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팀 동료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인종차별을 한 당사자는 성의없는 사과만 건넸다.
디 애슬레틱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나쁜 농담을 발언한 뒤 사과했다”라고 주목했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에서 방영되는 포르 라 카미세타 중 인종차별성 발언을 남겨 논란이 됐다. 중계 중 자신의 사촌들과의 대화에서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영상 말미 그의 사촌은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모두 똑같이 생겼다. 아마 그의 유니폼이 아닐 수 있다”라고 농담했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벤탄쿠르는 “형제여, 이런 일이 벌어져서 미안하다.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반성한 뒤 “내가 형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2022-2023시즌 중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지며 장기 이탈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치료 중인 내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다. 너는 곧 돌아올 것이다”라며 쾌유의 메시지를 건넨 바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벤탄쿠르의 사과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것.
벤탄쿠르는 ""형제 소니!(Sony brother)! 정말 나쁜 농담이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나는 결코 당신은 물론 그 누구도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형제여!"라고 변명했다.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는 Sony가 아닌 Sonny로 적는다. 영어권 출신이 아니더라도 연달아 사용한 것에 대한 논란이 생기고 있는 상황.
또 벤탄쿠르는 이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에 올렸다. 스토리는 단 24시간만 유지된다. 진심을 다한 사과문인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영국 언론들도 심각성을 조명했다.
미러는 "벤탄쿠르가 생방송에서 끔찍한 농담을 하고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충격적으로 대답했다. 그의 발언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손흥민을 둘러싼 인종차별성 언행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11월에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한 서포터스가 3년간 축구 경기 관람이 금지됐다”라고 조명했다. 과거 첼시, 웨스트햄 등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성 제스처를 한 것 역시 유명하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을 인종차별한 팬이 3년 동안 축구 경기 관람 금지를 받은 지 1년 만에 나왔다.
크로인던 출신의 44세 로버트 갈랜드는 2023년 5월 6일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89분에 교체될 때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다. 갈랜드는 8월 25일 하이베리 치안법원에서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인정하고 그 해 말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23년 5월의 사건은 손흥민이 지난 시즌 토트넘을 대표해 인종차별을 당한 세 번째 사례였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동안 3차례나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같은 팀원이 인종차별적 행위로 논란이 됐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과거 벤탄쿠르의 장기 부상 당시 누구보다 걱정을 드러낸 선수 중 하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