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78. 성공한 LCC의 공통점 사람중심 경영 ①
입력 : 2024.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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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각 대륙별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LCC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총 5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흔들림 없이 근거리 노선에만 초점을 맞췄다. 둘째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기존항공사를 따라하지 않은 창업자의 혁신 리더십이다. 셋째는 유머경영이다. 그리고 넷째는 이번호부터 총 3회에 걸쳐 연재하는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이다.

'포브스'는 사우스웨스트항공 허브 켈러허 회장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일화 몇 가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중 첫번째로 직원들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허브 켈러허 회장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는데 진심이었고, 직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그리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였다. 거의 모든 직원의 이름을 외웠고, 어디서 만나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직책이나 직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현장직원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늘 바빴다. 언젠가 한 사업부서의 책임자가 회장에게 얼굴 볼 기회가 없다고 불평하며 "우리보다 직원들이 더 중요하냐"고 묻자, 허브 켈러허 회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 특이한 채용방식과 고객보다 직원을 중시하는 문화, 사내정치와 편가르기를 없애고 직원들의 자존감을 높여준 점, 신뢰를 중시하고 서로 공감하며 일하도록 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가정과 직장을 엄격히 분리하는 일반적인 미국기업들과 달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난히 가족적인 분위기를 중시했다. 직원 가족을 회사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중심 경영을 펼쳤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본사에는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벽면에 직원들의 가족사진을 걸어 두었다.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2000년 기업보고서에는 사내커플이 812쌍이라는 기록도 수록되었다. <포춘>에서 2000년에 조사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중 2위에 꼽혔다. 얼마 전에는 2만4000여명에 달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 중 1000여명이 사내결혼을 했다는 통계도 공개되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는 고객이 왕이 아니라 종업원이 왕이다. 허브 켈러허 회장은 "회사가 직원을 왕처럼 모셔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직원들이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일터 만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며 "승객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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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로 돌아와 보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기존항공사의 대고객서비스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글로벌 서비스지수에서 두 항공사는 늘 경쟁적으로 상위권에 랭크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항공사에서 고객은 여전히 왕으로 군림한다. 고객을 왕으로 대접하기 위해서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승객은 항상 옳고, 승객을 현장에서 만나는 객실승무원은 항상 옳은 승객을 모시는 위치에 있다. 간혹 고객불만이 들어오거나 승객과 다툼이 발생하면 객실승무원에게 1차적인 책임을 묻는다. 웬만큼 승객이 잘못했더라도 회사는 객실승무원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그래야 서비스를 잘하는 회사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

이 같은 국내 기존항공사의 기업문화를 그대로 이어받은 자회사형 LCC들은 비슷한 수준의 고객서비스를 지향한다. 반면 독립형 LCC들은 상대적으로 고객보다는 직원들의 집단사기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현상 역시 그들이 교과서로 삼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영향이 크다.

2010년대 말 제주항공 기내에서 한 남자승객과 객실여승무원 간에 신체접촉 시비가 있었다. 객실승무원은 승객이 신체접촉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고, 승객은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며 해당 객실승무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길길이 뛰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고객서비스가 훌륭한(?) 기존항공사는 사실여부 보다는 해당 객실승무원에게 "일단 승객에게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슬기롭게(?) 사건을 종료한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당시 해당 객실승무원의 주장을 충분히 들어준 뒤 사내변호사에게 연결해서 승객과 법적다툼에 대비토록 조치했다. 사내변호사는 승소 가능성이 적다고 조언했지만, 회사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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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조치는 단 한 명의 객실승무원 입장이 아닌 멀찌감치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객실승무원들의 집단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한 측면이 더 강했다. 또 회사 설립이후 교과서로 삼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며, 승객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람중심 종업원중심의 경영에서 배워온 것이었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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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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