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80.성공한 LCC 공통, 사람중심 경영③
입력 : 2024.07.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채준 기자]
/사진제공=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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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24일 단행된 제주항공의 객실승무원 서비스 규정 변경은 우리사회에 던져진 '왜 우리는 안경 쓴 여성을 터부시할까'라는 논쟁에 불을 지폈다.

불과 10여일 전인 4월12일 MBC뉴스 임현주 앵커가 사상 처음으로 안경을 끼고 뉴스를 진행한 게 화제가 되었는데, 때마침 스튜어디스의 안경 착용과 맞물리면서 우리사회가 그동안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금기를 손대 버린 셈이었다.

안경은 현대사회에서 매우 보편화된 도구일 따름이다. 그런데 '그것'을 쓰고 여성앵커가 뉴스 진행을 했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었다. 우리사회는 여성이 안경을 끼고 방송을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었다. 이는 여자아나운서의 잘 단장된 외모를 중요시하고, 안경을 쓰는 것을 외모를 덜 꾸민 상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탓이었다.

제주항공이 스튜어디스에 대한 안경 착용을 허용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긍정적 이미지에 도움이 되자 K-LCC업계는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가장 먼저 티웨이항공이 반응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튜어디스의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다. 티웨이항공은 자사 스튜어디스에게 안경 착용과 네일아트 허용 외에 염색과 퍼머 등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스튜어디스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을 유지하고, 헤어스타일은 단발머리나 쪽머리만 해야 했다. 그런데 티웨이항공이 2018년 5월8일 객실승무원의 헤어스타일 규정을 없앴다. 이에 따라 염색과 퍼머가 허용되었고, 반드시 머리를 묶을 필요도, 단발머리를 유지할 필요도 없게 됐다. 국적항공사 최초로 시행된 이 같은 조치들은 객실승무원이 헤어스타일 등 겉모습에 치중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승객안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있었다. 티웨이항공은 "임직원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존중하는 '사람중심'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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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CC업계의 경쟁적인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은 특히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에 몰린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여름, 사무실 근무 임직원을 대상으로 반바지와 샌들을 허용하는 복장 자율화를 추가했다. 또 여름철 성수기에 공항근무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존 유니폼 대신 쿨비즈(Cool-biz) 유니폼을 제공했다. 땀 흡수에 탁월한 소재의 폴로 셔츠 형태로 시원하고 쾌적한 원단에 움직임이 자유로워 기존 유니폼보다 체감온도가 2~3도가량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도 공항근무 직원들을 위해 '쿨비즈'를 지급했다.

티웨이항공은 여름마다 복날이면 수제팥빙수를 마련해 땀 흘리는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고 노고를 격려한다. 티웨이항공은 '함께하는 우리들의 항공사'라는 경영이념 아래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 24시간 항공기 점검업무를 담당하는 정비사들을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용품, 목걸이 선풍기, 아이스크림 등을 비롯해서 겨울에는 방한두건, 방한화 등 방한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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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이 가세했다. 이스타항공은 임직원의 업무 효율 향상과 냉방 전력 소비 절감 등을 위해 3개월간 쿨비즈 캠페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 여름 쿨비즈 캠페인을 통해 6월24일부터 일반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반바지와 샌들 등 자율 복장 착용을 허용했다. 또 정비사 등 야외 근무자에게는 쿨토시와 식염 포도당 등 혹서기 지원 물품을 제공하고, 현장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배치해 건강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2016년부터 폭염에 야외에서 근무하는 정비사, 여름 성수기를 맞아 평소보다 많은 승객을 모셔야 하는 공항근무자들과 운항 및 객실 승무원 등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7월과 8월 두 달간 아이스크림을 무제한 제공한다. 정비본부 라운지, 승무원 라운지 등 사내 곳곳에 대형냉장고를 설치하고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주항공은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호빵을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K-LCC업계 각 사의 경쟁적인 직원대상 이벤트는 소소하지만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면서 전통으로 뿌리내리고 기업문화로 꽃 피운다. 실제로 K-LCC 신입사원 면접장에서 "왜 우리회사를 지원했는지?" 묻는 지원동기에 "아이스크림과 호빵을 마음껏 먹고 싶어서"라는 답변이 종종 있다. 이들 지원자는 아이스크림과 호빵에서 K-LCC업계의 경쟁적인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의 기업문화를 엿본 것이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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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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