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깜짝 놀랐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 잔류를 넘어 2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은 맨유와 계약을 2년 더 연장한다. 맨유는 새로운 계약으로 그에 대한 신뢰를 증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텐 하흐 감독은 2년 연장 계약을 연장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몇 달간 지속됐지만, 화요일에 회의를 한 뒤 클럽에 남기로 결정했다. 텐 하흐 감독은 구단의 시즌 검토가 3주 차까지 연장되면서 점점 더 좌절감을 느꼈고, 이적 계획과 자기 앞날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과는 유임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끝내 경질을 피했고, 이제는 2027년까지 계약을 늘릴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텐 하흐 감독은 계속 맨유를 이끌고 싶어 했으며 새로운 연장 계약에 관한 논의에 동의했다. 아직 세부 사항까지 합의하진 못했지만, 2년 연장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텐 하흐 감독으로서는 바라던 바다. 그의 기존 계약은 2025년 6월이면 만료됐지만, 2027년까지 연장한다면 더욱 장기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그는 맨유가 다른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에 실망하긴 했으나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 하흐의 유임에는 역시나 FA컵 우승이 결정적이었다. 사실 맨유는 2023-2024시즌 내내 휘청였다. 텐 하흐 감독은 2022-2023시즌 리그 4위와 리그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년 차 들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조별리그 꼴찌를 기록하며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8위까지 추락했다.
굴욕적인 기록도 여럿 세웠다. 맨유는 2023-2024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85골이나 허용했고, 무려19번이나 패했다. 이는 1978-79시즌 이후 46년 만의 최다패 기록이다. '꿈의 극장'이라 불리는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9번이나 무너지면서 한 시즌 홈 최다 패배 타이 기록까지 쓰고 말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대반전을 썼다. 맨유는 지난달 25일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고 통산 13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유는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맨시티를 괴롭혔고, 1년 전 FA컵 결승전 패배를 되갚아주며 정상에 올랐다.
그 덕분에 텐 하흐 감독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BBC'는 "맨유가 FA컵 결승에서 2-1로 승리하면서 맨유 고위층이 좀 더 긍정적으로 텐 하흐를 평가할 수 있게 됐다. 리뷰 결과를 중심으로 '건설적인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된다.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텐 하흐가 계속 팀을 맡는 게 분명히 선호하는 선택지였다"라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의 잔류는 맨유 선수들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선수단 역시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될 것이라 점치고 있었다.
'스카이 스포츠'는 "지난주 맨유 선수들은 텐 하흐가 클럽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단이 시즌 종료 후 검토를 마친 뒤에도 그게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믿었다. 그러다가 화요일 밤 늦게 소식이 전해졌을 때 비로소 텐 하흐가 팀에 남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맨유 선수들은 다음 시즌 함께할 감독이 정해져 기뻐하고 있다. 매체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뻐하고 있다. 맨유의 감독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종식됐고, 이제 구단이 여름 계획을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 텐 하흐 감독은 2년 재계약까지 앞두고 있다. 다만 구단 내 영향력은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텐 하흐는 이제 새로운 이네오스(INEOS) 그룹 구조 내에서 일해야 하므로 이적시장에서 발언권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는 감독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INEOS 측은 댄 애쉬워스 스포츠 디렉터와 제이슨 윌콕스 기술 디렉터가 있는 구조 내에서 일할 감독을 선호한다. 맨유 내에서는 텐 하흐가 너무 많은 권력을 행사했다는 믿음이 있다. 특히 이적시장에서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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