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우리가 몰랐던 강철원 주키퍼와 푸바오의 숨겨진 스토리가 '안녕, 할부지'를 통해 공개된다.
8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안녕, 할부지'(감독 심형준·토마스 고, 제작 ㈜에이컴즈·에버랜드리조트, 배급 ㈜바른손이앤에이)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심형준 감독, 강철원 주키퍼가 참석했다.
'안녕, 할부지'는 선물로 찾아온 만남과 예정된 이별, 헤어짐을 알기에 매 순간 진심이었던 국민 판다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푸바오 외에도 아이바오, 러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등 바오 패밀리가 총출동한다.
2020년 7월 20일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신드롬 급 인기를 누렸으며,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라 태어난 지 1354일만인 올해 4월 3일 한국을 떠났다.
강철원 주키퍼는 "그동안 사육사라고 불렸는데, 주키퍼라는 이름이 어색할 것"이라며 "동물을 보호하고 지키는 의미로 이제는 주키퍼로 불린다. 사육사를 주키퍼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한 그는 "푸바오를 통해서 여러 책도 써보고 TV도 나가고 유튜브도 나갔다. 근데 영화를 처음 찍는다고 할 때 낯설고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며 "그땐 중국에 갈 날이 4~5개월도 안 남은 시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푸바오를 만나고 알고 있었는데 '과연 신선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제작보고회까지 한다니 감동적이고 믿기지 않는다"며 기쁜 마음을 털어놨다
바오 패밀리의 스크린 데뷔에 대해 강철원 주키퍼는 "주연 배우들이 빵빵하다. 이렇게 귀여운 배우들이 있을까 싶다"며 "이 친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던 친구들이다. 이번에 영화 데뷔까지 하게 돼 감개무량 할 것 같다. 프로필에 루이바오가 웃고 있는데 굉장히 흡족하고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바오, 러바오에 대해서는 "아이바오는 내향적이지만 정을 주고 나면 정말 깊은 관계가 되는 진국이다. 러바오는 어느 누구라도 다 좋아할만한데 삐쳐도 금방 돌아온다. 성격이 활발하고 좋다. 오래두고 함께 하고 싶은 친구다. 푸바오는 나한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친구이고, 그 세상을 열어준 장본인"이라고 했다.
또한 "푸바오는 외모적으로 특징이 다양하다.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다. 외모로 보면 머리에 뿔처럼 나 있는 털이 특징이다. 엄마와 아빠를 닮아 얼굴이 둥근 형이다. 저 귀여운 체형이 사람들의 마음을 녹인다"며 "푸바오는 아이바오에게 응석을 부리고 함께 하길 바란다. 나랑 아이바오는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됐다. 우리가 애지중지하고 아끼고 모든 진심을 다 쏟아부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심형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깊숙히 그들의 내면과 감정적인 부분들을 내가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를 만들면서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주연 배우와 어떻게 소통했냐?"는 질문에 "푸바오는 계속 자고, 먹고, 앉아 있었다. 주연 배우와 소통이 안 돼서 그게 가장 어려웠다. 촬영 끝나면 주연 배우와 술도 한 잔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서 어려웠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 자체가 그 친구의 매력이어서 그 모습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액션과 코믹은 후이바오, 루이바오가 담당했다. 예상치 못한 걸 보여줘서 지금도 기억난다.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과 특정 장면을 담고 나서 서로 놀랐고, '건졌다'라고 외쳤다.(웃음) 시나리오가 없어서 그날 하루하루 뭐라도 찍으려고 고군분투했다"며 주연 배우들과 소통할 수 없었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심형준 감독은 "4월 푸바오가 한국을 떠난 뒤, 강철원 주키퍼가 자신도 슬플 텐데 본인을 챙기기보단 그동안 푸바오를 아낀 팬들을 먼저 챙기고 후배들을 챙겼다. 이후 뒤에서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고 나도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강철원 주키퍼는 모친상(4월 2일)에도 푸바오의 중국 동행길에 함께했는데, "푸바오의 떠나는 날짜가 정해지기 전부터 모든 만남에 이별이 전제돼 있다. 푸바오를 좋아하시는 팬들에게도 늘 그런 말씀을 드렸다. 이별 전에 충분히 잘해주고, 이별 뒤에는 '잘해줄 걸..' 그런 실수를 범하지 말자고 했다"며 "근데 날짜가 다가오니 내가 지키지 못했다.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푸바오를 보내기 전에 어머니를 여의게 되면서 감정이 중첩됐다. 이럴 때 중국에 가면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중요한 일이고 해야할 일이었다. 어머니도 그걸 원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당연히 해야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푸바오가 가슴 가득 있지만, 그 친구를 평생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살 것 같다"고 했다.
푸바오 학대논란과 관련해서는 "보내고 나서 팬들의 우려와 걱정이 있었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늘 판다 월드에서 보던 모습, 자라면서 거쳐온 환경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노는 모습은 달랐다. 그분들이 본 게 거짓이 아니라 당연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푸바오라는 아이가 검역을 받고 처음 타보는 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서 검역을 계속 받았다. 그런 이동은 야생 동물에겐 긴장의 연속이라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이 보여졌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푸바오를 잘 아는데 잘 적응하고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잘 할 아이다'라고 생각했다. 그걸 보지 않고 무작정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는건 맞지 않을 것 같았다. 7월 푸바오와 재회해 보고 나서 얘기하는게 맞을 것 같았다. 7월 초에도 조금 적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땐 7월 초였으니까 지금은 적응 단계를 마치고 제2의 판생을 잘 살거라고 믿는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온 스태프가 같이 울고 웃으면서 그날의 이벤트와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았다. 이 마음이 온전히 관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푸덕이가 아니라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녕, 할부지'는 오는 9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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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