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다른 사람들보다 학습 과정이 느리다. 하지만 발전하고 있다."
칭찬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이 제자 미하일로 무드리크(23)의 활약을 언급했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리그 페이즈 2차전에서 파나티나이코스를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첼시는 1차전 헨트전 승리(4-2)에 이어 그리스 원정에서도 승점 3점을 따내며 연승을 달렸다. 빡빡한 리그 일정에 대비해 주축 선수들을 빼고도 목표를 이룬 마레스카 감독이다.
첼시는 3-4-2-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주앙 펠릭스-미하일로 무드리크-크리스토프 은쿤쿠, 마르크 쿠쿠렐라-키어런 듀스버리홀-엔소 페르난데스-페드로 네투, 헤나투 베이가-브누아 바디아실-악셀 디사시, 필리프 요르겐센이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첼시가 전력 차이를 보여줬다. 전반 23분 선제골이 터졌다. 무드리크가 박스 왼쪽으로 파고든 뒤 골문 앞으로 뛰어드는 펠릭스를 향해 패스를 찔러 넣었고, 이를 펠릭스가 정확히 마무리했다. 수비 사이로 공을 보내는 무드리크의 센스가 골로 이어졌다.
무드리크는 직접 골 맛까지 봤다. 그는 후반 4분 왼쪽에서 네투가 올려준 크로스를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쐐기골도 무드리크와 펠릭스의 합작품이었다. 후반 10분 펠릭스가 무드리크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고,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승기를 잡은 첼시는 후반 14분 은쿤쿠의 페널티킥 골까지 묶어 4-0을 만들었다. 안방에서 4골을 얻어맞은 파나티나이코스는 후반 24분 한 골 만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1골 2도움을 올리며 첼시에 승리를 안긴 무드리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90분간 패스 성공률 100%(17/17), 기회 창출 3회, 드리블 성공 1회(1/5), 피파울 2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도 9.1점으로 양 팀 선수 중 최고였다.
무드리크는 올 시즌 교체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고, UECL 무대에선 선발 기회를 받고 있다. 여전히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마우시리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보다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도 맹활약을 펼친 무드리크를 칭찬했다. 그는 경기 후 "무드릭의 활약에 정말 기쁘다. 우리는 선수들을 돕고자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가 윙어들과 협력해 득점한 위치로 들어갈 수 있도록 훈련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마레스카 감독은 "무드리크는 그곳에 도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그곳에 도착한다. 그뿐만 아니라 네투, 제이든 산초, 마두엘 노니에케도 마찬가지다"라며 "무드리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학습 과정이 느리다. 하지만 그는 발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는 게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미묘한 칭찬이다.
냉정히 말해 아직 갈 길이 먼 무드리크다. 그는 지난해 1월 옵션 포함 무려 1억 유로(약 1501억 원)의 이적료로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드리블과 득점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첼시 유니폼을 입은 무드리크는 부정확한 마무리와 아쉬운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첼시 임시 감독을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무드리크는 축구를 모른다'라고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마레스카 감독도 무드리크에게 발전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8월 세르베트전을 마친 뒤 "무드리크는 우리가 파이널 서드에서 공을 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거기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의 많은 실수는 실력이나 기술적 선수가 아닌 선택 문제다. 우리는 무드리크를 도울 것이다. 그가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재능의 싹은 보이지만, 알을 깨야 하는 무드리크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260골) 앨런 시어러도 "무드리크를 믿어줄 감독이 필요하다. 저 안 무언가 있다. 첼시에서 그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난 그를 보면 무언가 재능이 있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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