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버티고 버티다가 한 방으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올림피아코스가 그리스 축구 역사를 새로 작성했다.
올림피아코스는 30일 오전 4시(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AEK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결승전에서 ACF 피오렌티나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올림피아코스는 그리스 구단 최초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동시에 1925년 창단 후 99년 만에 UEFA 주관 대회에서 우승하며 2021년 신설된 UECL의 3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021-2022시즌 AS 로마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 시즌엔 웨스트햄이 정상에 올랐다.
반면 피오렌티나는 2시즌 연속 UECL 준우승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에도 뒷심이 부족했다. 피오렌티나는 지난 시즌 결승에서 후반 45분 웨스트햄에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했고, 이번엔 연장 후반에 실점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치열한 혈투였다. 대체로 피오렌티나가 경기를 주도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전후반 90분 동안 맞붙고도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전에서 가려졌다. 연장 후반 16분 왼쪽에서 골을 잡은 산티아고 에세가 오른발로 날카롭게 크로스를 감아 올렸다. 아유브 엘카비가 골문 앞으로 쇄도하며 이를 머리로 마무리했다.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 인정됐고, 이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며 올림피아코스에 우승을 안겼다.
'우승의 주역' 엘 카비는 이번 대회에서만 11골을 기록하며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이는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다멜 팔카오를 넘어선 유럽대항전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엘 카비는 준결승에서도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1차전 해트트릭, 2차전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결승전 최고의 선수(POTM)도 당연히 엘 카비의 몫이었다. UEFA 테크니컬 옵저버 패널은 그를 POTM으로 선정하며 "엘 카비는 오늘 매우 힘든 일을 했다. 그럼에도 경기 내내 싸워 부딪혔고, 충분히 득점할 자격이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엘 카비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에세는 "정말 행복하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감독이 우리를 강한 팀으로 만들었다. 그는 우리에게 가족으로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내가 크로스를 올렸지만, 골의 90%는 엘 카비가 했다. 득점하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라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교체 투입된 올림피아코스 공격수 스테판 요베티치도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이번 한 시즌 우린 훌륭한 성과를 냈고 난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피오렌티나에도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들은두 시즌 연속 결승에 오른 정말 놀라운 팀이다. 그들에겐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모든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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