의) 톤을 벗어나서 의견을 던진다고 하면 힘들 텐데 그렇지 않고, 요점을 잘 알고 던지시는 거라서 거의 다 플러스 요인이 된다. 거기서 제가 완급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명행 감독은 연출에 있어 가장 신경쓴 부분에 대해 "각 캐릭터의 구조에 대해 고민했다. 성공한 장이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장동철 같은 경우도 피터팬 콤플렉스처럼 그렸다. 아직 어린 아이 같은 면모가 있고, 자기애도 투철해서 집에 자화상이 걸려있다. 미술, 의상적인 부분도 화려하게 했다"며 "백창는 완전 누아르 장르처럼 찍었고, 마석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액션적으로, 코믹으로도 좀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 입장에서는 마석도와 백창기의 대결이 가장 궁금할 부분이기 때문에, 빌런 캐릭터를 전편과 차별화 하려고 했다. 악다구니로 싸우는 게 아니라 냉정하고, 나름대로 싸움의 기술이 있는 설정으로 가면 변별력이 있을 것 같았다. 백창기의 아지트 신을 좀 더 신경 써서 만들었다"며 ""고 말했다.
허명행 감독은 빌런 역할을 맡은 김무열에 대해 "액션을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김무열은) 다재다능하다. 백창기 캐릭터 안에서 조금 더 테크닉을 넣었고, 아크로바틱한 동작처럼 소화하기 어려운 걸 잘해주니까 딱히 NG가 나지도 않았다"고 칭찬했다.
허명행 감독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이렇듯 '황야'에 이어 '범죄도시4'까지 허명행 감독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그는 "닮고 싶은 감독님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제가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수라'를 좋아했다. 당시 무술감독을 하면서 '나중에 저런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아수라'를 연출하신 김성수 감독님이 저에게 영화적인 영감도 많이 주셨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허명행 감독은 향후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른다면서 다음 행보는 강동원, 전지현 주연의 '북극성'을 공동 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희원 감독님이 메인 연출이시고, 저는 공동 연출자로 올라가 있다. 영화 시스템에 가깝게 찍고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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