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저 (김)도영이 세리머니 준비해야 하니까 (인터뷰)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KIA 타이거즈 구성원 모두가 기다린 김도영(21)의 한 시즌 30홈런-30도루가 마침내 나왔다. 그리고 그 대기록에 가장 기뻐한 건 다름 아닌 이날 선발 투수이자 광주동성고 대선배 양현종(36)이었다.
KIA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6000명)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2-1로 승리했다.
모든 것이 잘 풀린 경기였다. 최근 KBO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던 김도영의 30홈런이 마침내 터졌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 이후 7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던 김도영의 한 방이 터지자, KIA 타선의 막힌 혈이 시원하게 뚫렸다.
김도영은 1회 첫 타석부터 좌측 폴대 바로 옆 천막으로 향하는 대형 파울 타구를 날린 후 3회 병살타로 주춤했다. 하지만 KIA가 3-1로 앞선 5회 초 1사 1루에서 엔마누엘 헤이수스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대형 투런포를 터트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언젠가 (30번째 홈런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첫 타석 타구가 파울이긴 했지만) 차라리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에 힘도 빠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홈런 순간을 전했다.
이로써 만 20세 10개월 13일의 김도영은 KBO 리그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달성자가 됐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1996년 현대 시절 박재홍 해설위원의 만 22세 11개월 29일로 김도영이 약 2년을 앞당겼다. 또한 111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2015년 112경기 만에 30홈런-30도루에 도달했던 에릭 테임즈(당시 NC)의 최소 경기 기록도 경신했다. KBO 리그 선수로서는 역대 9번째로 나온 30홈런-30도루이자, 해당 기록을 달성한 7번째 선수다. 타이거즈 선수로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3번째 30홈런-30도루다.
김도영은 "치고 나서 수비까지 나갔다 오니까 '별 거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냥 30개 홈런 중 하나였던 것 같다"면서도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정말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오늘 하루만큼은 내 스스로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남았으니까 오늘만 좋아하고 내일부터는 팀이 이길 수 있게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김도영의 특별한 기록은 광주동성고 대선배 양현종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쏟아졌다. 양현종이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 및 개인 통산 170승을 거둔 4월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김도영은 시즌 10번째 홈런으로 42년 KBO 리그 역사에서 처음으로 월간 10홈런-10도루에 성공했다.
양현종이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7월 23일 광주 NC전에서는 김도영이 만 20세 9개월 21일의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 없이 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연속해 달성하면서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해 그 의미를 더했다.
김도영이 24년 만에 국내 타자 30홈런-30도루 달성 선수가 된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3패)째를 달성했다. 통산 2046삼진으로 KBO 리그 역대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인 송진우 전 코치의 2048개를 넘어서기까진 3개만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자신의 기록 실패보다 동성고 후배 김도영의 기록 달성에 더 기뻐했다. 양현종은 "6~7회쯤에는 조금 신경 써봤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 그 기록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며 "오늘 (김)도영이가 내가 나올 때마다 홈런을 치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잘 쳐줘서 나는 좋다. 도영이는 항상 찬스도 많이 걸리고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타점이나 홈런이 나오면 우리 팀 점수로 이어진다. 이런 건 좋은 징크스이기 때문에 좋게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진기록이 나오자 광주동성고 교가를 힘차게 제창한 양현종과 김도영이다. 양현종은 "너무 좋고 미래가 창창한 학교(광주동성고)를 나왔다. 이제 동성고에 놀러 가면 후배들이 나는 모르고 (김)도영이밖에 몰라 서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농담하면서 "도영이가 워낙 잘하고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기분이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양현종은 약 3분의 짧은 인터뷰를 끝낸 후 직접 더그아웃을 돌아다니며 물 세리머니에 쓸 음료를 제조했다. 양현종 외에도 많은 KIA 선수들이 곳곳에 대기하며 김도영의 방송 인터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KIA 팬들은 다수 남아 김도영의 응원가를 불렀다. 인터뷰가 끝나자 선수들이 김도영을 붙들고 주장 나성범이 준비한 케이크를 직접 김도영의 얼굴에 선사했다. 물세례가 끝난 듯하자 양현종이 직접 김도영에게 물을 쏟아부으며 축하했다.
모든 세리머니가 끝난 뒤 KIA 선수들은 떨어진 케이크가 그라운드에 박히지 않게 청소했고, 그 사이 김도영은 케이크로 눈이 잘 떠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인사를 잊지 않았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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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격한 축하를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 양현종(왼쪽)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광주동성고 후배 김도영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 타이거즈 구성원 모두가 기다린 김도영(21)의 한 시즌 30홈런-30도루가 마침내 나왔다. 그리고 그 대기록에 가장 기뻐한 건 다름 아닌 이날 선발 투수이자 광주동성고 대선배 양현종(36)이었다.
KIA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6000명)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2-1로 승리했다.
모든 것이 잘 풀린 경기였다. 최근 KBO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던 김도영의 30홈런이 마침내 터졌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 이후 7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던 김도영의 한 방이 터지자, KIA 타선의 막힌 혈이 시원하게 뚫렸다.
김도영은 1회 첫 타석부터 좌측 폴대 바로 옆 천막으로 향하는 대형 파울 타구를 날린 후 3회 병살타로 주춤했다. 하지만 KIA가 3-1로 앞선 5회 초 1사 1루에서 엔마누엘 헤이수스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대형 투런포를 터트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언젠가 (30번째 홈런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첫 타석 타구가 파울이긴 했지만) 차라리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에 힘도 빠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홈런 순간을 전했다.
이로써 만 20세 10개월 13일의 김도영은 KBO 리그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달성자가 됐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1996년 현대 시절 박재홍 해설위원의 만 22세 11개월 29일로 김도영이 약 2년을 앞당겼다. 또한 111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2015년 112경기 만에 30홈런-30도루에 도달했던 에릭 테임즈(당시 NC)의 최소 경기 기록도 경신했다. KBO 리그 선수로서는 역대 9번째로 나온 30홈런-30도루이자, 해당 기록을 달성한 7번째 선수다. 타이거즈 선수로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3번째 30홈런-30도루다.
김도영은 "치고 나서 수비까지 나갔다 오니까 '별 거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냥 30개 홈런 중 하나였던 것 같다"면서도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정말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오늘 하루만큼은 내 스스로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가 남았으니까 오늘만 좋아하고 내일부터는 팀이 이길 수 있게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 김도영이 15일 고척 키움전 5회 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 박찬호(오른쪽 아래)가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고 방송 인터뷰를 하는 김도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KIA 김도영(가운데)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격한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공교롭게도 올 시즌 김도영의 특별한 기록은 광주동성고 대선배 양현종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쏟아졌다. 양현종이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 및 개인 통산 170승을 거둔 4월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김도영은 시즌 10번째 홈런으로 42년 KBO 리그 역사에서 처음으로 월간 10홈런-10도루에 성공했다.
양현종이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7월 23일 광주 NC전에서는 김도영이 만 20세 9개월 21일의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 없이 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연속해 달성하면서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해 그 의미를 더했다.
김도영이 24년 만에 국내 타자 30홈런-30도루 달성 선수가 된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3패)째를 달성했다. 통산 2046삼진으로 KBO 리그 역대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인 송진우 전 코치의 2048개를 넘어서기까진 3개만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자신의 기록 실패보다 동성고 후배 김도영의 기록 달성에 더 기뻐했다. 양현종은 "6~7회쯤에는 조금 신경 써봤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 그 기록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며 "오늘 (김)도영이가 내가 나올 때마다 홈런을 치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잘 쳐줘서 나는 좋다. 도영이는 항상 찬스도 많이 걸리고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타점이나 홈런이 나오면 우리 팀 점수로 이어진다. 이런 건 좋은 징크스이기 때문에 좋게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진기록이 나오자 광주동성고 교가를 힘차게 제창한 양현종과 김도영이다. 양현종은 "너무 좋고 미래가 창창한 학교(광주동성고)를 나왔다. 이제 동성고에 놀러 가면 후배들이 나는 모르고 (김)도영이밖에 몰라 서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농담하면서 "도영이가 워낙 잘하고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기분이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양현종은 약 3분의 짧은 인터뷰를 끝낸 후 직접 더그아웃을 돌아다니며 물 세리머니에 쓸 음료를 제조했다. 양현종 외에도 많은 KIA 선수들이 곳곳에 대기하며 김도영의 방송 인터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KIA 팬들은 다수 남아 김도영의 응원가를 불렀다. 인터뷰가 끝나자 선수들이 김도영을 붙들고 주장 나성범이 준비한 케이크를 직접 김도영의 얼굴에 선사했다. 물세례가 끝난 듯하자 양현종이 직접 김도영에게 물을 쏟아부으며 축하했다.
모든 세리머니가 끝난 뒤 KIA 선수들은 떨어진 케이크가 그라운드에 박히지 않게 청소했고, 그 사이 김도영은 케이크로 눈이 잘 떠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인사를 잊지 않았다.
KIA 양현종(왼쪽)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에게 격한 축하를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 김도영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뒤 격한 축하를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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