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많은 e스포츠들이 회자하는 2019년 G2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옥으로 불리는 패자조의 구렁텅이에 빠진 쪽은 T1이 아닌 유럽의 제왕 G2였다. T1이 실버 스크랩스가 울려펴지는 초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면서 승자조 2라운드에 진출했다.
T1은 10일 오후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벌어진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 G2와 경기에서 1-2로 몰리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집중력을 되찾으면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T1은 오는 12일 승자조 2라운드에서 LPL 1번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와 5전 3선승제로 승자조 3라운드 진출을 다투게 됐다. 패배한 G2는 같은 날인 12일 PSG 탈론과 대회 탈락을 걸고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유럽의 제왕 G2가 답게 1세트부터 조커픽이 연달아 나오면서 T1을 긴장시켰다. 1세트 묵직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T1이 기선을 제압했지만, G2의 매서운 반격에 동점을 허용한 것에 그치지 않고 1-2로 몰리게 됐다.
G2는 1세트에서 조커픽 탑 야스오를 선보였던 G2는 2세트에서는 정글 렉사이에 서포터 레오나, 3세트에서는 서포터 뽀비에 탑 야스오로 돌진 조합을 꾸린 T1을 와해시키면서 단숨에 매치 포인트를 찍었다.
2세트 패배로 인해 다시 블루 진영을 택한 T1은 눈의 가시 같았던 자크와 렉사이를 제외하고 조커픽으로 미드 아우렐리온 솔로 분위기 환기에 나섰지만 연달아 G2의 강력한 공세로 인해 코너에 몰리는 처지가 됐다.
위기의 순간 T1의 대반격이 다시 시작됐다. 매 세트 등장했던 G2의 조커픽이 4세트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지만, 독이 오른 T1 선수들이 밀고 들어오는 G2의 선수들을 두들기면서 4대 1 킬 교환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흥이 난 T1은 앞선 부진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캐리력이 돌아가면서 나왔다. '오너' 문현준의 날카로운 개입에 '페이커' 이상혁의 환상적인 토스가 G2를 몰아쳤고,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가 G2의 챔프들을 꿰뚫으면서 격차를 벌여나갔다.
일방적인 T1의 공세에 20분대 초반 안받에 갇힌 G2는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전열을 재정비한 T1은 바론 사냥 이후 재차 상대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기어코 이틀 연속 실버스크랩스를 울려퍼지게 했다.
5세트에서도 T1의 아슬아슬한 서커스쇼가 계속됐다. 패자조로 몰릴 경우 지옥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초반 G2가, 곧바로 T1이 뒤집는 정신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승기를 굳히는가 했지만 G2가 바론을 사냥한 T1의 후미를 제대로 덮치는 시소게임이 계속됐다.
숨가쁜 상황에서 '한스 사마'가 무리하게 진입하면서 그대로 승부가 갈렸다. 한스사마를 놓치지 않고 제압한 T1을 위협하는 챔프는 더 이상 G2에게 없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결정적인 순간 한스사마의 징크스를 녹이면서 팀의 승자조 2라운드 진출을 견인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