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파격적인 조건이다. 감독을 내친다면, 팀에 남는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이달 말에 구단과 계약이 만료되는 마츠 훔멜스(36, 도르트문트)의 미래는 에딘 테르지치(42) 감독의 거취와 깊이 관련돼 있다"라고 전했다.
도르트문트는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를 5위로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무서운 기세로 우승을 노렸던 도르트문트지만, 이번 시즌엔 다소 힘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우승권에서 경쟁하지 못했다.
그래도 의미가 큰 시즌이다. 2012-2013시즌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지만, 에딘 테르지치 도르트문트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우선 리그에서 보여준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세부 전술과 유연성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됐다. 동시에 토너먼트에서 꺼내온 '맞춤형 전술'은 크게 호평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베테랑 수비수 훔멜스가 테르지치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훔멜스는 전술적인 부분에서 불만을 표했다는게 빌트의 주장이다. 훔멜스가 테르지치의 수동적이고 수비적인 축구에 큰 불만을 느꼈다는 것. 독일 유력지 '빌트'의 보도에 따르면 훔멜스는 최근 테르지치 감독의 지나치게 수비적인 전술 스타일을 비판하면서 모욕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빌트에 따르면 그는 "나는 화가 났다. 왜냐하면 도르트문트라는 팀은 세계 그 어떤 상대와 붙더라도 이런 방식의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훔멜스는 "난 이런식으로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난 우리 노란 유니폼을 이고 경기장에 서 있는 것이 우리 명예에 모욕을 준다고 느꼈다. 너무 복종적이며 열등한 축구"라고 말했다.
훔멜스는 "VfB 슈투트가르트,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경기가 그러했다. 11명의 선수 모두 박스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빌트의 해당 소식 보도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도 빌트를 믿지 않아"라며 해당 언론사를 '저격'했다.
이후 다시 둘 사이의 불화설이 나왔다. 현지 시간으로 6월 30일 도르트문트와 계약이 만료되는 훔멜스는 FA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도르트문트가 테르지치를 내치고 다른 감독을 선임한다면 구단에 남겠다는 훔멜스의 의견이 전해졌다.
테르지치와 훔멜스 사이의 불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때는 지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경기. 당시 도르트문트는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실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그쳤다.
테르지치 도르트문트 감독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상황 제이미 바이노-기튼스와 율리안 브란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듀랑빌, 살리흐 외즈잔을 투입했다. 훔멜스는 이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듀랑빌은 이번 시즌 지독한 근육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쏟았다. 리그 출전은 2경기에 그쳤다. 모두 교체로 투입돼 실제 뛴 시간은 10분을 조금 넘는다. 듀랑빌이 레버쿠젠전 전까지 뛴 마지막 경기는 지난 2월 치른 호펜하임가 경기로 당시 3분을 뛰었다.
한 골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 감각이 부족한 선수를 투입한 것이 훔멜스의 분노 원인이었다. 빌트는 "훔멜스는 매우 화가 났으며 경기 이후 라커룸에서 열린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라고 알렸다. 이번 시즌 팀의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면 훔멜스가 테르지치 감독과 경기 후 열띤 토론을 펼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훔멜스의 차기 행선지로는 AC 밀란과 AS 로마가 유력한 상황,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1일 "훔멜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구단에 남을 수 있다. 도르트문트가 테르지치 감독과 이별하는 것이 그 조건"이라며 "훔멜스 외에도 많은 주요 선수들이 계속해서 테르치치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