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윤도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단한 선수입니다."
과연 어린 시절 김도영(21) 라이벌로 불릴 만한 재능이다. KIA 타이거즈의 또 다른 천재 윤도현(21)이 부상으로 인해 만개하지 못한 재능을 필드에서 맘껏 펼치고 있다.
윤도현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2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3타점 2삼진 1득점을 기록, KIA의 12-8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로써 윤도현의 시즌 성적은 5경기 타율 0.409(22타수 9안타) 6타점 3득점, 출루율 0.409 장타율 0.500 OPS 0.909가 됐다.
지난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에서 올해 첫 1군 경기를 치른 뒤부터 윤도현의 매 타석은 화제가 됐다. 첫 경기에서 3안타를 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잘 맞은 정타로 2루타 2개를 뽑아내며 KIA 홈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현재까지 윤도현은 볼넷 하나 없이 매 경기 꾸준히 삼진을 적립하고 있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0.667에 달하지만, 떨어지는 구종인 커브와 포크에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구단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2번 타자로 꾸준히 내보내며 더 적극적으로 마음껏 휘두르게 두고 있다. 수비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고, 그에게 제한된 건 오직 도루뿐이다.
조승범 KIA 1군 타격 전력 분석 코치는 "요즘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김)도영이와 (윤)도현이는 또 다르다. 도영이는 새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라면 도현이는 대화가 된다. 도영이는 방향을 잡고 알려주면 알려주는 대로 빠르게 그려 나간다. 반면 도현이는 현재 단계로서는 건드릴 게 없는 선수다. 앞으로 많은 타석에 서면서 새로운 약점이 보이겠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도현의 남다른 면을 눈치챈 건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 때였다. 윤도현은 광주일고 졸업 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했으나, 지난 2년간 1군과 퓨처스 경기를 합해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1군 코치들이 윤도현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올해 스프링캠프일 수밖에 없었다.
조 코치는 "올해 초 캠프에서 물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그 나이대 선수에게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식이 해박했다. 예를 들어 (윤)도현이가 어떤 타격 훈련을 하고 있어서 '얘 지금 이걸 중점적으로 하는 것 같은데?' 싶어서 물어보면 정말 그게 맞았다. 그뿐 아니라 왜 자신이 이런 훈련을 하고 있는지 코치들에게 정확히 설명할 줄 알았다. 어디서 배웠냐고 했더니 독학으로 했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똑똑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도현이는 자신만의 타격이 정립돼 있다. 그래서 내가 지금은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타격 스타일도 현재 야구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 표현하고 싶다. 하체를 이용해 힘을 전달하고 정타를 생산할 줄 안다. 현재는 중장거리 유형인데 얼마 전(24일 삼성전)에는 나름대로 발사각을 높여 보려고 고민하는 것 같더라"며 "도현이는 한 마디로 단단한 선수다. 타격이나 정신력이나 단단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서 지금 도현이가 타석에서 뭘 하든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윤도현의 성장과 빠른 적응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느껴졌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는 좌완 찰리 반즈로 1회 첫 만남에서 윤도현은 체인지업에 연거푸 헛스윙하다가 삼진 처리됐다. 3회에는 2구 만에 땅볼 타구로 물러났고 6회 초 무사 1, 3루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펼쳤다.
변화구에 약한 걸 간파한 롯데 배터리는 윤도현에게 체인지업 3개를 연거푸 던졌다. 이번에도 바깥쪽과 스트라이크 존 하단으로 체인지업이 날아왔다. 초구 헛스윙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던 윤도현은 3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가볍게 좌중간 외야로 보냈다. 0-6으로 지고 있던 경기에 반격의 서막을 알리는 적시타였다.
적극적인 타격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6-6 동점이 된 7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윤도현은 나균안을 맞아 커브와 포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타자 일순해 돌아온 기회에서는 우완 이민석을 상대했다. 이번에도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초구 슬라이더에 다소 타이밍이 맞지 않았음에도 기술적으로 밀어 쳐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 윤도현은 "득점권 타석이 모두 중요한 순간이었다. 첫 타점은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했고, 두 번째 타점은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모두 중요했기 때문에 더 집중했고, 홍세완 타격코치님이 변화구 승부가 많으니 이미지를 그리고 타석에 들어가라고 조언을 주신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시즌 말미에 들어왔지만, 매 타석이 소중하다.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타석에서 자신 있게 스윙을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내야 멀티포지션도 캠프 때부터 꾸준히 준비해 와서 어렵거나 하진 않다. 오히려 내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팀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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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도현(가운데)이 28일 부산 롯데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과연 어린 시절 김도영(21) 라이벌로 불릴 만한 재능이다. KIA 타이거즈의 또 다른 천재 윤도현(21)이 부상으로 인해 만개하지 못한 재능을 필드에서 맘껏 펼치고 있다.
윤도현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2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3타점 2삼진 1득점을 기록, KIA의 12-8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로써 윤도현의 시즌 성적은 5경기 타율 0.409(22타수 9안타) 6타점 3득점, 출루율 0.409 장타율 0.500 OPS 0.909가 됐다.
지난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에서 올해 첫 1군 경기를 치른 뒤부터 윤도현의 매 타석은 화제가 됐다. 첫 경기에서 3안타를 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잘 맞은 정타로 2루타 2개를 뽑아내며 KIA 홈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현재까지 윤도현은 볼넷 하나 없이 매 경기 꾸준히 삼진을 적립하고 있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0.667에 달하지만, 떨어지는 구종인 커브와 포크에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구단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2번 타자로 꾸준히 내보내며 더 적극적으로 마음껏 휘두르게 두고 있다. 수비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고, 그에게 제한된 건 오직 도루뿐이다.
조승범 KIA 1군 타격 전력 분석 코치는 "요즘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김)도영이와 (윤)도현이는 또 다르다. 도영이는 새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라면 도현이는 대화가 된다. 도영이는 방향을 잡고 알려주면 알려주는 대로 빠르게 그려 나간다. 반면 도현이는 현재 단계로서는 건드릴 게 없는 선수다. 앞으로 많은 타석에 서면서 새로운 약점이 보이겠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도현이 2024 1군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윤도현의 남다른 면을 눈치챈 건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 때였다. 윤도현은 광주일고 졸업 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했으나, 지난 2년간 1군과 퓨처스 경기를 합해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1군 코치들이 윤도현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올해 스프링캠프일 수밖에 없었다.
조 코치는 "올해 초 캠프에서 물어봤는데 깜짝 놀랐다. 그 나이대 선수에게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식이 해박했다. 예를 들어 (윤)도현이가 어떤 타격 훈련을 하고 있어서 '얘 지금 이걸 중점적으로 하는 것 같은데?' 싶어서 물어보면 정말 그게 맞았다. 그뿐 아니라 왜 자신이 이런 훈련을 하고 있는지 코치들에게 정확히 설명할 줄 알았다. 어디서 배웠냐고 했더니 독학으로 했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똑똑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도현이는 자신만의 타격이 정립돼 있다. 그래서 내가 지금은 뭐라 말해줄 것이 없다. 타격 스타일도 현재 야구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 표현하고 싶다. 하체를 이용해 힘을 전달하고 정타를 생산할 줄 안다. 현재는 중장거리 유형인데 얼마 전(24일 삼성전)에는 나름대로 발사각을 높여 보려고 고민하는 것 같더라"며 "도현이는 한 마디로 단단한 선수다. 타격이나 정신력이나 단단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서 지금 도현이가 타석에서 뭘 하든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윤도현의 성장과 빠른 적응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느껴졌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는 좌완 찰리 반즈로 1회 첫 만남에서 윤도현은 체인지업에 연거푸 헛스윙하다가 삼진 처리됐다. 3회에는 2구 만에 땅볼 타구로 물러났고 6회 초 무사 1, 3루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펼쳤다.
KIA 윤도현이 28일 부산 롯데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변화구에 약한 걸 간파한 롯데 배터리는 윤도현에게 체인지업 3개를 연거푸 던졌다. 이번에도 바깥쪽과 스트라이크 존 하단으로 체인지업이 날아왔다. 초구 헛스윙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던 윤도현은 3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가볍게 좌중간 외야로 보냈다. 0-6으로 지고 있던 경기에 반격의 서막을 알리는 적시타였다.
적극적인 타격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6-6 동점이 된 7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윤도현은 나균안을 맞아 커브와 포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타자 일순해 돌아온 기회에서는 우완 이민석을 상대했다. 이번에도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초구 슬라이더에 다소 타이밍이 맞지 않았음에도 기술적으로 밀어 쳐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 윤도현은 "득점권 타석이 모두 중요한 순간이었다. 첫 타점은 따라가는 점수가 필요했고, 두 번째 타점은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다. 모두 중요했기 때문에 더 집중했고, 홍세완 타격코치님이 변화구 승부가 많으니 이미지를 그리고 타석에 들어가라고 조언을 주신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시즌 말미에 들어왔지만, 매 타석이 소중하다.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타석에서 자신 있게 스윙을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내야 멀티포지션도 캠프 때부터 꾸준히 준비해 와서 어렵거나 하진 않다. 오히려 내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팀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윤도현이 28일 부산 롯데전에서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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