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아지르’와 ‘오리아나’를 잠그면서 LOL 황제를 견제한 BLG의 선택은 완벽했다. T1이 완벽하게 ‘페이커’를 틀어막은 BLG에 철저하게 휘둘리면서 패자조 2라운드로 추락했다.
T1은 12일 오후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즈 승자 2라운드 빌리빌리게이밍(BLG)와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2세트를 승리했지만, 상대 밴픽 전략에 1세트부터 꼬이면서 결국 BLG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T1은 패자조 2라운드로 주저앉으면서 오는 15일 팀 리퀴드와 패자조 3라운드 진출을 다투게 됐다. 승리한 BLG는 16일 젠지와 결승행을 놓고 격돌한다.
1세트부터 BLG의 밴픽이 예사롭지 않았다. BLG는 아지르, 오리아나, 트페, 신짜오 등 상체 중심의 견제를 밴픽단계에서 구사하면서 세나와 탐켄치를 잡고 크산테-비에고-코르키-세나-탐켄치로 조합을 꾸린 T1을 상대로 시작 단계부터 빠르게 압박해 들어갔다.
BLG의 공세에 T1은 ‘페이커’ 이상혁이 쓰러지면서 흔들렸고, 연이어 파고드는 4인 다이브에 또 실점하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흥이 오른 BLG는 나이트가 다시 한 번 ‘페이커’를 쓰러뜨리면서 미드 구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주도권을 내준 T1은 철저하게 끌려다녔다. 수세에 몰린 T1이 힘을 모아 최후의 반격에 나섰지만, 이 마저도 ‘나이트’를 잡았을 뿐 더 풀어가지 못하면서 결국 본진 안에 갇히는 상황이 됐다. 기세가 등등해진 BLG는 T1 본진의 억제기 3곳을 모두 깨버린 뒤 1세트를 정리했다.
T1은 2세트를 만회하면서 세트스코어의 균형을 1-1로 맞췄다. 아지르 오리아나 트페 베인 등 상체를 압박해 들어가는 BLG의 전략에 T1은 밴이 풀린 세나-탐켄치를 가져오면서 앞선 1세트 금지됐던 신짜오와 함께 탈리야를 가져왔고, 자크까지 선택하면서 반격의 의지를 보였다.
BLG가 먼저 칼을 뽑아들고 공세에 나섰지만, T1의 대처가 완벽했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킬 교환을 한 T1은 ‘페이커’ 이상혁이 빠르게 합류하면서 추가킬을 획득하고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탑 다이브에서 손해가 있었지만. T1은 오브젝트 운영에서 계속 이득을 챙기면서 스노우볼 주도권을 가져갔다. 드래곤 오브젝트 경합에서 끌려가던 BLG는 세 번째 드래곤을 챙기 대신 ‘나이트’ 줘딩의 코르키가 쓰러지면서 T1의 공세에 휩쓸리고 말았다.
일거에 4킬을 취한 T1은 여세를 몰아 바론 버프까지 두르면서 완벽하게 격차를 벌렸다. 바론 파워플레이를 통해 글로벌골드 격차에서 더 달아난 T1은 일방적인 공세 끝에 BLG의 넥서스를 30분대에 정리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BLG의 집요한 ‘페이커’ 견제는 3세트에서도 4세트에서도 이어졌다. 여기에다 3세트 트페가 잭스에 제대로 카운터 당하면서 T1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매치포인트를 허용하면서 궁지에 몰렸지만 T1은 4세트에서도 좀처럼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BLG의 페이커 견제에 초반 스노우볼 주도권까지 내주면서 밀리는 구도가 되풀이 됐다.
야금야금 T1을 두들긴 BLG는 단숨에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격차를 일시에 확 벌렸고, 대형 오브젝트 교전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