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KIA타이거즈에 선발 횡재수가 생긴 것일까? 22살 황동하에 이어 23살 김도현까지 선발투수로 급성장을 하며 선두수성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이의리와 윤영철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내년이면 선발풍년까지 예상된다.
김도현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⅓이닝동안 81구를 던지며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의 성적이었다. 5회는 채우지 못했지만 초반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버텨주었다. 9회초 0-2에서 3-2 역전승에 큰 주춧돌을 놓았다.
1회 2사후 연속2안타를 내주었으나 오지환을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2회는 김현수와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고 1루 실책이 나왔으나 또 허도환을 6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도 1볼넷 무실점 행진이었고 4회는 1사1,2루에서 박해민 삼진, 최원영 2루 땅볼로 유도했다. 5회 1사1루에서 김기훈으로 교체됐다. 김기훈이 적시타를 맞아 1실점을 안았다.
KIA는 김도현이 까다로운 LG 타선을 맞아 5회까지 버텨주자 불펜을 가동했다. 김기훈이 아웃카운트 2개를 챙겼고 장현식이 1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곽도규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고 이준영도 1이닝을 셧아웃했다. 0-2 스코어가 벌어지지 않게 막은 것이 9회초 김도영의 1타점 2루타, 나성범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누구보다도 김도현의 공이 컸다.
김도현은 부상으로 이탈한 윤영철의 대체 선발로 발탁을 받았다. 7월19일 한화와의 첫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이후 2경기에서 3회도 버티지 못하며 위기에 몰렸다. 8월 3경기에서 12이닝 동안 단 1실점의 우등성적을 내고 있다. 달아나는 피칭이 아닌 '칠테면 치라'는 식의 정면승부가 빛을 발하고 있다.
군전역과 함께 150km가 넘는 스피드업을 이룩해 주변을 놀라게 하더니 이제는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주는 선발의 임무를 잘 소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종가치가 뛰어나다. 최고 150km가 넘는 직구와 투심, 130km대 체인지업, 140km대 고속 슬라이더에 120km 커브까지 구사한다. 타이밍 맞추기와 공략이 쉽지 않은 투구이다. 군복무중 근력 운동과 러닝에 매달리고 동영상을 통해 독학한 것이 구위 상승의 이유였다. 마운드에서 적극적인 투구를 통해 자신감이 쌓이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우완 이민우와 맞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미래의 선발투수로 지목하고 트레이드했다. 이적후 잠깐 2군에서 뛰다 입대해 이름이 잊혀졌다. 김이환에서 이름까지 바꾸고 돌아오더니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에 뛰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5월3일 1군에 콜업을 받았다. "볼이 몰라보게 빨라졌다"는 추천서와 함께였다. 추격조에서 묵묵히 일하다 구위가 점점 좋아지자 대체 선발로 전격 발탁을 받았다.
KIA는 또 한 명의 귀중한 선발투수를 얻었다. 김도영의 동기생이자 7라운더 황동하가 입단 3년만에 선발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1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팔꿈치 인대재건수술로 시즌을 접은 이의리의 빈자리를 메워주었다. 145km대의 묵직한 직구, 슬라이더, 포크, 커브로 선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황동하의 발견도 큰 수확인데 이제는 150km 우완 선발을 또 다시 얻었다. KIA 선발진의 미래가 창창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