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마침내 도전의 날이 밝았다. 프로 지명만 받을 수 있다면 군 입대까지도 불사한 ‘이중 국적자’ 양제이(22)는 KBO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025 KBO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이번 신인드래프트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 등 총 1197명이다.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15명 가운데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 무대를 뜨겁게 달군 이가 있었으니 얼핏 보기에 농구에 적합한 체격(신장 198cm-체중 110kg)을 지닌 양제이가 그 주인공이다.
양제이는 한국프로농구 레전드 출신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의 조카로, 지난달 1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긴 팔과 높은 타점을 이용해 묵직한 강속구를 내리 꽂았다. 투구폼, 제구력에서는 약점이 노출됐지만, 구위와 힘 하나만큼은 프로 현역 선수 못지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A구단 스카우트에 따르면 양제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평균 142~143km가 측정됐다.
양제이는 지난 2002년 5월 2일 양동근 코치의 친누나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며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던 도중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을 미국에 두고 홀로 한국에 왔다. 그리고 7월 독립야구단 화성시 코리요에 입단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야구를 배우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한국-미국 이중국적자인 양제이가 신인드래프트에서 KBO리그 구단의 지명을 받을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불과해 수년간 2군에서 선수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양제이는 “그런 부분은 괜찮다. 2군에서 많이 뛰면 야구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군대, 2군 생활 모두) 인내할 각오가 돼 있다”라며 “2군에서 많이 뛰고 구속을 올려서 1군에서 뛰면 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프로야구 A구단 스카우트에 따르면 양제이는 트라이아웃 당시 잠재력 하나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즉시전력감 항목에서는 낙제점을 받았지만, 신체 조건, 성장 속도, 습득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퓨처스리그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경우 이른바 ‘포텐’을 터트릴 수 있다는 의견이 복수 구단에서 나왔다.
양제이는 11일 롯데호텔에서 KBO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양제이의 이름이 호명되는지 귀를 기울이는 것도 신인드래프트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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